[허시봉의 내 인생을 바꾼 한마디] 끝까지 오른 용은 후회하리니 만족할 줄을 알면 욕되지 않으리라. - 선원유고 -
조선 문신 김상용(金尙容, 1561~1637)은 선원유고(仙源遺稿)에 다음과 같은 좌우명을 남긴다.

달은 차면 이지러지고 그릇은 차면 뒤집어진다. 끝까지 오른 용은 후회하리니 만족할 줄 알면 욕되지 않으리라. 권세를 믿어서는 아니 되며 욕심을 지나치게 부려서도 아니 된다. 새벽부터 밤까지 경계하고 두려워하라. 깊은 연못에 임한 듯이 하고, 살얼음을 밟는 듯이 하라.

주역(周易) 건괘(乾卦) 상구(上九)에 항룡유회(亢龍有悔)라는 말이 나온다. ‘높이 오른 용은 후회할 일이 있으리라’라는 뜻으로 모든 것이 극에 달하면 좋지 않다는 뜻이다.

모두가 ‘최고’가 되고 싶어 하면서도 ‘최고’가 ‘가장 높은 곳’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모든 일이 극에 달하면 이지러지기 마련인데 이것을 깨닫지 못하고 최고에 오르면 공허함만 남는다. 곰곰이 생각해보자. 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행복했고, 최고가 돼서도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발로 뛰어서 행복했다.

높이 올랐으니 떨어지는 것도 당연함을 인정하자. 그리할 수 있으면 현재와 미래가 그리 두렵지만은 않다.

▶ 한마디 속 한자 -悔(회) 뉘우치다, 후회

▷ 참회(懺悔): 자기의 잘못을 깨닫고 깊이 뉘우침.

▷ 후회막급(後悔莫及): 이미 잘못된 뒤에 아무리 후회해도 다시 어찌할 수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