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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글기자

    중·고생의 다양한 체험학습은 더 늘어나야

    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떠났을 10대 마지막 추억 여행이 어른들의 안전불감증으로 다시 한번 눈물로 얼룩지고 말았다. 강릉 펜션 사고 후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각 학교에 개인체험학습 운영현황 조사를 지시했다. 교사에게 강릉 펜션사고의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봤을 때 각 학교에서는 개인체험학습에 대해서 이전보다 더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지시다.수능 후 고3 교실이 통제불능이라는 문제 제기는 올해만 나온 게 아니다. 심지어는 화투나 포커를 치는 학생도 있다고 한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아무 대책 없이 방치하다 사고가 나고 나니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며 호들갑을 떠는 어른들의 모습은 우습기까지 하다. 사실 학생들은 시간이 남을 때 어떻게 활용해야 되는지 잘 모른다. 학교에, 학원에, 숙제에, 시험에 1분 1초를 쪼개 써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는 어른들의 닦달로 쉴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져 본 경험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식은 많은데 지혜는 부족하다고도 한다. 중학교 때 호주에서 생활할 기회가 있었는데 호주 학생들은 어린 나이에도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험을 쌓고 있다. 생전 처음 해외여행을 가려고 미용실에서 미용보조를 한 어느 친구는 지난해 겨울 한국으로 여행을 오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고등학생이 되면 여러 단체나 기업에서 인턴 경험을 쌓기도 하고 다양한 공모전에 응모하기도 한다. 물론 우리나라 학생도 공모전을 준비하지만 오로지 자기소개서에 한 줄 더 쓸 스펙을 만들기 위해서다. 온전히 자기가 하고 싶은 경험을 선택해서 시간을 두고 충분히 경험하기 힘든 구조다.중·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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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든챔피언' 적극 육성해 청년에게 희망줘야

    대한민국 청년이 신음하고 있다. 지난 3월 기준으로 청년 실업률은 10.8%다. 체감실업률은 무려 25%에 달한다. 청년 4명 중 1명은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한국중소기업학회에 따르면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중 38.6%는 “그렇다 해도 중소기업에 취직할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청년들에게 중소기업은 회피하고 싶은 직장으로 낙인찍혀 버렸다. 한국의 히든챔피언 기업이 얼마나 빈약하게 분포하고 있는지 극명히 증명하는 사례다.‘히든챔피언’이란 대중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관련 산업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으로 흔히 강소기업이라고도 부른다. 히든챔피언이 국가에, 특히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정도는 독일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독일은 전 세계 히든챔피언 기업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작지만 강한 기업들이 독일 경제를 받치고 있는 셈이다. 독일은 다른 유럽 국가와 비교해 내수경제도 안정적이다. 우량한 중소기업들이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면서 국내 소비 역시 견실히 유지되고 있다는 얘기다. 독일이 히든챔피언을 통해 창출한 일자리는 약 150만 개이며, 현재도 청년실업률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한국은 전체 기업 중 중소기업의 비율이 99%(기업 수 기준)에 달하지만 인구 대비 히든챔피언 수는 독일과 비교해 30분의 1도 채 되지 않는다. ‘중소기업은 모두 근무환경이 열악하고 임금이 낮다’는 청년들의 편견도 개선해야 하지만 실제로 대기업과 경쟁할 만한 자생력 있는 중소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히든챔피언은 구직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의 눈을 중소기업으로 돌려 청년취업의 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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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훈한 온정을 나누는 기업들

    기업이나 서민들에게 기부받은 옷을 팔아 아직 취업하지 못해 집에 있는 장애인들을 고용하여 그 수익으로 월급을 지급하는 사회적 기업이 있다. 이 기업은 ‘굿윌스토어’다. 굿윌스토어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기증품 매장으로 기업에서 후원받은 새 상품과 개인에게 기증받은 중고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기증받은 물품은 엄격한 자체 공정을 통해 신상품과 비슷한 품질로 판매한다. 그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굿윌스토어 송파점은 패션의류, 주방용품, 생활잡화 등 다양한 코너별 아이템과 피팅룸, 주차장 등의 편의 시설도 갖추고 있다. 굿윌스토어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경기 불황이라 손님들이 많이 찾아주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사회적으로 편견을 갖고 있는 장애인들을 고용해 그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했다.실제로 굿윌스토어에서 파는 옷은 대부분 백화점이나 의류쇼핑몰에서 파는 옷들에 비해 절반 정도의 가격이다. 탈북민이나 다문화 가정 등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더 싼 가격으로 살 수 있다. 또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도 이곳에서 옷 등을 사면 수익 중 일부가 기부되거나 장애인들을 돕는 데 쓰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굿윌스토어를 방문한 한 손님은 “판매 수익이 좋은 곳에 쓰인다고 하니까 뭔가 사회적으로 도움을 준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고 했다.현재 오뚜기 회장의 손녀이자 배우인 함연지 씨, 신한은행 등 개인과 기업들이 굿윌스토어에 기부하고 있다. 둘러보면 우리 사회에 훈훈한 온정을 베푸는 사람이 많다. 개인도 있고, 기업들도 앞장서 온정을 베풀고 있다. 품격이 있는 나라는 주변을 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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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하더라도 도전하는 삶은 아름답다

    얼마 전에 《연어》(안도현 지음)라는 책을 읽었다. 온몸이 은빛 비늘로 덮여 별종으로 불리던 은빛연어가 눈맑은연어를 만나 사랑하고 함께 자신들이 태어난 초록 강으로 돌아가 알을 낳고 죽음을 맞는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책이 나에게 인상 깊었던 이유는 은빛연어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고, 인생에서 어떤 꿈과 목표가 가치 있는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질문하던 것이 우리들의 모습과 닮았다는 생각에서였다.청소년기는 자기 존재감과 이상, 또래 관계, 자기평가 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자아정체성이 확립되는 시기라고 한다. 그런 점에서 잘남과 못남 사이에서, 그리고 높은 이상과 그저 그런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은빛연어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은빛연어는 자신을 마음으로 봐주는 눈맑은연어를 만나 행복했지만, 알을 낳고 죽는 것에 인생의 의미를 두는 눈맑은연어의 생각을 이해하지는 못했다. 삶의 가치는 왠지 더 크고 거창한 데서 찾아야 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은빛연어는 강물로부터 연어에게는 연어의 길이 있음을 가르쳤던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았고, 연어들에게 고통을 겪을지라도 폭포를 거슬러 오르는 연어의 길을 가자고 역설했다. 연어들은 은빛연어를 따라 폭포를 뛰어넘어 자신들이 태어난 강의 상류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알을 낳고 아름다운 죽음을 맞는다. 은빛연어는 비로소 자신이 찾아 헤매던 삶의 의미가 먼 데 있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 알을 낳고 죽는 것은 평범하지만 무엇보다 숭고하고 의미 있는 꿈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나 아닌 다른 누군가의 배경으로 존재하며 공동체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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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각 장애인의 소통을 돕는 다양한 기업들

    국내 청각 장애인 수는 2014년을 기준으로 25만 명을 넘어섰다. 전 세계 인구 중 약 4억6000명이 청각 장애를 겪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2050년이 되면 10명 중 1명이 ‘난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청각 장애인을 위한 지원현황’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우리나라는 장애인을 위한 전용 주차구역과 주출입구 높이 차이 제거, 장애인용 대변기와 소변기, 경보 및 피난설비 시설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청각장애인 전용 훈련센터’를 열었다. 중증 청각장애인의 직업능력 개발을 목표로 자막 및 수화 지원을 통해 구직 불평등 구조를 해소하는 것이 센터를 설립한 취지다.청각 장애인이 늘어나면서 국내외 기업들도 자발적으로 이들의 소통을 돕고 있다. KT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 나눔 주간을 만들었다. 나눔 주간 기간 동안 장애인들의 경제적 자립과 자활 성공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대표적으로 조선대와의 협력을 통한 ‘드론 활용 취업 프로그램’을 실시 중이다. 청각 장애인을 돕는 기업은 KT 외에도 많다.국외 기업으로는 ‘구글’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구글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보조 앱 ‘실시간 자막(Live transcribe)’을 개발했다. 실시간 자막은 이제까지의 자막 변환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해 만든 앱으로, 구글 AI포럼에서 사전 체험판을 통해 출시했다. IT 전문가는 앱의 개발과정에서 사용한 ‘데이터 압축 기술’에 주목했다. 압축 기술을 적용하여 인터넷 속도 부진과 다소음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번역이 가능하다는 점에 큰 의의를 뒀다.기업이 사회적 약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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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 꿈을 키우는 다양한 고교 연합모임들

    대전광역시 학생회장 연합인 SPAD는 2012년 7월 설립되었다. 올해로 7주년을 맞는 대전광역시 소재 고등학교 학생회장 네트워크이며 총 세 개의 위원회(문화 진흥·언론 복지·사회복지)로 구성되어 있다. 전·현임 학생회장들이 각 학교 대표자로서의 자질을 향상하고 대전시 학생들을 위해 봉사하며, 우리 사회와 세계가 필요로 하는 리더로 나아가자는 게 설립 취지다. 학생들로만 이루어진 이 단체는 만들어진 지 10년이 채 안 되었는데도 그 속은 굉장히 알차고 탄탄하다.작년 7기 임원들은 5월 지방선거 홍보 플래시몹을 시작으로, 8월 광복절 플래시몹, 12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홍보 등의 활동을 했다. SPAD는 단순히 사람들을 위해 봉사할 뿐만 아니라 작은 행사라도 의미 있고 뜻깊게 일을 함으로써 주변에 잊지 못할 경험과 배움, 그리고 깨달음을 준다. 지난 4월 6일 토요일 대전 둔산여자고등학교에서 대전광역시 학생회장 연합 해오름식이 열렸다. 올해 SPAD는 8기 학생회장 24명을 모집했다. 지금까지 전체 회원 수는 210명을 넘는다.고등학교 학생회장 연합이 대전지역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제주, 부산, 대구, 인천, 서울 등에도 비슷한 모임이 있고 전국 고교 학생회장 연합인 ‘대한학생회’도 있다. 앞에서 언급한 지역 이외에도 많은 곳에서 학생회장 연합 단체를 조직하고 있다. SPAD를 비롯해 이번에 새로 모집된 학생회장 연합회들이 1년 동안 어떤 뜻깊은 활동을 할지 궁금하고 기대된다.고등학교는 사회라는 큰 울타리 안에 있는 또 하나의 ‘작은 울타리’다. 회장단의 모임이 아니라도 다양한 동아리 모임을 통해 생각을 나누고 지식을 공유하면 더 알찬 고교 생활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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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 미래를 바꿔놓을 기후변화에 관심 가져야

    기후 변화에 대한 기성세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10대 청소년들의 ‘학교 파업(school strike)’이 지난달 15일 전 세계 105개국 1659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됐다. 16세의 스웨덴 여학생 그레타 툰베리에 의해 촉발된 등교 거부 운동은 이로써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기후 정책과 관련한 국제 정치의 강력한 변수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운동을 시작한 툰베리는 기후 변화에 대한 국제적 각성을 고무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일찌감치 올해의 노벨상 후보로 추천되는 등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됐다.이렇듯 세계의 10대 청소년들이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너무나 자명해 보인다. 기후 변화는 바로 자라나는 세대, 더 나아가 인류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기후를 뜻하는 영어 단어 ‘climate’는 ‘경향’ 또는 ‘성향’의 의미를 지닌 그리스어 ‘klima’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경향이란 특정한 현상이나 생각, 행동 등이 어떤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또한 일정한 자극에 대해 일정한 반응을 보이는 성질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기후 변화가 두려운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기후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들에 적용되어온 법칙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후는 무엇보다 예측 가능한 대상으로 이해되어 왔다. 그 뚜렷한 증거 가운데 하나가 바로 24절기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24절기가 실제 기후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는 세종 재위기에 편찬된 <칠정산 내편> 역일(曆日)의 ‘기후’ 대목만 봐도 알 수 있다.<기후의 역습>의 저자인 모집 라티프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온도 측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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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와 인권에 대한 물음은 계속되어야

    4월, 갖가지 꽃들이 향연을 시작하는 계절이지만 우리 근현대사에는 가슴 아픈 기억이 많은 달이다.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그 진압 과정에서 엄청난 수의 제주 도민들이 희생된 제주 4·3사건, 1960년 3·15 부정선거에 항거한 학생·시민들이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정부에 거세게 저항하다 숨져간 4·19혁명이 그것이다. 그래서 매년 4월이면 뼈아픈 역사를 바로 알고 과거의 잘못이 반복되지 않게 하려는 의미에서 성찰과 추념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개나리, 목련, 벚꽃이 경쟁하듯 피어나는 가운데 올해 처음 동백꽃에 눈길이 갔다. 다른 꽃과 달리 동백꽃은 꽃이 질 때 꽃송이 전체가 스러지듯 떨어진다. 붉은빛이 너무 고와 꽃이 지는 모습에도 마음이 아프던 동백꽃. 제주 4·3 사건 71주년을 맞은 올해, 군경의 민간인 학살에 대해 처음으로 경찰청장의 인정과 사과가 있었고, 곳곳에서 제주 4·3을 바로 알리고자 기획된 행사가 많은 시민의 참여 속에 진행됐다. 물론 역사적 사건은 어떤 특정 정권이나 이념에 의해 왜곡 해석돼서는 안 된다.우리는 인권을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진, 그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인간으로서 보호받아야 할 기본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역사 속에서 인권은 신분과 이념과 권력 앞에서 보장되지 못했다. 2차 세계대전으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등 피해를 보자 세계 각국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고민했고, 1948년 12월 10일 제3차 유엔 총회에서 ‘세계 인권 선언’을 발표했다. 세계 인권 선언은 자유와 권리에 관한 내용을 상세히 기록한 최초의 선언문으로, 법적 구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