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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과 놀자

    멜라토닌 분비되고 아데노신 쌓이면 잠에 빠져들어

    여름이다. 장마와 폭염, 열대야 등으로 잠 못 이루는 밤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열대야를 극복하기 위해 대다수의 사람은 시원한 생맥주나 청량음료를 찾지만, 이는 잠시 더위를 쫓을 뿐 오히려 깊은 잠을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 건강한 수면을 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우리 몸에는 언제 잠을 자야 하는지, 언제 깨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주된 요인이 두 가지 있다.첫 번째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다. 멜라토닌은 척추동물의 경우 뇌 속에 위치한 솔방울샘(pineal gland)에서 분비된다. 사람의 경우 멜라토닌은 생후 2~3개월부터 분비하기 시작해 점차 증가한다. 다만 영아기에는 충분한 멜라토닌을 생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모자라는 부분은 모유 수유를 통해 공급받는다.일반적으로 불면증을 앓는 환자의 70%가 50대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가 노화됨에 따라 멜라토닌 분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대한의학협회의 조사에 따르며 50대엔 멜라토닌 분비량이 청소년기의 절반에 불과하며, 65세 이상이 되면 3분의 1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두워지면 멜라토닌 분비량도 늘어어둑해지면 솔방울샘에서 혈액으로 분비되는 멜라토닌의 양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이 호르몬은 혈액을 타고 몸속을 돌아다니며 밤이 왔으니 잠자리에 들 때라는 생물학적 명령을 전달한다. 이런 식으로 멜라토닌은 우리 몸에 어둠의 신호를 체계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잠잘 시간을 조절하는 데 기여한다.멜라토닌은 해가 진 뒤 몇 시간 안에 분비되기 시작한다. 그런 뒤 농도가 빠르게 높아져 오전 4시 무렵 최고에 달한다. 그 뒤로 새벽에 햇빛이 눈을 통해 뇌로 들어오면, 솔방울샘에서 멜라토닌 분비가 차단돼 이른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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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포에서 단백질의 발현·이동·분해 보여주는 표지자 역할

    백문이 불여일견, 보아야 믿지, 보고 나서 이야기하자.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사용하는 말이다. 눈으로 보고 확인하는 것이 사실관계 확인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말이다. 많은 생명과학적 연구와 발견이 17세기 네덜란드 과학자 안톤 판 레이우엔훅이 현미경을 발명한 이후 시작됐다.맨눈으론 볼 수 없는 미생물, 우리 몸속 다양한 기관을 구성하는 세포 등을 눈으로 관찰하게 된 뒤에야 과학자들과 의학자들은 질병의 원인체를 규명하고, 그것이 우리 몸속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질병을 일으키는지를 연구해 치료제를 개발하게 됐다. 현재는 전자현미경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해 우리 몸속 세포뿐 아니라 세포 내 소기관, 소기관을 구성하는 단백질과 유전물질인 DNA까지도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그렇다면 눈에 보이면 모든 게 해결될까.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세포 속의 핵이며 미토콘드리아 등을 눈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해도 그것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어떤 상호작용을 해 우리가 숨 쉬고 살아갈 수 있는지를 이해하려면 보다 세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생명과학에서는 생명체를 구성하는 많은 요소 가운데 특히 단백질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단백질이 생명체의 기본 체조직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일 뿐 아니라 호르몬과 효소, 항체 등 주요 생체 기능을 수행하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유전적, 환경적 요인에 의해 일어나는 대부분의 질병이 유전자 변형에 따라 발생하는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적 이상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생체 내 주요 단백질에 대한 연구는 생명과학 및 의학 발전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고 할 수 있다.지구상의 생명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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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체의 원형복원 속성에 따라 탄성·점탄성·소성 분류

    우리는 다양한 소재로 구성된 물체와 접촉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일상에서는 다양한 물체의 움직임과 변형에 관한 경험을 체득하고, 이를 통해 대화에서 소재가 된 물체의 움직임을 머릿속으로 그려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테니스공처럼 튀어 올랐다’는 표현이나 ‘알루미늄 캔처럼 찌그러졌다’는 표현을 통해 듣는 사람은 대화 속 물체가 어떻게 변형되고 움직이는지 상상할 수 있습니다.반면 온라인 게임에서부터 메타버스나 디지털트윈 등 다양한 이름을 갖는 디지털 공간에서 물체의 운동이나 변형을 현실감 있게 표현하려면 사람 사이의 언어가 아니라 수식으로 표현된 물리학적 개념이 컴퓨터 언어로 코딩돼야 합니다. 디지털 공간에서 현실 세계와 같은 다양하고 세밀한 물리적 현상을 표현할 수 있다면 외부에서 작용하는 힘에 대해 제품 또는 구조물의 운동이나 변형을 미리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관심 있는 환경 조건에서 물체의 운동이나 변형을 소프트웨어로 구체화해 놓고 검토하는 방법을 공학 분야에서는 CAE(computer-aided engineering)라고 합니다.일반적으로 외력이 작용해 물체에 발생한 변형이 원래 형태로 회복 가능한지 여부나 변형이 점차 크거나 작아지는가에 따라 탄성(elasticity) 점탄성(viscoelasticity) 소성(plasticity) 개념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탄성은 단단한 스프링같이 외부에서 작용한 힘(외력)에 의해 조금이라도 즉각적으로 변화하면서 원래의 형태로 복원하려는 성질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물체가 변형하는 정도가 작용한 힘에 정비례하는 것으로 가정합니다. 튀어오르거나 복원되는 느낌을 나타내는 ‘탄성이 좋다’는 표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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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양 성분 따라 파랑·분홍·보라색 꽃으로 피어나

    초여름인 6월이면 피어나 아름다운 색깔과 자태로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꽃이 있다. 변심, 변덕, 소녀의 꿈, 냉정 같은 다양한 꽃말을 가진 수국(水菊·hydrangea)이다. 물을 좋아해 이름에 물(水)이 들어 있는 이 아름다운 꽃에 변심, 변덕 같은 꽃말이 지어진 이유는 무엇일까.파란색, 분홍색, 보라색, 연두색까지 수국은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다. 피어날 때는 연두색이다가 파란색 또는 분홍색으로 변해버리기도 한다. 심지어 작년에는 파란색이었다가 이듬해엔 분홍색 꽃이 피기도 한다. 파란색이 예뻐서 사들인 뒤 애지중지 가꾼 수국이 다음 해엔 분홍색으로 피어나면 좋아하던 사람의 마음이 변해버린 것 같은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래서 변심이라는 꽃말이 생겼을 것이다. 수국은 왜 이렇게 색이 달라지는 것일까.수국의 색은 꽃 안에 들어 있는 색소에 의해 결정된다. 델피니딘(delphinidin)이라는 이름의 이 색소는 흙에서 흡수된 알루미늄 이온과 결합하면 파란색, 그대로 있으면 분홍색이 된다. 흙 속 알루미늄 이온의 양은 무엇에 따라 달라질까. 바로 흙의 산성도, pH다. 흙이 산성이면 알루미늄 이온이 뿌리로 흡수돼 파란 꽃이 피고, 염기성이면 알루미늄 이온이 흙 속 수산화 이온(OH -)과 결합해 물에 녹지 않는 앙금이 돼버리기 때문에 흡수되지 못해 분홍색이 된다. 그러니 산성 토양에서는 파란색, 염기성 땅에서는 분홍색으로 핀다는 말은 절반만 맞는 셈이다. 식초를 부어 땅을 산성으로 만든다고 해도 알루미늄 이온이 없다면 파란색 꽃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이 원리를 이용하면 수국의 꽃 색깔을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파란 꽃을 원한다면 땅을 산성으로 만들어주면서도 알루미늄 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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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전하기 불편한 전기차, 태양광으로 달리게 할수 없을까

    요즘 길을 다니다 보면 파란색 번호판을 단 전기차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차에 비해 적은 환경 오염과 소음, 저렴한 충전 요금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 브레이크와 타이어 관련 부품 말고는 거의 손댈 것이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환경 오염을 막기 위해 전기차 구매 시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을 수 있으며, 고속도로 통행료도 50% 할인받을 수 있다. 이 외에 차량 내부가 넓고 주행 성능이 좋다는 장점은 덤으로 딸려온다.그런데 2021년 미국 인터넷 금융매체 마켓인사이더 연구에 따르면 전기차 소유자 5명 중 1명은 다시 내연차로 전환했다. 왜 그럴까. 전기차 충전의 번거로움 때문이라고 한다.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보통 500㎞ 정도지만, 차량을 이용할 때 에어컨이나 난방 등도 이용하다 보니 실주행 거리는 짧아진다.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주행거리가 더 줄어든다.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고 충전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도 불편 요인이다.이에 따라 자동차업계에서는 태양전지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자동차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넣어 전기차 충전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솔라 루프(태양광 패널 지붕)라고 부른다.솔라 루프 상용화는 2009년 도요타 프리우스에 장착하며 시작됐다. 현대도 2019년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솔라 루프를 장착해 하루평균 3.6㎞를 더 달릴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인기 있는 아이오닉 5에도 솔라 루프 옵션을 넣었다. 테슬라는 2016년 11월 17일 부채가 많은 솔라시티를 인수해 태양광산업 관련 첫 제품으로 솔라 루프를 출시했다.태양전지는 무엇으로 만들어졌으며 어떤 원리로 작동되는 걸까. 태양전지는 반도체로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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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하 시추해보면 생성 당시 대기환경 알 수 있어

    사진은 1972년 12월 7일 아폴로 17호에서 찍은 지구의 모습이다. 푸른 구슬(The Blue Marble)이라 불리는 이 사진을 보면 남극이 하얀 얼음으로 덮여 있다. 북극과 남극은 혹독한 추위로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곳이었다. 지금은 극지연구소가 설치돼 극지방의 생물, 해양, 지질, 빙하 및 우주를 연구하고 있다.우리나라도 1988년 남극세종과학기지를 세웠고, 그후 2004년 북극다산과학기지, 2014년 남극장보고기지를 열어 운영하고 있다. 극지연구소의 과거 환경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귀중한 결실을 보고 있다. 특히 과거 대기의 기록보관소 같은 빙하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빙하는 지구의 물 중 바닷물을 제외한 육지 물의 약 63%를 차지하며, 중력과 압력으로 천천히 움직이는 거대한 얼음덩어리다. 빙하는 얼음이 압력을 받거나 온도 변화에 의해 융해와 동결을 되풀하면서 더 압축돼 만들어진다. 극지방 대륙 전체를 덮고 있는 빙하는 대륙빙하, 히말라야나 알프스산맥같이 높은 산에 있는 빙하는 곡빙하다. 남극과 북극의 두꺼운 대륙빙하는 평균 얼음 두께가 1600~1700m나 되고, 아래쪽 부분은 수십만 년 전에 쌓인 얼음이다. 빙하를 시추공으로 뚫어 캐내는 긴 원통모양의 빙하 코어를 이용하면 수십만 년 전의 비밀을 알 수 있다. 남·북극 빙하는 수십만 년 전 쌓인 얼음빙하 코어에는 빙하가 만들어질 당시의 연간 변화가 줄무늬로 나타난다. 이를 통해 빙하의 생성 시기를 알아낸다. 빙하 속에 포함된 작은 공기 방울은 당시의 대기 조성을 알려준다. 온실가스인 메테인이나 이산화탄소, 해양 기원의 에어로졸(Na, Cl, K, Ca, Mg, SO), 육상 기원의 미세먼지 입자나 에어로졸(Ba, Al, Fe, Rb), 화산 활동에 의한 물질,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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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는 동안 뇌는 기억·학습능력 높이고 노폐물 배출

    사람은 하루 30%의 시간을 잠자는 데 소비한다. 사람이 평균 80년을 산다면 약 24년을 자는 셈이다. 생각해보면 이는 굉장히 긴 시간이다. 과학자들은 사람이 왜 잠을 자게 됐는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수많은 이론을 제시했다.옛날에는 밤에 잠을 자는 것이 포식자에게 들키지 않아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에 잠을 잘 자는 개체가 살아남아 현재의 우리가 자게 됐다는 진화론적 이론도 있었고, 에너지를 비축하기 위함이라는 이론도 있었다. 최근 들어 뇌과학자들이 잠이 뇌 기능에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다.뇌는 뉴런이라 부르는 약 1000억 개의 신경세포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신경세포는 가지돌기와 축삭돌기들이 밖으로 뻗어 나와 있고, 이들에 의해 수많은 신경세포가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 이런 신경세포 간 연결을 시냅스라고 하는데, 우리 뇌에는 100조 개가 넘는 시냅스가 있다. 감각 기관을 통해 제공된 정보는 전기 신호로 바뀐 뒤 신경세포를 통해 뇌로 전달된다. 시냅스로 연결된 신경세포들이 이 정보를 주고받는데 이런 활동을 통해 우리는 기억하고 학습할 수 있게 된다.뇌는 신체의 정보를 처리하는 중요한 기관으로, 몸무게의 2%밖에 안 되지만 우리 몸이 소비하는 전체 에너지의 약 18%를 소비할 정도로 매우 활발하게 활동한다. 그런데 뇌가 쉬지 않고 계속 일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과학자들은 쥐를 상대로 강제로 잠을 재우지 않는 실험을 했다. 쥐가 2주 동안 잠을 자지 못하자 피부에 종양이 생기고 체온이 낮아졌으며, 먹이를 먹어도 몸이 말라갔다. 그리고 4주 동안 잠을 자지 못하자 면역 기능이 낮아져 감염증으로 죽고 말았다.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도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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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고나는 화학과 물리가 융합해 만들어낸 맛이죠

    2021년 9월 우리나라 드라마가 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에서 공개돼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다.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수많은 기록을 만들어내고, 출연한 배우들이 스타 반열에 올랐으며, 이후 선보인 작품들이 외국인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물꼬를 터준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다.456억원의 상금을 두고 벌어지는 죽음의 게임 중 하나였던 달고나 뽑기는 드라마의 인기를 타고 세계적으로 퍼져나가 직접 달고나를 만들어보는 외국인들의 유튜브 영상이 쏟아지게 했다. 어린 시절 한 번쯤은 사 먹거나 만들어 먹은 기억이 있는 이 추억의 과자가 유행하는 걸 보며 뿌듯함을 느낀 사람이 많았으리라.설탕과 소다로 만드는 달고나는 설탕의 상태 변화와 소다의 열분해 반응을 이용하는 화학적인 과자다. 특별한 도구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물리적이기도 하다. 달고나를 안전하게 만드는 데 안성맞춤인 물리적 도구는 손잡이가 옆쪽으로 길게 달려 있고, 붉은 갈색이 도는 구리 국자다. 주방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스테인리스 제품이 아니라 구리 국자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구리는 스테인리스에 비해 열전도율이 27배나 크다. 열전도율이 높아서 설탕을 녹일 때 열을 조절하기가 쉽다. 손잡이가 위쪽이 아니라 옆으로 나란히 돼 있는 점도 중요하다. 뜨거운 불이 직접 손에 닿지 않도록 손잡이가 충분히 누워 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대류에 의한 열이 위로 올라와 손이 금방 뜨거워지는 것을 막아준다.달고나를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해 가장 신중해야 하는 과정은 뭘까? 설탕이 녹아서 액체가 되는 동안이다. 설탕을 가열하면 185도 정도에 이르러 융해가 일어나면서 액체가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