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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고등교육에 대한 과도한 공포심 조성을 줄여야
“중학교, 고등학교 가면 다들 네 적이야.”선생님 부모님을 비롯한 어른들은 예비 중1, 고1에게 이렇게 말한다. 현재 중학교,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대한민국의 학생들 중 저 말을 들어보지 않은 학생은 없을 것이다. 이제 중학교 졸업과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나는 궁금증이 들었다. 분명 나도 저런 말을 듣고 중학교에 입학했는데, 내 중학교 생활은 적이 아닌 재밌는 친구들과 함께해 행복했고 학교의 분위기는 어른들이 말했던 것만큼 삭막하지 않았다. 어른들의 말 같은 일은 현실에 없는데, 도대체 어른들은 무슨 의도로 우리들에게 저런 말을 해준 것일까.헌법 제2조에 따르면 대한민국 교육의 목적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수양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人類共榮)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이다.확실히 한국의 교육 환경을 본다면, 학생들이 공포심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한국 교육방식 특징 : 학생=언어능력과 계산 능력, 각종 과학 분야, 예술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며 기본 3개 국어에 역사를 꿰뚫고 있어야 하고 이 모든 걸 잘하면서도 체육까지 완벽해야 한다.’ SNS의 학생 관련 페이지에 학생들은 공부를 비롯한 모든 게 완벽해야 한다는 고정관념, 강박관념에 몰아넣은 한국의 교육방식을 풍자한 글이 올라올 정도이니 말이다. 하지만, 요즈음 학부모와 선생님들의 위와 같은 발언은 점점 과해져 학생들에게 고등교육에 대한 위화감을 조성해 경쟁의식을 만들고 고등교육에 대한 공포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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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변하니,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자
지난 10월 15일 목요일 3교시 체육 수업.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몸을 단련할 수 없는 체육 시간은 마음을 단련하고 생각하는 시간에 가까워졌다. 영국이 배경인 듯한 KBS의 어느 다큐멘터리 영상은 조금 색다르게 다가왔다. 영국이라는 나라와 잘 매치되지 않는 ‘불교’와 ‘승려’가 잊을 만하면 나와 메시지를 던져서였을까?다큐멘터리에서 “그만 생각하자고 생각할수록 안 좋은 기억은 더 올라온다” “머릿속이 얼마나 복잡한지 하루종일 생각이 다른 곳에 가 있는 걸 알면 스스로도 놀란다”고 말한 이들은 안정된 마음을 위해 모임을 갖고 대화를 하거나 호흡, 명상, 요가처럼 보이는 체조를 한다. 그들은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연습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승려님들은 말했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지 말고 미래를 바라지도 말라. 과거는 이미 버려졌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그 대신 현재 일어나는 상태를 잘 관찰하라. 오늘 해야 할 일에 열중해야 한다. 내일 내가 죽을지 누가 알겠는가?”라고. 이 말이 인상 깊었다. 나는 과거에 얽매이지도 미래를 불안해하지도 않고 현재를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매일 하지만, 정작 그 방법을 알지 못해 방황하거나 고민만으로 그치곤 한다.다큐멘터리에는 ‘알아차림’이라는 단어가 자주 나온다. 알아차림이란 내 현재의 상태를 생각하고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아는 것. 움직이는 모든 동작에 알아차림을 적용하면 내 몸의 느낌을 알아차릴 수 있고, 지금 이 순간의 현실을 알아차릴 수 있다고 한다. 나는 내 몸의 움직임이나 느낌에 집중한 적이 없었다. 호흡과 명상, 천천히 걸으면서 내 몸의 움직임에 신경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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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untact)로 즐기는 랜선 문화생활
코로나19로 인해 등장한 사회문화적 변화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랜선으로 각종 문화생활을 즐기는 비대면 온라인 문화의 대중화가 아닐까 싶다. 올여름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실천하며 가족 단위 여행으로 여름휴가를 보낸 사람도 있지만, 휴가 혹은 여행을 대신해 집에서 온라인 전시나 공연을 감상하며 언택트(untact) 바캉스를 즐긴 이도 많았다. 이렇다 보니 비대면 문화생활을 즐기는 사람 사이에서는 온라인을 통해 대면하는 방식이라는 뜻의 ‘온택트(ontact)’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비대면이 보편화되면서 인문, 예술, 건강, 정보화, 요리, 독서, 운동 등 비교적 자유로운 주제의 비대면 원데이 클래스 프로그램을 마련해 다양한 집콕 취미 활동을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도 늘었고, SNS나 유튜브를 통해서도 점점 더 많은 다양하고 실속 있는 콘텐츠가 소개되고 있다. 지난 8월 12∼14일에는 방학을 맞은 청소년과 학부모를 위해 서울교육청이 여름방학 온라인 작가 강연회 ‘랜선 북캉스’를 마련했다. 김선영 작가, 이소영 미술 칼럼니스트, 오은 시인, 유경숙 여행작가 등이 출연해 문학, 미술, 창작, 독서, 여행과 축제 등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유튜브 스트리밍 방송을 통해 독자와 만나고 실시간 댓글로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8월 22일에는 송대섭 고려대 약대 교수와 이재담 서울아산병원 교수가 과학동아가 마련한 유튜브 라이브 채널 ‘사이언스 바캉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바이러스를 주제로 한 유익한 강연으로 바이러스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코로나19 시대를 극복할 실마리를 함께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다.포스트 코로나 시대, 언택트 소비생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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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대란' 해결의 출발은 올바른 분리 배출
코로나 19로 새롭게 떠오른 키워드가 있다. 바로 비대면이다. 온라인 쇼핑, 배달 서비스 이용률이 증가했다. 그러면서 버려지는 종이 상자, 스티로폼, 플라스틱도 같이 늘어났다. 이 때문에 쓰레기를 처분할 땅조차 없는 ‘쓰레기 대란’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쓰레기 대란을 막을 방법은 재활용하는 것뿐이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분리 배출이 잘 되는 나라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 보면 분리 배출되는 쓰레기양에 비해 실제로 재활용되는 쓰레기양은 훨씬 적다.왜 재활용되는 쓰레기양이 적은 걸까? 그 이유는 분리해서는 안 되는 것을 분리 배출하기 때문이다. 특히 플라스틱과 유리가 까다로운 편이다. 플라스틱이라고 해서 다 같은 플라스틱이 아니다. 재질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페트병끼리만 분리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는 라벨을 꼭 제거해야 하고, 유색 페트병과 무색 페트병까지 구별해서 버리는 것을 권고한다. 밥그릇과 헬멧은 플라스틱으로 보이나 플라스틱이 아니므로 플라스틱으로 분리 배출해서는 안 된다. 칫솔과 빨대는 플라스틱이다. 그러나 물리적인 크기가 너무 작아 선별장에서 컨베이어 벨트만으로 분리할 수 없다. 그래서 사람이 직접 거둬 가야 한다. 그러기에는 인건비가 많이 들기에 실질적으로 재활용하지 않는다. 플라스틱 도시락 용기는 꼭 이물질을 깨끗하게 분리 배출해야 한다. 플라스틱은 고온에서 녹이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물질이 날아가지 않는다. 녹은 플라스틱에 섞여 들어가 재활용품의 질을 떨어뜨린다.분리 배출할 때 흔히 유리병과 냄비 유리 뚜껑을 같이 배출한다. 그러나 유리병과 냄비 뚜껑 유리의 재질은 다르다. 냄비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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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영화 '빅쇼트'로 알아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작점을 다룬 ‘빅쇼트’라는 영화가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고도 하는데 미국의 초대형 모기지론(주택저당증권) 대부업체가 줄줄이 파산하면서 시작된, 국제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을 불러온 연쇄적인 경제위기를 말한다. 이런 위기 속에서 시장 하락에 베팅해 기하학적 이익을 얻은 사람들의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가 ‘빅쇼트’다.가장 대표적인 인물로 사이언애셋매니지먼트라는 헤지펀드의 대표였던 마이클 버리가 있다. 그는 위기가 벌어지기 몇 년 전부터 징후를 발견한다. 복잡한 금융상품이 쏟아지고 관련 사기가 급증한다는 것이었다. 모기지론 관련 사기가 2000년의 다섯 배였고, 평균 세후 소득은 일정한데 주택가격이 폭등하고 있었다. 부채담보부증권(CDO) 같은 복잡한 금융상품 거래도 급증했다. CDO란 대출채권을 한데 묶어 유동화한 파생상품을 말한다. 나아가 CDO를 합성한 합성CDO라는 것도 거래됐다. 이런 파생상품의 무분별한 발행으로 집값이 상승하고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끼기 시작한 것이다.영화에서는 이 현상을 농구에서 일컫는 ‘뜨거운 손 오류’에 비유한다. 선수가 연달아 골을 넣으면 계속 골을 넣을 것이라 믿는 것처럼 미국 부동산 시장이 너무 호황기라 아무도 가격이 떨어지리라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이때 버리는 2007년 대다수 대출의 고정금리 기간이 끝나면 채무불이행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보고 시장 폭락에 베팅했다. 이를 ‘쇼트 포지션’을 취한다고 말한다. 영화 제목 ‘빅쇼트’는 여기서 유래한 말이다. 그는 투자은행들을 찾아가서 채권에 문제가 생겼을 때 수익이 나는 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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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필요한 시대
교통과 통신기술의 발달로 ‘지구촌’이라는 말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가 됐고, SNS를 통해 먼 나라에 사는 생면부지의 사람과도 소통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세계화된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우리에겐 외국어 능력이 필요하고 세상을 거시적인 안목에서 볼 수 있게 해주는 여행 경험과 폭넓은 독서 그리고 여러 사람을 만나고 소통해보려는 도전정신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보다 가장 필요한 것은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마음을 품는 것이 아닐까 싶다.최근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찍은 졸업사진이 논란이 됐다. 학생들은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얻은 영상을 패러디한 졸업사진을 찍었고,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따라 했던 ‘블랙페이스’가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왔다. 이들이 패러디한 영상은 가나의 한 장례식장에서 관을 운반하던 상여꾼들이 상여를 어깨에 멘 채 망자의 행복을 기리기 위해 춤을 추는 장면이었는데, 이색적인 모습으로 인해 이 영상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고 국내에서는 이 영상에 ‘관짝소년단’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학생들의 졸업사진에서 논란이 된 블랙페이스 분장은 흑인이 아닌 인종이 흑인 흉내를 내기 위해 얼굴을 검게 칠하거나 흑인의 두꺼운 입술을 강조하기 위해 입술을 과장해 표현하는 것으로, 19세기 영국과 미국에서 한때 유행하기도 했지만 1960년대 미국 인권운동의 영향으로 인종차별적 행위라는 비판을 받고 금기시됐다. 학생들의 졸업사진이 SNS를 통해 세간에 알려지면서 누리꾼 사이에서는 “단순히 영상을 모방했던 것일 뿐 흑인 비하 의도가 없었기에 문제 될 게 없다” “누군가 동양인의 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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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에서 합리적 태도의 필요성
코로나19가 세계로 퍼져 이때까지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 놓인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이렇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요구되는 것은 합리적 태도가 아닐까 한다. 코로나19와 관련해 합리적인 태도는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하다. 합리적 태도를 통해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한 태도는 이전의 일상생활을 어느 정도 회복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코로나19는 순식간에 확산될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접촉을 통해서는 물론 공기 중으로도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잠잠해지고 코로나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의 인식이 무뎌지고 있다. 그래서 합리적인 인식과 태도를 유지해 표준화된 방역지침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 손 씻기, 마스크 착용하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은 공동선을 위해서라도 개인의 일상에 투영시킬 필요가 있다. 특히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합리적 태도로 보인다.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와 착용하지 않았을 때의 차이는 엄청나다. 예를 들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화할 때는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비말을 막을 수 있지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대화할 때는 비말을 통한 감염이 아주 쉽게 이뤄진다. 이로써 우리는 마스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그리고 합리적 태도를 통해 2차적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격리 현상을 막을 필요가 있다. 바로 확진 후 완치자에 대한 태도다. 완치자를 축하하고 격려하는 모습도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기도 하다. 많은 완치자가 이전의 생활로 복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완치자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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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 담긴 '가족'의 의미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2013년 개봉한 영화다. 이 영화는 도시의 최고급 맨션에 사는 노노미야 부부(료타, 미도리)와 시골에서 전파상을 하는 사이키 부부(유다이, 유카리)의 여섯 살 아들 노노미야 케이타와 사이키 류세이가 갓난아기 때 바뀌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료타와 유다이의 성격과 소득 수준은 거의 정반대다. 대기업의 엘리트 건축가이자 완벽주의자인 료타는 계획과 규칙 아래에서 최상의 교육 환경을 제공하며 독립적이고 우수한 사람으로 키워내려는 반면 시골 동네에서 전파상을 하는 유다이는 낙천적이고 쾌활한 성격에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과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려는 아버지다. 당연히 노노미야 집안과 사이키 집안의 분위기 역시 극과 극 수준으로 다르다.료타는 오랜 고민 끝에 6년간 함께한 케이타가 아니라 자신의 핏줄인 류세이를 키우기로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네 명의 부모는 물론 영문도 모른 채 부모와 떨어지게 된 케이타와 류세이도 자신이 살던 집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와 환경에 그리움과 불안을 느낀다. 자신의 친아들을 찾았지만 진심으로 기뻐하는 사람은 네 사람 중 아무도 없었다. 아이를 바꿔 키우자고 가장 강력히 제안한 료타마저도.영화의 마지막에 료타는 직접 케이타를 찾아간다. 아빠는 아빠도 아니라며 자신을 피하는 케이타를 안고 ‘많이 부족했지만 그래도 6년간은 아빠였다’며 진심 어린 마음과 사과의 말을 건넨다. 그리고 온 가족이 함께 사이키 가족의 집으로 들어가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그제야 비로소 ‘아버지’가 된 료타를 비롯한 노노미야 집안,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