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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저축과 투자, 함께 늘어야 경제가 성장해요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정리해보면 국가 경제가 잘 작동한다는 것은 경기변동이 최소한으로 나타나고 지속해서 성장하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경기변동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처럼 공급 측면의 원인으로도 발생하지만, 투자나 수출입의 변동과 같은 수요 측면의 원인으로 나타나기에 평상시에는 그 변동 폭이 크지 않다. 하지만 그 변동이 커서 국민이 경제가 불안하다고 생각하게 되면 정부가 재정이나 통화정책과 같은 총수요관리정책을 통해 시장에 개입해 경기변동 폭을 줄인다. 경제는 많은 나라에서 노동과 자본의 투입이 늘어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안정적으로 성장해가지만, 갑자기 성장률이 낮아지는 저성장에 빠지기도 한다. 저성장을 막고 안정된 성장을 추구하기 위한 측면에서도 정부가 경제에 개입할 필요가 있다. 총공급과 경제성장경제성장은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증가다. 그러려면 총공급이 많아져야 한다. 총공급을 증가시키려면 총수요를 늘리면 된다. 하지만 이 방법은 물가상승을 유발한다. 또 나라마다 잠재생산량이 정해져 있어 총공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총수요와 상관없이 총공급 자체가 증가해야 한다. 이를 총수요(AD)곡선과 총공급(AS)곡선으로 설명하면 수직의 장기 총공급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총공급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하면 물가가 하락하면서 생산량이 증가한다. 이때 총생산량의 증가율이 인구증가율보다 크면 1인당 실질 GDP가 늘어나는 경제성장이 이뤄진다.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시작된 이후 대다수 나라는 내생적 성장모형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정부의 개입 없이도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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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위험한 비행에서 얻은 지혜, 인류에게 선사하다
교통체증도, 신호등도 없는 하늘을 질주하는 비행기야말로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가장 빠른 교통수단이다. 100년 전에는 어땠을까. 비행기 조종사가 주인공인 〈인간의 대지〉 속 비행기는 덮개도 없는 데다 기계장치들도 열악하기 짝이 없었다.동력 비행기의 모든 조건을 최초로 충족시킨 것은 미국인 라이트 형제가 1903년에 날린 플라이어(Flyer) 1호다. 〈인간의 대지〉는 비행기가 하늘을 난지 36년 만에 나온 소설이다. 생텍쥐페리가 ‘휴머니즘’이라는 주제로 짧은 글을 여러 편 발표하자 〈좁은 문〉의 작가 앙드레 지드가 “그것들을 한데 모아 장편소설로 발전시키라”고 강하게 독려해 탄생했다.생텍쥐페리가 9세 때인 1909년, 루이 블레리오가 영국해협을 비행기로 횡단하는 데 성공하자 프랑스인은 열광에 빠졌다. 마침 생텍쥐페리가 사는 생모리스 인근에 비행장과 조종사 양성학교가 들어섰다. 12세 때 조종사가 태워준 비행기로 짧은 비행을 맛본 생텍쥐페리는 사립 비행학교에서 비행을 익혔다. 첫 단독비행에서 착륙 이상과 엔진 화재를 겪은 그는 1922년 르부르제 지방의 전투 비행대로 배속되었다. 이듬해 비행기 추락으로 두개골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지만, 그는 늘 비행기와 함께했다.1944년 7월 31일 비행기를 타고 이륙한 생텍쥐페리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고, 시신도 비행기의 잔해도 발견되지 않았다. 독일군 정찰기에 의해 격추되어 니스와 모나코 사이에 있는 앙주만 인근 해안 어딘가에 추락했을 것으로 추측할 따름이다. 비행기 조종사이자 작가매우 드문 조합인 ‘비행기 조종사이자 작가’인 그는 비행기를 조종하며 겪은 경험을 세심하게 다듬어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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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진주 공룡 화석, '플랩 러닝'<날갯짓하며 달리기>의 증거 보여줘
새가 공룡의 후예라는 사실은 과학계의 정설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초기 깃털 공룡이 날갯짓과 독특한 이동 방식으로 비행 진화의 중간 단계를 거쳤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한국에서 발견된 공룡 발자국 화석은 조류 비행의 기원을 밝히는 핵심 단서로 주목받고 있다.새와 공룡의 관계를 밝히는 연구는 오랜 시간 학계의 주요 관심사였다. 특히 수각류(Theropoda)에 속하는 깃털 공룡 중 일부가 깃털을 점진적으로 진화시켜 현대 조류로 이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고생물학자들은 여러 화석 증거와 생물학적 특징을 바탕으로 새와 깃털 공룡의 밀접한 연관성을 입증해왔다.초기 깃털 공룡들은 새처럼 완전한 비행을 하지는 못했다. 한 예로 시노사우롭테릭스(Sinosauropteryx)는 깃털이 있었지만 비행하는 데 쓰이진 않았다. 이때 깃털은 보온이나 위장 등의 목적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카우딥테릭스(Caudipteryx)는 날개 형태의 짧고 넓은 깃털이 있었는데, 이 깃털이 비행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카우딥테릭스의 날개는 몸의 균형을 잡거나 구애, 위장 등의 목적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나랍토르(Pennaraptor)의 경우 깃축과 빳빳한 깃털이 있었지만, 실제로 날 수는 없었다.이 외에 깃털 공룡 화석이 다수 발견됐으나, 대부분 현대 조류처럼 깃털을 나는 용도로 이용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됐다.최근 일부 깃털 공룡이 비행과 유사한 움직임을 통해 하늘을 나는 형태로 진화해나갔을 거라는 연구가 나왔다. 지난 9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연구에서 마이크로랩터와 같은 초기 소형 공룡이 ‘플랩 러닝(flap-running)’을 통해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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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 기타
농산물 가격 급등락의 비밀
주니어 생글생글 제138호는 농산물 가격이 급등락하는 이유를 커버스토리에서 다뤘습니다. 농산물은 가뭄과 폭염, 홍수 등 날씨에 따라 생산량이 큰 폭으로 변동합니다. 반면 수요는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농산물 가격이 다른 재화에 비해 급등락을 거듭한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가격탄력성 개념에 대해서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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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세상
연세대 "우주 전체의 별보다 많은 정보 처리"
IBM의 양자컴퓨터 ‘IBM 퀀텀 시스템 원’이 국내 최초로 연세대에 설치됐다. 연세대와 IBM은 20일 연세대 송도 국제 캠퍼스에 설치된 IBM 퀀텀 시스템 원을 기자들에게 공개하고 활용 전략을 발표했다. IBM 퀀텀 시스템 원은 127큐비트 IBM 퀀텀 이글 프로세서로 구동된다. 127큐비트는 2의 127제곱의 연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속도로, 전체 우주의 별 개수보다 더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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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시사경제
테슬라 CEO 머스크, 美 규제철폐 성과낼까
내년 1월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정부효율부’라는 조직을 만든다고 발표했다. 정부효율부의 수장으로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와 인도계 출신 기업가이자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비벡 라마스와미를 공동으로 내정했다. 이름부터 ‘DOGE’…머스크 제안, 트럼프가 수용트럼프는 지난 13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훌륭한 이들 두 미국인은 함께 나의 행정부를 위해 정부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를 철폐하고, 낭비되는 지출을 삭감하고, 연방기관을 재건하기 위한 길을 닦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효율부는 이런 급진적 변화를 추진하기 위해 외부에서 조언을 제공하고 대규모 구조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 조직에 ‘기업가적 접근 방식’을 접목한다는 구상이다.미국을 대표하는 스타 CEO인 머스크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의 승리를 견인한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뒤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뛰어들었다. 머스크는 지난 8월 트럼프에게 정부효율부 신설을 제안했고, 트럼프는 9월 설치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머스크는 전기차 기업 테슬라와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를 운영하며 인허가 규제 등을 놓고 정부와 여러 차례 부딪쳐왔다.정부효율부의 영문 명칭은 ‘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머릿글자를 따면 ‘DOGE’다. 머스크가 사랑하는 암호화폐 도지코인과 일치한다. 트럼프는 정부효율부의 활동이 미국의 독립 선언 250주년인 2026년 7월 4일까지 완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머스크는 선거운동 기간에 연방정부 예산을 최소 2조 달러(약 2800조원) 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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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트럼프가 불러온 강달러…기축통화 지위 언제까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 가치가 오르는 강달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세우는 자국 우선주의가 달러 강세를 촉발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세계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감소하면서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은 무역에서 자국통화인 위안화 사용 비중을 높이면서 달러를 위협하고 있다. 달러는 과연 몰락의 길을 걸을 것인가. 위안화는 달러를 제치고 기축통화가 될 수 있을까. 빚을 져도 달러 빚을 진다기축통화란 국가 간 무역 거래와 금융결제에서 기본이 되는 통화를 말한다. 기축통화국은 여러 이점을 지닌다. 외환위기에 대한 걱정 없이 필요에 따라 통화량을 조절할 수 있고, 다른 나라에 대한 금융 제재를 외교적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미국 달러는 두 차례 세계대전을 거치며 기축통화로 부상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미국은 세계 총생산의 50%를 차지하는 압도적 최강대국이자 세계 최대 금 보유국이었다. 1944년 브레턴우즈 회의에서 미국이 금 온스당 35달러로 교환 비율을 정하고, 다른 나라들은 자국 통화의 환율을 달러에 고정하기로 했다. 이를 ‘브레턴우즈 체제’라고 한다.미국이 1960년대 베트남전을 치르면서 달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자 각국은 달러를 금으로 바꿔달라고 미국에 요구했다. 미국의 금 보유량은 급격히 줄었다. 이에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은 1971년 금 태환 포기를 선언했다. 이로써 브레턴우즈 체제는 무너졌지만, 그 후로도 달러는 기축통화의 위상을 유지했다. 국제 결제의 45%가 달러로 이뤄진다.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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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기타
'표 매수' 불가능한 시스템…300년 전성기 이끌어
고대 아테네 디오니소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비극(悲劇) 경연이었다. 기성 또는 신인의 차별이 없었고 새로운 작품만 출품할 수 있었는데, 이때 채점 방식이 오묘하고 절묘하다. 먼저 아테네의 10개 부족이 각각 약간 명을 추천한다. 이를 밀봉해 보관했다가 경연 전 집정관이 무작위로 10명을 추첨했다. 이 10명이 경연 심사를 하는데 집정관이 이 중 5개를 골라내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왜 전부가 아니라 5개만 골랐을까. 일단 부정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였다. 10표 모두 개표 시 6명만 매수하면 끝이다. 그러나 5표 개봉 시 8명을 매수해야 확실하게 우승이 보장된다. 아테네는 법에 대한 순종과 공동체에 대한 헌신을 가장 중시한 도시국가다. 8표 매수, 절대 쉽지 않다. 그래도 어딘지 시시하다고? 5표 개표는 단순한 숫자상 의미가 아니다. 절반 개표는 선정의 우연성과 판정의 불가피한 오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경연 참가자 A, B, C가 있다고 치자. 세 사람은 순서대로 각각 2표, 3표, 5표를 얻었다. 그런데 집정관이 고른 5표가 하필 A와 B를 선택한 거였다면? 결과적으로 미개봉 5표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따라서 우승자는 자신의 행운에 감사하며 자만심을 억제하게 된다. 탈락자 역시 열패감이나 자괴감에서 벗어난다. 그러니까 패자에게는 위로를, 승자에게는 겸손을 느끼게 하는 시스템이었다. 경연에서 우승한 사람은 아마 이런 소감밖에는 말할 수 없었다. “운이 좋았지요. 하하하.” 엽기에 가까운 도제 선출 방식연극 경연 평가는 자의성, 우연성을 장점으로 할 수 있지만 정치 지도자를 그렇게 뽑았다가는 큰일 난다. 무엇보다 그 프로세스를 최대한 공정하고 투명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