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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삶에 지쳤다면 휴남동 서점 들러보세요"

    진열창 유리가 잡지 표지로 가득한 서점이 집 가까이에 있기 마련이었는데, 어느 틈엔가 동네에서 서점을 찾기 힘들게 되었다. 책 읽는 사람이 줄어든 데다 클릭만 하면 즉시 배송해주는 인터넷서점이 성업 중이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이런 곳에 서점을 열다니, 장사가 될까?’라는 걱정을 불러일으키는 작은 서점이 동네 구석에 자리해 눈물 나도록 반가울 때도 있다.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한 톤을 유지하는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밀리의 서재에서 전자책으로 먼저 선보였다. 종이책으로 만들어달라는 독자의 요청으로 2022년 1월 출간되었고 바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영국·미국·호주·싱가포르·브라질 등 전 세계 25개국으로 퍼져나갔으며, 2024년에는 일본 서점 대상 1위(번역소설 부문)를 수상했다. 누적 판매 30만 부를 넘어섰다.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대개 너무 지쳐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 사람들인데 이 책을 쓴 황보름 작가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LG전자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한 황 작가는 몇 번의 입사와 퇴사를 반복하면서도 매일 읽고 쓰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프로필에 작가가 된 경위를 “첫 책을 내기도 전에 전업작가 생활로 뛰어들어 작가처럼 살았다. 작가처럼 살다 보니 정말 작가가 되었다. 주로 읽고 썼으며, 자주 걸었다. 혼자서 누구보다 잘 노는 사람으로, 단순하고 단조로운 일상이 주는 평온함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고 있다”라고 밝혔다.〈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분주한 세상의 고민 많은 이들에게 ‘느긋하게 살아도 행복합니다’라고 다독여주는 소설이다. ‘느긋

  • 숫자로 읽는 세상

    올해 특목·자사고 경쟁률 1.39대 1…작년과 비슷

    2025학년도 전국 특목·자율형사립고의 평균 경쟁률이 작년과 같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내신 기준이 완화된 대입 제도 개편에도 불구하고 교육정책의 불확실성과 학비 부담 탓에 특목·자사고 선호가 두드러지진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지난달 20일 종로학원이 전국 69개 특목·자사고(자사고 33개, 외고 28개, 국제고 8개)의 2025학년도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1만7487명 모집에 2만4230명이 지원해 1.3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지난해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은 자사고 2곳을 제외하고 작년과 올해 비교가 가능한 67개 학교만 놓고 봐도 경쟁률이 1.39 대 1로 작년과 올해가 동일했다.67개 학교의 총지원자는 작년보다 105명 줄었다.올해 고1은 2028학년도부터 바뀌는 대입 제도가 적용되는 첫 학년이다.2028학년도 입시부터는 고교 내신이 기존 9등급에서 5등급으로 완화되며 대학수학능력시험은 현행 상대평가 체제가 유지된다.내신 기준이 완화되고 수능의 중요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학구열이 높은 자사고나 특목고 경쟁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올해 전국 31개 자사고 지원자는 작년 대비 493명, 8개 국제고 지원자는 21명 각각 줄었다. 28개 외고는 작년 대비 409명이 늘었다.전국 최고 경쟁률은 외대부고로 2.68 대 1이다. 하나고(2.52 대 1), 현대청운고(2.33 대 1), 상산고(2.20 대 1), 서울국제고(2.15 대 1) 등도 경쟁률이 높게 나타났다.반면 서울 강남 지역 자사고인 휘문고는 0.67 대 1, 세화고는 0.91 대 1로 전년(1.15대, 1.30 대 1) 대비 경쟁률이 하락해 1 대 1에도 미치지 못했다.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정원 확대도 현재 불확실한 상황이고 2028학년

  • 키워드 시사경제

    미국 또 탈퇴…세계 기후위기 대응 흔들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지난달 20일 미국이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기후변화 문제에서 ‘회의론자’로 분류되는 그는 집권 1기 때인 2017년 파리협정에서 이탈한 바 있다. 기업 활동에 방해가 된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후임인 조 바이든 정부가 이를 뒤집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집권 2기가 열리자마자 재차 탈퇴 선언을 했다. “지구 온도 상승 막자”…195개국 서명파리기후변화협정은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서 채택된 국제협정이다.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섭씨 2℃ 이하로 유지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국가별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해 이행한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205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Net Zero Emissions)을 달성하는 것이 협정 체결 당시 그렸던 청사진이다. 탄소중립이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과 제거하는 이산화탄소량을 더했을 때 순배출량이 ‘0’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사인하긴 했지만 “탈퇴 효력은 유엔 공식 통보 후 1년 뒤 발생한다”는 파리협정 규정 때문에 실제 탈퇴는 2026년 1월 이뤄질 전망이다.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의 재이탈로 국제 사회 차원의 기후 위기 대응은 다시금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한시가 급한 지구온난화와의 싸움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파리협정에는 세계 195개국이 서명했다. 온실가스 배출량 2위인 미국의 탈퇴가 다른 서명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이먼 스틸 유엔

  • 숫자로 읽는 세상

    지난해 합계출산율 0.74명…9년 만에 바닥 찍어

    2015년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9년 만에 반등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혼 페널티’를 없애고 신생아 특별공급을 신설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 저출생 대책으로 출산율이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온다.지난달 22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4명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2015년 1.24명에서 2023년 0.72명으로 매년 하락세를 이어가던 출산율이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지난해 11월 출생아는 전년 동기 대비 14.6% 늘어난 2만95명이었다. 한 달간 태어난 출생아는 작년 7월부터 5개월 연속 2만 명을 넘었다.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출생아는 22만94명이다.12월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졌다면 연간 출생아는 24만 명 안팎, 합계출산율은 0.74명이 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12월 출생아 수도 추세에서 벗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합계출산율 0.74명은 통계청이 지난해 2월 예상한 0.68명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세계 꼴찌 출산율도 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 유엔이 지난해 7월 홍콩의 연간 합계출산율을 0.73명으로 추산했기 때문이다.다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늦춘 혼인이 재개돼 출산율이 깜짝 반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출산율이 낮은 아시아와 유럽 등 주요 국가의 합계출산율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결혼이 늘면서 반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과 유엔의 세계 인구 전망치 통계에 따르면 아시아 주요 5개국으로 꼽히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홍콩의 지난해 연간 합계출산율은 2023년 대비 소폭 반등하고 있다.이상림

  • 경제 기타

    국제무역·수지 작동원리 알아야 나라경제 이해

    처음 글을 연재하면서부터 지난주까지 살펴본 내용은 미시경제라 부르는 시장경제와 거시경제라 부르는 국가경제였다. 미시경제와 거시경제는 모두 폐쇄경제(closed economy)를 가정한다. 폐쇄경제는 한 나라가 다른 나라와 상품이나 자금 거래를 전혀 하지 않는 경제다. 하지만 오늘날 세계에서 다른 나라와 경제적 관계를 맺지 않고 살아가는 나라는 없다. 현실의 자본주의 국가들은 상품이나 자금 면에서 다른 나라와 교류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비현실적 상황인 폐쇄경제에 대해 먼저 살펴본 것은 표준화된 경제학의 설명 방식 때문이다. 경제학에서는 단순화된 논의를 먼저 하는 것을 선호한다. 먼저 경제의 각 부분을 살펴보고 점점 복잡한 현실적인 모습을 이해하는 순서로 가르치는 것이 표준화된 체계로 자리 잡혀 있다. 그래서 폐쇄경제를 가정한 상황에서의 경제원리를 지금까지 설명했다. 폐쇄경제와 달리 한 나라의 경제가 다른 나라와 상품 및 자금 거래를 하는 것을 ‘개방경제(open economy)’라고 한다. 이번 주부터는 개방경제의 경제 원리를 살펴볼 것이다. 개방경제란경제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폐쇄경제 상황에서의 경제 원리를 뛰어넘어야 한다. 개방경제의 작동 원리까지 알아야 비로소 한 나라의 경제를 잘 이해하게 된다. 개방경제에서는 국가들 사이에 나타나는 대표적 거래를 상품과 자금 거래로 구분해 살펴본다. 물론 노동과 같은 생산요소의 거래도 발생하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지 않다. 노동을 상품으로 취급할 수는 없음에도 국제 거래의 경우 노동이나 상품의 국제 간 이동 원리에 큰 차이가 없으므로 상품 이동에 준하여 살펴봐도 된다. 그래서 개방경제에서는 생

  • 생글기자

    "넘어지면서 배워요" 겨울 스포츠의 매력

    겨울은 날씨가 추워 야외활동을 하기 어려운 계절이다. 그러나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도 있다. 특히 스노보드를 맘껏 탈 수 있어 좋다. 하얀 눈밭을 가르며 달려나가는 짜릿한 느낌은 오직 겨울에만 맛볼 수 있다. 스노보드는 넘어지는 횟수만큼 배울 수 있다. 처음엔 보드 위에 제대로 서지도 못했다. 몇 번 넘어지다 보니 균형을 잡고 설 수 있게 되고, 달릴 수 있게 됐다. 이제 최상급 코스에서도 자신 있게 보드를 타고 내려온다.스키장에 즐겨 가지만 해마다 사람이 줄고 있는 느낌이다. 슬로프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짧아지고 더 많이 탈 수 있는 점은 좋지만,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사라져 간다는 생각에 씁쓸한 마음도 든다.기사를 찾아보니 10여년 전 680만 명을 넘었던 스키 인구가 근래 140만 명 정도로 줄었다고 한다. 스키장도 2009년 17곳이 있었지만, 지금은 11곳으로 줄었고 주변 상권에서도 손님이 줄어 문 닫는 상점이 늘어나고 있다. 포천 베어스타운은 2022년 이후 운영을 중단해 언제 재개장할지 알 수 없다고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내가 좋아하는 스노보드를 한국에선 더 이상 못 탈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예전엔 친구들과도 스키장에 많이 갔는데 요즘엔 친구들에게 같이 가자고 하면 온라인 게임이 더 재미있다며 안 가겠다는 애들이 많다. 온라인 게임이 재미있다는 것은 알지만, 야외 스포츠는 훨씬 더 재미있는데 친구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함께 보드를 타고 넘어지기도 하고 뒹굴며 마음껏 달려보자고 외치고 싶다.이도윤 생글기자 (성서중 1학년)

  • 영어 이야기

    외관상의 작은 변화를 말할 땐 'nip and tuck'

    The IONIQ 5 will greet drivers this month with its retouched looks and enhanced functions. It got its first nip and tuck for the first time since its launch three years ago.Powered by a fourth-generation battery with a bigger 84.0 kilowatt hours (kWh) capacity, the new crossover EV sport utility vehicle (SUV) can drive 485 kilometers on a single charge, versus 458km on its previous version electrified by a 77.4-kWh battery.With a 350kWh super-fast charger, its battery can be charged by 80% in 18 minutes, Hyundai Motor said.Along with the performance improvements, its drivers will enjoy enhanced safety features such as a hands-on detection (HOD) steering wheel, lane keeping assist 2, remote smart parking assist 2 (RSPA 2) and forward/side/reverse parking collision-avoidance assist (PCA-F/S/R).아이오닉 5는 이번 달 새로워진 디자인과 향상된 기능으로 운전자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출시 3년 만에 외양과 기능에 변화를 준 것이다.4세대 배터리를 탑재한 새로운 크로스오버 전기차 SUV인 아이오닉 5는 배터리 용량을 기존 77.4킬로와트시(kWh)에서 84.0kWh로 확장해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가 458km에서 485km로 늘어났다.또 350kWh급 초급속 충전 시 18분 이내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채울 수 있다고 현대자동차는 밝혔다.이러한 성능 향상과 더불어 운전자는 직접식 감지(HOD) 스티어링 휠, 차로 유지 보조 2,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2(RSPA 2), 전방·측면·후방 주차 충돌 방지 보조(PCA-F/S/R) 등의 안전 기능을 누릴 수 있다.해설전기차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차량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전기차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전기차가 더 대중화될 수 있도록 자동차 회사들은 배터리 용량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제주항공 참사' 대 '무안공항 참사'

    #1. 2019년 12월 중국발 외신을 통해 신종 감염병 소식이 국내에 전해졌다. 강력한 전파력이 심상치 않던 이 전염병은 처음엔 ‘우한폐렴’으로 불렸다. ‘우한(武漢)’은 중국 후베이성 성도(省都)로, 이 질병이 처음 발생해 보고된 도시다. 하지만 이 명칭은 오래가지 못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곧바로 2020년 2월 공식 명칭을 ‘COVID-19’으로 결정해 발표했기 때문이다. ‘COronaVIrus Disease’를 줄인 말이다. ‘19’는 2019년에 처음 발견됐다는 의미로 붙었다.글쓰기에서 ‘관점’을 잘 살펴야한국 정부 역시 이를 받아 ‘코로나19’로 이름을 바꿨다. 우리 국민에게 ‘코로나’라는 이름이 익숙하다는 점에서 정부가 COVID 대신 그리 정해 부르도록 했다. WHO의 공식 명칭 발표는 새 전염병 이름을 지을 때 특정 지역이나 사람, 동물 이름을 병명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른 결정이었다. 해당 지역이나 민족·종교 등에 미칠 부정적 영향, 즉 낙인효과를 막기 위한 노력인 셈이다. 2015년에 도입한 것으로, 이른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의 추구다.#2. 2025년 1월 10일 국토교통부 정례 브리핑에선 다소 이례적인 발표가 있었다. “이번 사고를 두고 일각에서는 ‘무안공항 참사’라고 잘못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릇되게 불리는 것에 대한 지역의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고는 지난해 12월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사고의 공식 명칭은 유가족과 협의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라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에 앞서 제주도는 올해 1월 초 행정안전부에 사고 명칭을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