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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衆口鑠金 (중구삭금)

    ▶한자풀이衆: 무리 중  口: 입 구鑠: 녹일 삭  金: 쇠 금여러 입에서 나온 말이 쇠도 녹인다여론의 힘이 막강함을 이르는 말 -<국어(國語)><국어(國語)>는 주나라 좌구명이 춘추시대 8개국 역사를 나라별로 적은 책이다. 주어(周語)·노어(魯語)·제어(齊語)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춘추좌씨전>을 쓰기 위한 준비서라는 의미로 <춘추외전>이라고도 한다. <국어> 주어하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여러 사람의 마음은 성을 이루게 하고, 여러 사람의 말은 쇠도 녹일 수 있다(衆心成城 衆口金).”많은 사람이 마음을 모으면 거대한 성만큼 견고하고, 여럿이 헐뜯고 비난하면 그 무서움은 단단한 쇠를 녹일 수 있을 만큼 잔인하다는 뜻이다. <사기(史記)> 장의열전(張儀列傳)에도 “뭇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은 무쇠도 녹일 수 있고, 폄훼가 쌓이면 뼈를 녹일 수 있다(衆口金 積銷骨)”라는 구절이 있다.중구삭금(衆口金)은 다수를 이루는 사람들의 의견이 하나로 모이면 그 힘이 매우 강력하다는 뜻이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호평이든 악평이든 여론의 향방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의미다.헐뜯는 말이 쌓이면 뼈를 녹인다는 적훼소골(積銷骨), 모기가 떼를 이루면 우레 소리가 난다는 취문성뢰(聚蚊成雷), 사람 셋이면 호랑이도 만들어낸다는 삼인성호(三人成虎), 사람들의 공론과 유언비어가 두렵다는 인언가외(人言可畏)도 뜻이 같다. 중구난방(衆口難防)은 뭇사람의 말을 막기가 어렵다는 뜻으로, 여기저기서 말이 마구 터져 나오는 것을 이른다.여론은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핵심이다. 다만 집단이기주의를 ‘여론’으로 포장해 민의를 왜곡하는

  •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기술발달과 사회정의' 기출문제 변형, 익혀보세요

    지난 시간에 이어 정보통신 기술발달의 양면성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서강대학교 21학년도 모의 기출문제를 변형해 답안 풀이 과정을 익혀보도록 하지요. 자주 출제되는 기술발달의 명암과 공정성의 문제입니다. 각각의 지문은 출제 의도를 왜곡하지 않는 선에서 간략히 변형하거나 윤문했습니다. 실제로 문제를 풀어보고 답안을 읽어보는 것이 훨씬 유익합니다. 문제: [가]의 개념을 중심으로 [나]와 [다]에 제시된 정보기술 발전에 대한 관점을 요약하고, 이러한 관점을 [라], [마], [바]를 활용하여 비판해라. (800~1000자)[가] 정의로운 사회는 기본적으로 공정성을 실현하는 사회다. 공정성을 실현하려면 재화와 가치의 분배가 공평한 출발점에서 이루어지고, 그 분배 과정이 부당하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각 개인의 정당한 몫과 인간다운 삶에 필요한 몫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나] 예전에는 금융시장의 동향을 분석하는 데 이용하던 수학 기법들이 점차 인간들, 즉 우리를 분석하는 데 쓰이기 시작했다. 수학 기법을 바탕으로 인간의 욕구와 행동, 그리고 소비력을 조사하기에 이른 것이다. 예를 들어 컴퓨터 프로그램은 수천 장에 이르는 각기 다른 사연이 담긴 이력서나 대출 신청서를 1~2초 안에 깔끔한 목록으로 정리할 수 있다. 여기에는 편견을 가진 인간이 아니라 감정이 없는 기계가 사심 없이 처리한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다] 한 독거노인이 아침에 일어나 TV를 켠다. 그러자 노인복지 담당 기관의 모니터링 시스템에 알림이 뜬다. 노인의 일과가 시작되었다는 메시지다. 노인의 집에서 사용하는 가스나 수도, 전기의 현황도 사회복지 시스템에 전달된다. 사용량이 현저히 줄어들

  • 대학 생글이 통신

    수학 학원에 다녀도 점수 안 오르는 이유

    수학은 처음부터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가지 않으면 정말 쉽지 않은 과목입니다. 이 때문에 많은 학생이 중도에 수학을 포기하고 ‘수포자’가 되곤 합니다. 저도 고등학교 2학년까지 수학 내신이 3~4등급이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3학년 때 대입 정시를 준비하면서 수학을 집중적으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 결과 저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게 되었죠. 제가 고민하고 깨달았던 내용을 얘기해보려고 합니다.무엇보다 수학은 ‘혼자 하는’ 과목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다들 수학 학원에 많이 다닐 텐데 수학이 혼자 하는 과목이라니 이해하기 힘들 것입니다. 저도 수학 학원을 수도 없이 다녔습니다. 하지만 수학 실력이 좋아지지는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중소형 학원이든 대형 학원이든 학원은 학생 한 명을 집중해서 봐줄 수 없습니다. 학생들을 실력에 따라 나눠 가르치기도 하지만, 그 또한 한계가 있습니다. 수학은 같은 문제도 풀이 방식이 여러 가지인 데다, 같은 문제를 틀려도 학생마다 틀리는 이유가 제각각입니다. 일반 학원에서 그런 세심한 부분까지 다 지도해주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학원에 다니는 것만으로는 수학 성적을 크게 향상시키기 어려운 것이죠.또 한 가지 문제는 학원의 수업 방식입니다. 특히 대형 학원은 선생님이 판서하며 문제 푸는 방식을 설명하고, 학생들에게 숙제를 내줍니다. 강의 내용도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맞춰져 있지 않음은 물론입니다. 앞서 수학은 혼자 하는 과목이라고 했는데, 이렇게 수업하는 학원에서는 자기 스스로 공부할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확실하게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들 시간이 부족하다는 얘기죠.만약 수학을 어디서

  • 학습 길잡이 기타

    명제는 단순한 문장이 아닌 수학적 사고의 출발점

    명제의 개념은 무엇이며, 이를 배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칼럼에서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현 교육과정의 명제 단원에서는 명제와 조건의 뜻을 이해하고, 충분조건, 필요조건, 필요충분조건, 증명, 역과 대우에 대해 배운다. 명제는 참과 거짓을 명확히 알 수 있는 문장이나 식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사과가 재배되고 있다’는 명제이지만, ‘사과는 맛있다’는 명제가 아니다. 사람마다 맛에 대한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과는 빨간색이다’ 역시 명제가 아니다. 익지 않은 사과나 녹색 사과도 있기 때문이다. ‘OO이는 키가 175cm 이상이다’는 명제이지만, ‘OO이는 키가 크다’는 명제가 아니다. 절대적인 참과 거짓을 나타내는 문장이나 식을 수학적 명제라고 한다. 명제 단원의 기본 내용들을 살펴보자.변수를 포함하는 문장이나 식이 변수의 값에 따라 참, 거짓을 명확하게 판별할 수 있을 때, 그 문장이나 식을 조건이라 한다.명제 p에서 ‘p가 아니다’를 명제 p의 부정이라고 하고 기호는 ‘~p’이다.용어의 뜻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정한 문장을 그 용어의 정의라고 한다.정의나 이미 옳다고 밝혀진 성질을 이용해 주어진 명제가 참임을 설명하는 과정을 증명이라고 한다.참임이 증명된 명제 중에서 기본이 되는 것을 정리라고 한다.명제의 부정에서는 ‘모든’과 ‘어떤’이라는 단어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조건 p와 q가 있을 때 명제 ‘p이면 q이다’에서 p를 가정이라고 하고 q를 결론이라고 한다.‘p이면 q이다’를 기호로 ‘p→ q’로 표현할 수 있다.명제 ‘p이면 q이다.’

  • 대입전략

    인문계열 내신 합격선 2·3등급대 73% 차지…'수능 최저'로 '내신 불이익' 만회하기 어려워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을 포함해 2024학년도 서울·경인권 주요 38개 대학 수시 학교 내신 합격선은 인문계열 내신 2등급대 학과가 47.2%로 가장 많고, 3등급대 25.9%, 1등급대 9.5%, 4등급대 5.9%, 5등급 이하가 1.5%로 집계됐다.서울, 경인권에서는 2등급과 3등급대의 학교 내신 학과가 전체 1284개 학과 중 939개 학과로 73.1%를 차지했다. 자연계에서는 학교 내신 2등급대 합격 학과가 44.9%로 가장 많고, 1등급대가 26.5%, 3등급대가 24.2%, 4등급대가 3.6%, 5등급 이하가 0.8%이었다. 전체 1476개 자연계 학과 중 1054개 학과인 71.4%가 내신 합격선이 1, 2등급대였다.등급대별 합격 점수에서 수능 최저가 있는 전형과 수능 최저가 없는 전형 동일 내신등급대별 합격선 구간 내에서는 수능 최저가 있는 전형의 합격선이 없는 전형의 합격선보다 대체로 높았다. 내신 불이익을 수능 최저로 만회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볼 수 있고, 학교 내신성적이 우수한 학생일수록 수능 또한 높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서울·경인권 38개 대학 중 인문계열에서 1등급대 합격 학과 중 수능 최저가 있는 전형은 152개 학과였고, 수능 최저가 없는 전형은 98개 학과였다. 수능 최저가 있는 전형이 60.8%, 없는 전형이 39.2%를 차지했다. 내신 평균 합격 점수는 수능 최저가 있는 전형은 1.67등급, 없는 전형이 1.67등급으로 동일했다. 서울·경인권 내신 1등급대가 합격 구간대인 학과에서는 수능 최저를 통해 내신 불이익을 만회할 수 있는 구간대로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내신 경쟁이 치열한 학교에서 내신 불이익을 수능 최저로 만회가 어렵다는 정량적 지표로 받아들일 수 있다. 수능 최저 영향력이 있었다면, 최저가 있는 전형의 내신 합격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상승 때'와 '상승할 때'의 차이

    ‘지방 소멸’이 국가적 화두로 떠올랐다. 저출산·고령화와 맞물려 지방의 도시들이 머지않은 장래에 사라진다는 암울한 얘기다. 고령인구는 빠르게 늘어나지만, 아이들은 태어나지 않는 지역이 많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제2 도시인 부산마저 예외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 “영호남과 강원 지역의 농어촌 대부분이 이런 상황으로 보면 됩니다.” 한 미래전략 전문가의 지적은 지방 소멸이 국가의 명운을 걸어야 할 난제 중 난제로 다가왔음을 실감케 한다.서술어 자리엔 동사·형용사가 와야물론 우리의 관심은 여기 쓰인 어법에 있다. 이 말의 한 대목이 어색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으로’가 그렇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문장에서는 ‘이런 상황인 것으로’라고 해야 자연스럽다. 왜 그럴까. ‘이런 상황으로’라고 할 때는 왜 표현이 어색한 것이고, 이 같은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글쓰기에서 이 오류 유형은 빈번히 나온다. 대부분 비문인 줄도 모르고 넘어간다. 하지만 글의 흐름에 민감한, 문법을 아는 사람들은 이 부분이 매끄럽지 않아 읽기에 불편하다. 오류의 원인을 한마디로 하면, 문장 구성을 ‘주어+서술어(동사·형용사)’로 해야 할 것을 ‘주어+명사’로 잘못 썼기 때문이다. 읽을 때 어색함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명사는 서술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대부분(주어)이 이런 상황(명사)으로”와 “대부분(주어)이 이런 상황인(서술어) 것으로”의 차이점이다.이 문장은 원래 상당히 복잡한 형태다. 우선 주어 ‘대부분’은 전체 문장의 주어는 아니고 ‘~농어촌 대부분이 이런 상황이다&rsquo

  • 대학 생글이 통신

    입시 정보 찾아보기 '적당히만' 하세요

    여름방학이 끝나고 2학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미 개학하고 2학기를 맞은 학생도 있고, 방학의 마지막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도 있을 텐데요, 방학 동안 입시 관련 정보를 많이 찾아봤을 것입니다. 방학 중엔 정규 수업도 듣지 않고, 내신이나 모의고사 등 내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시험도 없다 보니 어딘지 불안감도 커지기 때문이죠. 그런 불안감에 내 성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은 어디인지 확인해보거나 훌륭한 생활기록부 예시를 찾아보곤 합니다.입시 관련 정보를 찾아보는 것은 아주 좋습니다. 내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동기부여가 되니까요. 하지만 뭐든지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합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보면 입시 정보를 찾아보느라 정작 공부를 제대로 못하게 되는,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니까요.저도 전년도 수시 내신 컷 등 입시 자료를 학교별로 찾아보고 비교하곤 했습니다. 같은 내용을 몇 번이나 보고 또 봤는지 지금 생각하면 미련하다 싶을 정도였죠. 하지만 당시의 불안감을 생각하면 이해되기도 합니다.문제는 때로 너무 지나쳤다는 것이죠. 생기부 관련 영상을 보고 나면 내 생기부가 뭔가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에 생기부 잘 쓰는 법을 찾아보게 되고, 결국 공부할 시간이 줄어들었습니다. 입시와 관련된 중요한 정보를 찾는 일이라며 스스로 합리화했지만, 나중에 가서는 해야 할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후회가 밀려들었습니다.이런 일을 몇 번 경험하고 나서 얻은 결론이 있습니다. 입시 정보를 여러 번 찾아본다고 해서 나아질 것은 별로 없다는 점입니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기보다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더 커질 때도 많

  • 영어 이야기

    새롭게 시작한다고 말할 땐 'strike out'

    Kim Bong-jin, a former chairman and CEO of Woowa Brothers, operator of South Korea’s No. 1 food delivery app Baedal Minjok Baemin for short is striking out for a new platform just one year after leaving the company he founded.Kim’s newly founded Grande Clip announced on Friday it acquired a 50% stake in Stayfolio, a Korea-based accommodation platform, becoming the latter’s largest shareholder with management rights.This is Kim’s first platform startup acquisition since leaving Woowa Brothers last summer. Baemin’s founding members have regrouped to lend Kim a hand in rebuilding a new startup empire. Kim set up Woowa Brothers, which runs Baemin, in 2010. Nine years later, the app was sold to Germany’s Delivery Hero for $4.3 billion after climbing to the top of the Korean food app market.한국 최대 음식 배달앱인 배달의민족(배민) 김봉진 전 회장은 자신이 창업한 회사를 떠난 지 1년 만에 새로운 플래폼 사업을 시작한다.김 전 회장이 새로 설립한 그란데클립은 국내 숙박 스타트업 스테이폴리스 지분 50%를 사들여 경영권을 가진 1대 주주가 되었다고 금요일 발표했다.김 전 회장이 지난여름 우아한형제들을 떠난 이후 플랫폼 스타트업을 인수한 건 스테이폴리오가 처음이다. 배민의 창립 멤버들이 김 전 회장을 도와 새로운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만들기 위해 다시 모였다.김 전 회장은 배민의 모회사 우아한형제들을 2010년 설립했다. 9년 후 한국 음식 배달앱 부문 1위로 올라선 배민은 독일계 플랫폼 기업 딜리버리 히어로에 43억 달러에 매각됐다.해설배달의민족 창업자인 김봉진 전 회장은 2019년 회사를 딜리버리 히어로에 매각하면서 1년간 동종 업계에서 경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 기간이 끝나자 그가 맞춤형 숙박 예약 스타트업 스테이폴리스를 인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