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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글기자

    가자지구 구호 작업에 중립적 기구가 나서야

    하마스의 공격으로 촉발된 가자지구 분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연일 비극적인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지구 내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극심한 기아 상황에 직면한 게 문제다. 공중 투하된 구호품이 미처 펴지지 못한 낙하산 때문에 민간인에게 부상을 입히기도 하고, 해상에 뿌려진 구호품을 건지려다 익사한 이들도 있었다.이스라엘군과 하마스의 교전 때문에 지구 내 대부분의 육로가 봉쇄되면서 구호물품 수송과 배급이 거의 끊겼다. 설상가상으로 오랜 기간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 활동을 주도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사업기구(UNRWA)는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고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이 기구는 1948년 아랍-이스라엘 전쟁의 난민들에게 긴급 구호물자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지금은 직원 3만 명의 거대 조직으로 커져 팔레스타인 준정부 기능까지 수행해왔다. 그러나 하마스의 공격에 UNRWA 직원 12명이 직접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으며 중립성에 논란이 일고 있다. UN이 직접 조사단을 파견해 연루된 직원을 즉각 해고했으며, 여러 국가가 원조를 기약 없이 중단한 후 운영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이스라엘은 UNRWA 직원 10% 이상이 하마스와 지하드에 연루돼 있다며 완전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 UNRWA가 국제사회의 신뢰를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전쟁의 당위성은 당사자가 아닌 이상 분별하기 어렵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민간인은 보호받을 권리가 있으며, 국제사회는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UNRWA는 의혹을 불식할 수 있는 내부 개혁과 자구 노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최선호 생글기자(청심국제고 3학년)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삶과 죽음,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는 낯선 이야기

     멕시코 작가 후안 룰포는 생전에 단편집 <불타는 평원>과 장편소설 <페드로 파라모> 단 두 권만 발표했다. 단편집은 별다른 반향이 없었으나 1955년에 발표한 <페드로 파라모>는 라틴 아메리카 문학사의 영원한 고전으로 불리며 1967년에 영화화되었고, 다양한 음악의 테마가 되었다. 수십 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끊임없이 읽히고 있다.룰포는 6세 때 아버지가 피살되는 아픔을 겪었다. 13세 때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자 고아원에 들어갔다가 친척 집을 전전해야 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어려운 환경에 굴하지 않고 중등 과정과 대학 과정을 청강하며 실력을 쌓았다. 21세 때 내무부 이민국에 다니면서 틈틈이 창작 활동을 해 세계적인 문학가 대열에 올랐다.룰포가 30년 만에 찾은 고향에서 하룻밤을 보낼 때 얻은 영감으로 쓴 <페드로 파라모>는 책장을 넘기자마자 라틴아메리카의 향취를 듬뿍 풍긴다 “코말라에 왔다. 이곳은 내 어머니의 남편 페트로 파라모라는 사람이 살고 있다는 마을이다”로 시작할 때부터 이국적이면서 비틀린 관계 속에 끌려 들어가게 된다. 나 후안 프레시아도를 코말라로 인도한 마부와 마부가 소개한 사람, 나는 둘을 분명히 만났으나 그들은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인 듯하다. 텅 빈 유령 마을 어디선가 사람인 듯 유령인 듯한 인물들이 계속 나타나 말을 한다. 혼돈으로 이끄는 모호한 이야기아버지 페트로 파라모의 행적을 좇는 프레시아도의 움직임이 계속되다가 어느 순간 다양한 화자가 등장한다. 70편의 짧은 글로 구성된 소설은 회상이 이어지기도 하고, 다른 인물이 이야기를 끌어가기도 한다. 전반부는 1인칭 화자가 이

  • 생글기자

    '리얼리티 쇼'도 소중한 K-컬처의 일부다

    요즘은 지상파 TV,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가릴 것 없이 리얼리티 쇼가 붐이다. 각본 없이 실제 상황 그대로를 보여주는 ‘관찰 카메라 쇼’의 매력에 사람들이 흠뻑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리얼리티 쇼 중에서 대세를 이루는 게 ‘연애 리얼리티’다. 연애라는 소재는 연령에 관계없이 시청자를 TV 앞으로 잡아끄는 마력이 있다. 여기에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 출연하기 때문에 그들의 실제 이야기와 구애 과정 등에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리얼리티 쇼 부문은 연애라는 키워드가 꽉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문제는 모든 리얼리티 쇼가 연애 키워드에 집착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연애에 가족애라는 소재를 엮은 <연애남매>라는 프로그램이 나올 정도다.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나 역시 이렇게 비슷하게 만들어지는 프로그램에 싫증이 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TV 프로그램은 하나의 소재가 인기를 끌면 그쪽으로 너무 과도하게 쏠리는 경향이 있다.TV 프로그램도 콘텐츠 산업에서 중요한 요소다. 콘텐츠 구성과 제작의 경쟁력은 그 나라 문화 산업의 경쟁력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TV 리얼리티 쇼도 이제 연애가 아닌 또 다른 ‘관계’에서 소재와 공감을 끌어내려는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를 들어 우정, 동료, 가족 등 다양한 관계에서 리얼리티 쇼의 주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좀 더 확장된 주제는 일반 출연진에게도 새로운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시청자가 관심을 느낄 색다른 주제와 서사, 재미를 가진 다양한 리얼리티 쇼를 만든다면 K-컬처의 매력도는 한층 더 올라갈 것이다.조예준 생글기자(대전대신고 2학년)

  • 생글기자

    초고령화 사회…세대 간 소통 늘릴 공간 필요

    얼마 전 한 아파트 단지 앞을 지나며 요양원 건립 반대 시위를 보게 됐다. 자신들의 아파트 앞으로 요양원이 들어와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사람들은 요양원이 들어오면 주변에 칙칙하고 우울한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나도 작년 봉사 차 들른 요양원에서 이런 분위기를 느꼈기 때문에 아파트 주민들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하지만 세상의 모든 요양원이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만 할까? 영어 수업 때 읽은 지문에 따르면 미국 시애틀의 한 요양원은 달랐다. 이 요양원은 1년 365일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시끌벅적함으로 가득하다고 한다. 이 시설에서 운영하는 특별 프로그램인 세대 간 학습센터(Intergenerational Learning Center) 덕분이다.ILC 프로그램은 요양원 내 어린이집이라고 할 수 있다. 평균연령 92세의 요양자와 5세 남짓한 어린아이가 함께 봉사, 미술 수업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 대개 90세가 넘으면 삶의 무료함을 많이 느끼고 죽음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한다지만, 이 요양원에서만큼은 자신을 잘 따르는 어린아이 한 명이 삶의 이유가 될 수 있다고 한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또래보다 높은 사회적 인지능력을 갖게 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내년이면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는 우리나라도 이런 프로그램을 개발함으로써 고령자의 무기력함을 덜어줘야 한다. 많은 고령자가 아무것도 하고 싶은 욕구가 없는 채로 여생을 보는 것만큼 우리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김도경 생글기자(대원국제중 3학년)

  • 경제 기타

    중앙은행이 지급준비율 조정할때 변동되죠

    시중에 유통되는 통화량은 중앙은행이 발행한 본원통화로부터 은행의 예금창조 과정을 거쳐 그 크기가 결정된다. 통화승수는 이처럼 중앙은행이 발행한 본원통화로부터 파생되어 시중에 유통 중인 통화량 사이의 비율을 말한다. 따라서 본원통화에 통화승수를 곱하면 현재 한 나라 안에서 유통되는 통화량이 결정되는 것이다. 통화량을 변동시키기 위해서는 본원통화의 양을 조절하거나 통화승수의 크기를 변경시키면 된다. 이번 주에는 통화승수가 결정되는 과정과 이로 인해 통화량의 크기가 결정되는 과정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통화승수는 예금창조 과정을 통해 결정된다. 일반 국민이 보유한 현금이 은행에 예금되고, 은행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그중 일부를 대출하면서 예금창조가 이루어지면 시중의 통화량은 처음 공급된 통화인 본원통화에 비해 증가하게 된다. 예금창조가 크게 일어나면 시중 통화량도 많아지므로 통화승수도 커지지만, 반대로 예금창조가 작게 이루어지면 통화승수는 작아진다.만약 국민들이 지금 즉시 결제 대금으로 사용할 현금이 아니라면 모두 은행에 예금하고, 은행은 이 돈에 대해 법정지금준비금만 현금으로 남겨두고 나머지는 모두 대출하는 과정을 반복한다면 예금창조의 크기는 최대가 되어 통화승수도 최대가 된다. 통화승수가 최대로 결정되는 과정을 간단한 예시를 들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법정지급준비율을 10%로 가정해보자. 일반 국민은 현금을 보유하지 않고 모두 예금하고, 은행은 법정지급준비금만큼만 현금을 보유하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본원통화를 100원 발행하면 이 현금은 일반 국민을 거쳐 은행에 모두 예금된다. 은행은 법정지급준비율에 해

  • 커버스토리

    '뉴 스페이스' 시대…한국의 미래는?

    지난 2월 미국의 인튜이티브머신스가 민간 우주 기업으로는 세계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했습니다. 우주 개발이 정부가 주도하던 ‘올드 스페이스(Old Space)’에서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New Space)’로 바뀌는 상징적 장면입니다. 뉴 스페이스 시도는 아니지만, 일본은 그보다 한 달 앞선 지난 1월 탐사선을 달에 안착시켜 세계 다섯 번째 달 착륙 국가가 됐습니다.우리나라도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한국 최초의 달탐사선 다누리호는 이미 달 궤도를 돌고 있으며, 독자 기술의 우주 발사체 누리호는 작년 실용위성을 싣고 성공적으로 날아올랐습니다. 다음 달 27일에는 숙원 과제인 우주항공청이 드디어 문을 엽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걱정이 크다고 합니다. 한국만의 전략 분야 부재에, 경남 사천 청사 주변의 인프라 미비, 상대적으로 낮은 직원 처우 등 문제 때문입니다.이런 와중에 우주 기업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는 “7년 안에 인류가 화성에 착륙할 수 있다”고 장담했고, “2050년에는 인구 100만 명의 화성 도시를 건설한다”는 목표도 재확인했습니다. 인류를 실어나를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이 3번이나 발사에 실패했는데도 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습니다. 이런 민간의 창의와 도전이 모여 여러분이 40대가 될 때 화성에 100만 명 도시가 건설될 것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뉴 스페이스가 왜 등장했는지, 한국에서 뉴 스페이스 생태계의 조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등을 4·5면에서 살펴봤습니다.여러분이 40대 될 때 화성에 100만 도시민간의 창의와 도전 없이는 불가능하죠화성 탐사를 소재로 한 영화 <마스(Mars)>가 2016년에 개봉했을 때 사람들은 흥미진

  • 과학과 놀자

    알레르기 유발 분자 억제…당뇨·비만에도 효과 기대

    "이 음식에 땅콩 들어 있나요?" 식품 알레르기 환자들의 메뉴 주문은 늘 질문으로 시작한다. 음식을 조금만 잘못 먹어도 온몸에 두드러기가 올라오고, 입술이 부푸는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호흡곤란까지 일어난다. 피하는 것 외에는 마땅한 치료법도 없다. 알레르기 환자들이 외식할 때마다 조마조마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최근 환자들의 걱정을 덜어줄 소식이 나왔다. 식품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치료제가 등장한 것이다.몸은 해로운 물질이 체내에 들어오면 이를 항원으로 인식하고 항체를 만들어내면서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식품 알레르기는 면역계가 해가 없는 특정 음식 성분을 항원으로 인식하면서 비정상적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식품 알레르기는 성인보다 소아 유병률이 높으며, 일반적으로 소아의 6~8%, 성인의 1~2%가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음식은 다양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우유, 달걀, 땅콩, 견과류, 생선, 갑각류, 콩, 밀, 참깨 등 아홉 가지를 식품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나라마다 차이가 있는데 미국과 영국은 땅콩·갑각류 알레르기가 흔하지만, 국내에서는 우유·달걀이 알레르기의 주요 원인이다. 과학자들은 국가마다 유전적·환경적 이유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식품에 차이가 난다고 보고 있다.식품 알레르기 반응은 피부가 가렵거나 두드러기가 나고, 입술이 부풀어오른다. 구토와 설사 증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심하면 호흡곤란과 어지럼증, 혈압 저하 등 아나필락시스까지 나타날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 환자의 약 35%는 식품 알레르기가 원

  • 숫자로 읽는 세상

    "대학 갈아탈 기회" 의대 증원에 편입시장 '들썩'

    “의대 증원으로 대학 커트라인이 낮아진 지금이 대학 간판을 업그레이드할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신입생이 아닌 3학년으로 더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는 ‘편입’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판단했어요.”경남권 공대에 재학 중인 최씨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며 인터넷 강의로 일반 편입을 준비하고 있다. 인서울 편입학이 목표다.지난 14일 입시업계는 편입을 준비하는 학생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에듀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편입에 지원한 인원은 2022년 2만9812명에서 2023년 3만9682명, 2024년 4만7705명으로 빠르게 늘었다. 경쟁률은 같은 기간 16.5 대 1, 19.6 대 1, 26 대 1로 뛰었다.학생들에게 일반 편입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학년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공부해야 하는 과목이 문과는 영어, 이과는 영어와 수학으로 수능보다 훨씬 적어 준비가 비교적 수월한 것도 장점이다.편입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학교도 늘고 있다. 일반 편입 인원은 2019년까지만 해도 1309명에 불과했다. 이후 조금씩 늘긴 했지만 2020년 1519명, 2021년 1493명으로 1300~1500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 의대 열풍 등으로 N수 수험생이 많아지고, 이들의 중도 이탈로 편입 모집 인원이 1800~2000명으로 늘었다. 작년부터 약대 편입이 신설된 영향도 있다. 에듀윌이 올해 2월 편입 설명회를 연 결과 신청자가 전년 동기 대비 26.1% 증가했다.입시업계에서는 의대 정원이 확대되면서 학교 간 ‘연쇄 이동’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정원 확대로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이공계에서 2000명이 빠져나가면 그 빈자리는 성균관대·한양대·서강대에 갈 학생이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