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양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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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삶의 기초가 되는 인문학, 여전히 중요하다
요즘 이공계에 진학하려는 학생 수는 증가하는 반면, 인문계열로 가려는 학생 수는 줄고 있다. 내가 재학 중인 부산 예문여고에선 고교학점제를 시행하고 있어 인문·사회계열과 자연·공학계열의 학생 수 차이를 바로 알 수 있다. 인문·사회계열 학생은 전체 158명 중 72명으로 절반도 되지 않는다. 인문학이 현실의 우리 삶에 얼마나 유용할지 학생들조차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하지만 옛 사람들은 역사, 언어 등과 같은 인문학을 자연과학에 비해 더 중시했다. 역사 속에서 칭송받는 위인 또한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의 기틀을 마련한 인문학자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산업화가 가속화되면서 인문학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급속히 줄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문학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학생들은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미래를 방황하는 일까지 생기기 시작했다. 순수학문을 하고 싶지만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의 미래를 정하지 못하는 것이다.그렇다면 정말 인문학은 현대사회에 크게 필요치 않은 학문일까? 나는 단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인문학은 우리 사회의 기본 질서를 만들고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지게 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통찰력을 제공하는 학문이다. 현대인의 사고 체계와 삶의 방식도 인문학의 발전을 바탕으로 형성된 것이다. 인문학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 삶 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이런 인식 없이 현실적인 금전적 이유로 인문학 전공을 기피한다면 우리 삶 역시 갈수록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송지수 생글기자(예문여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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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재일교포의 처절한 삶, 사랑으로 이겨내다
일본을 ‘멀고도 가까운 나라’라고 부른다. 우리나라를 식민 지배한 일본은 역사를 왜곡하고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등 갖가지 사안으로 우리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나라다. 그런가 하면 일본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찾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K팝과 K드라마에 심취한 일본 젊은이들이 한국을 많이 찾는 것도 근래의 새로운 풍경이다.1910년 한일합방 이후 많은 조선인이 일본으로 건너가거나 끌려갔다. 1945년 일본이 우리 땅에서 떠났지만, 공산 정권이 들어선 북한이나 혼란을 겪다가 전쟁이 터진 남한으로 돌아오는 일은 쉽지 않았다.<파친코>는 1910년부터 1989년까지 4대에 걸친 재일 한국인의 삶을 담은 소설이다. 두 권으로 구성된 이 소설에 재일교포들이 일본에서 겪은 고난과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민진 작가는 7세 때 미국으로 이민 가서 예일대 역사학과와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기업 변호사로 일했다. B형간염으로 건강이 나빠지면서 변호사를 그만두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첫 장편소설 <백만장자들을 위한 공짜 음식>이 11개국 언어로 번역되고 여러 상을 받았다.세계적 화제작으로 떠오르다두 번째 장편소설 <파친코>는 대학교 3학년 때인 1989년에 구상해 쓰고 고치기를 거듭했다. 2007년 일본계 미국인 남편이 도쿄로 발령 나 일본에서 지내며 조선계 일본인 수십 명을 인터뷰한 뒤 다시 썼다. 2017년에 <파친코>가 출간되자 75개 이상의 주요 해외 매체가 ‘올해의 책’에 이름을 올리면서 세계적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2022년 애플TV에서 드라마로 만들어 또다시 화제가 되었다.4대에 걸친 삶의 여정을 담은 만큼 <파친코> 1, 2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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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 기타
환율이 오르고 내리는 이유
주니어 생글생글 제113호 커버 스토리 주제는 환율입니다. 해외여행과 해외 직구, 수입품 가격 등을 예로 들어 환율 변화가 우리 경제와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습니다. 환율이 오르고 내리는 이유도 설명했습니다. 꿈을 이룬 사람들의 주인공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입니다. 항공우주 과학자를 꿈꾸던 소년 시절부터 6·25 전쟁 참전을 거쳐 달에 첫발을 내딛기까지 암스트롱의 일대기를 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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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기타
나폴레옹의 대륙봉쇄, 자신을 겨눈 총구 됐다
예술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을 주저앉히는 방법은 간단하다. “호모사피엔스 역사 이래 최고의 재능” 같은 찬사를 안겨주면 스스로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대부분 다음 작품에서 망한다. 최악의 경우 데뷔작이 대표작이자 은퇴작이 되기도 하는데, 대중음악에서는 이런 경우를 ‘원 히트 원더(one-hit wonder)’라고 부른다. 악취미가 아니라 그냥 그렇다는 얘기다.중견 이상부터는 쉽지 않다. 칭찬도 제법 받아본 터라 매체에서 하는 소리도 가려들을 줄 알고 어느 정도 깜냥도 계산된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확실하게 통하는 필살기가 있으니 ‘거장’ 타이틀을 달아주는 거다. 증세는 심각하다.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고 뭐든 거장답게 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 끝에 닭 잡을 때 소 칼을 쓰고, 가벼운 패스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강슛을 날린다.얼마 전 개봉한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의 <나폴레옹>을 보며 든 생각이다. <나폴레옹>은 러닝타임이 무려 158분인 방광 압박 영화다. 시작하고 한 시간 동안 끔찍했다. 프랑스대혁명을 다루고 있는데, 아는 사람에게는 아는 얘기라 지루하고 모르는 사람에게는 몰라서 수면제다. 집에 갈까 생각할 무렵 아우스터리츠 전투가 나왔다. 프랑스 대 오스트리아·러시아 황제가 한판 붙어 ‘삼제회전(三帝會戰)’이라 불리는데, 한겨울 날아든 포탄이 호수의 얼음을 깨면서 말과 사람이 무더기로 빠져 들어가는 장면은 압권이다. 속으로 소리쳤다. “이거라고요, 감독님. 내가 보고 싶었던 것은.” 나뿐이 아니었을 것이다.관객들이 기대한 것은 인간 나폴레옹에 대한 ‘거장다운 성찰’이 아니다. ‘전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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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물가 오름세가 둔화되는 현상을 표현한 말이죠
미국 중앙은행(Fed)에서 대표적 매파(통화 긴축 선호) 인사로 분류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방준비은행 총재(사진)가 “현재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 둔화)이 계속되는지가 명확해질 때까지 금리를 장기간 동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2024년 5월 9일 자 한국경제신문-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언제 금리인하에 나설지는 전 세계 경제의 최대 관심사입니다. 미국의 금리 결정에 따라 글로벌 자금이 움직이고, 돈의 이동이 전 세계 경제의 방향성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이처럼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물가를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입니다. 물가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 앞에 ‘반대’란 의미의 접두사인 ‘dis’가 붙은 것으로,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는 것을 의미합니다.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상승하는 것을 뜻하지요. 디스인플레이션도 물가가 오르고 있다는 점에선 인플레이션과 같습니다. 다만 그 오름폭이 점차 줄어드는 것을 말하지요. 7%이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 3%로 떨어지면 디스인플레이션입니다. 예를 들어 2022년 6월 전년 동월 대비 9.1%에 달하던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올해 3월 기준 3.5%까지 떨어진 미국은 이미 디스인플레이션이 진행 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신호가 금리를 인하할 만큼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카시카리 총재의 판단입니다.여기서 많은 학생이 헷갈려하는 것이 디스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deflation)의 차이입니다. 디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의 반대 개념으로 물가가 ‘하락’하는 것을 말합니다. 아예 물가상승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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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시사경제
'불닭볶음면' 삼양식품 몸값, 농심 제쳤다
‘불닭볶음면’으로 매운맛 열풍을 일으킨 삼양식품이 시가총액에서 라면업계 ‘부동의 1위 기업’ 농심을 제쳤다. 삼양식품 주가는 지난 10일 전날보다 5% 오른 32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종가를 기준으로 한 시총은 2조4520억원을 기록했다. 농심은 1.26% 상승한 40만2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시총은 2조4483억원으로 삼양식품보다 37억원 뒤처졌다. 라면주 매출 1등은 농심…시총은 ‘막상막하’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몸값은 시총으로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시총은 전체 주식의 가치를 시장가격으로 평가한 금액을 뜻한다. 주가에 발행 주식 수를 곱하면 구할 수 있다. 주가는 매일 변하기 때문에 시총도 매일 바뀐다. 예를 들어 지난 10일 삼성전자 종가는 7만9200원, 주식 수는 59억6978만2550주였다. 이날 삼성전자 시총은 두 값을 곱한 472조8067억7796만원이 된다.한국거래소가 개별 종목 시총을 집계하기 시작한 1995년 이후 농심은 라면 제조기업 중 시총 1위를 지켜왔다. 1년 전만 해도 농심 시총은 삼양식품의 세 배였다. 하지만 이후 농심 주가는 제자리걸음한 반면 삼양식품은 180% 가까이 뛰었다.물론 매출로 봐서는 농심이 여전히 삼양식품을 압도한다. 지난해 농심 매출은 3조4106억원, 삼양식품은 1조1929억원으로 세 배 격차가 난다. 다만 시총은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얼마나 대접받고 있는지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농심 내부에서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시총은 특정 종목만이 아니라 전체 주식시장의 값어치를 따질 때도 활용된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모든 종목의 시총을 더하면 그날그날 유가증권시장 시총을 구할 수 있다. 국가별 시총을 보면 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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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우리집 살림 팍팍한데…성장률 서프라이즈라고?
정부도 놀라고 한국은행도 놀랐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어리둥절해했다.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 얘기다. 전 분기 대비 1.3%로 2021년 4분기(1.4%) 후 최고치였고, 전문가 추정치(0.5~0.6%)의 두 배가 넘었다. 물가가 너무 올라 외식하기도 겁나고 대출이자 갚느라 허리가 휘는데, 경제성장률은 ‘서프라이즈’라니. 나만 먹고살기 힘든 걸까.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에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GDP와 GNI의 차이우선 국내총생산(GDP) 통계에 허점이 있다. GDP는 한 나라의 경제 상황을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GDP가 큰 폭으로 늘었다면 나라 경제가 큰 폭으로 성장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GDP가 곧 국민소득은 아니다. 국민총소득(GNI)이라는 별도의 지표가 있다.GNI는 GDP에 교역조건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교역조건은 쉽게 말하면 수출품과 수입품의 가격 비율이다. 만약 반도체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 가격이 하락하고 석유 등 주요 수입품 가격이 상승하면 실컷 수출하고도 외국에서 사 올 수 있는 물건이 별로 없게 된다. 이런 경우 GDP가 늘어도 GNI는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작년 하반기부터 교역조건이 개선되고 있어 최근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의 괴리를 교역조건 악화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배고픔과 배아픔다음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부문별 격차다. 우리 집 장사는 그저 그런데 옆집은 장사가 잘되면 박탈감을 느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이와 관련해 많이 거론되는 것이 ‘반도체 착시’다. 지난 1분기 수출은 1637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8.3% 늘었다. 하지만 반도체를 빼면 증가율이 1.6%로 떨어진다.수출의 온기가 내수까지 퍼지는 연결고리도 약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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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세상
선생님을 위한 제자들의 연주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인천 미추홀구 인명여고에서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선생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연주회를 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