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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혁명의 불길 속에서 소용돌이치는 복수와 희생

    가장 많이 팔린 소설,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역사소설, 대중문화에 가장 영향을 끼친 소설. 찰스 디킨스가 1859년에 발표한 <두 도시 이야기>를 수식하는 문장들이다. 찰스 디킨스 자신이 “내가 썼던 작품 중 최고의 이야기”라고 한 <두 도시 이야기>는 지금까지 2억 부 이상 판매되었다.우선 영국 작가가 프랑스대혁명 시기의 런던과 파리를 무대로 삼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독서를 시작해야 한다. 1789년 프랑스대혁명은 1830년 7월 혁명과 1848년 2월 혁명으로 이어지면서 정치권력이 왕족과 귀족에서 자본가계급으로 옮겨지는, 역사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시기를 불러왔다.혁명 초기에는 언제나 그렇듯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 그 상황을 찰스 디킨스는 “최고의 시간이면서 최악의 시간이었다. 지혜의 시대였지만 어리석음의 시대이기도 했다”고 묘사했다. 바스티유 감옥이 습격당하고 국왕 루이 16세가 단두대에서 처형되던 시기에 프랑스의 많은 귀족이 영국으로 피신 가고 재산을 반출시킨 일이 소설의 주요 골격이다.루시를 사랑하는 두 남자귀족의 모함으로 18년간 바스티유 감옥에 갇혀 있던 프랑스인 의사 마네트 박사와 아름다운 딸 루시. 겨우 석방된 두 사람이 영국으로 향할 때 텔슨은행의 직원인 영국인 자비스 로리가 동행한다. 로리는 마네트 일가의 후견인으로 끝까지 마네트 박사와 루시를 돕는다. 루시를 사랑하는 두 명의 남자, 프랑스인 찰스 다네이와 영국 변호사 시드니 카턴, 이들은 언뜻 보면 쌍둥이로 착각할 만큼 닮았고 이것이 소설 속 중요한 장치가 된다.이들 다섯 사람은 프랑스에서 같은 배를 타고 영국으로 향한다. 영국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찰스

  • 커버스토리

    질주하는 코끼리…인도의 경쟁력은?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이 4조3398억 달러에 이르러 일본을 제치고 세계 4위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일본의 퇴보도 주목을 끌지만, 그 이상으로 급성장하는 인도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연간 7%씩 성장하는 인도 경제는 2027년에는 독일까지 추월하며 미국, 중국에 이어 GDP 기준 세계 3위 국가에 오를 전망이라고 IMF는 덧붙였습니다. 인도 하면 코끼리가 떠오르는데요, 이런 성장 속도를 보면 거대한 몸집의 코끼리가 질주하는 느낌이 듭니다.경제뿐이 아닙니다. 인도는 중국의 패권 도전을 막으려는 미국의 세계 전략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합니다. 미국은 2021년 아시아·태평양지역 안보협의체 쿼드(QUAD)를 출범할 때 일본, 호주와 함께 인도를 가입시키는 등 인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서방도 사회주의권도 아닌 제3세계 중심국 정도이던 인도에 세계적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지요.우리에게도 인도는 중요한 나라가 되고 있습니다. 중국 내 인건비 상승과 기술 발전으로 중국과 분업을 통한 협력이 어려워지고 있어 공장 설립 등 해외투자를 중국 이외 지역으로 돌릴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한국이 수출 5위국으로 도약하려면 인도 등으로 수출 지역을 다변화해야 합니다. 인도 경제가 급부상한 요인이 무엇인지, 경제성장 이론에선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인도의 취약점은 무엇인지 등을 4·5면에서 살펴봤습니다."21세기는 인도의 시간" 전망 많아요경제개혁, 젊은 노동력에 신냉전 수혜도인도는 2009년만 해도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세계 10위 밖이었습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집권한 2014년 세계 10위권에 진입한 이후 경제발전 속도가 가

  • 시사 이슈 찬반토론

    실업급여 반복 수급, 이대로 괜찮은가

    근로자들이 실직하면 실업급여(구직급여)를 받는다. 월급 기준으로 직원과 회사(사용자)가 법에 정해진 일정 비율의 고용보험료를 낸 결과다. 의무가입의 사회보험이다. 정년퇴직을 포함해 근로자가 실직하면 일한 기간에 따라 4~9개월의 이 실업급여를 받는데, 반복해서 받을 수 있다. 결국 고용보험 운영을 위한 기금이 부족해져 정부 예산으로 메꾸고 있다. 실업급여를 반복적으로 받을 수 있게 하면서 기금도 모자라고, 일부러 재취업을 기피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정부가 ‘5년간 3번’ 실업급여를 받을 경우 세 번 째에는 받는 돈을 절반만 주는 쪽으로 규정을 바꾸기로 했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개선이 안 된다는 여론도 비등하다. 과도한 실업급여 때문에 재취업을 회피한다는 도덕적 해이 지적까지 생기는 반복 실업급여 수급, 이대로 내버려둘 일인가. [찬성] 핵가족·1인 가구 시대 실업 '최악 상황'…사회안전망 강화는 현대 국가 트렌드현대사회 도시 생활 근로자들에게 일자리가 무엇인지,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근본적 질문부터 던져야 한다. 씨족 기반의 전통적 농경사회나 공동체 생활이 보편적이던 전근대의 삶과는 너무도 달라졌다. 현대 산업사회는 전문화·분업화를 기반으로 개인화가 진행되고 있다. 경제가 발달하고 사회가 고도화되고, 도시화가 심화될수록 1인 가구의 비중도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농어업 기반의 공동체가 아닌 이런 사회에서 실업은 곧 생존의 직접적 위협을 의미한다. 의식주를 나누며 함께 살펴줄 이웃은 물론 가족조차 없는 상황에서 실업은 절체절명의 위기로 내몰린다.한국의 경제가 발전했다지만 많은 핵가족과 1인 가구에는 저축

  • 경제 기타

    경제 성장·안정 위해 정부 역할도 중요해요

    지금까지 시장경제에 이어 국가경제의 작동 원리를 학습했다. 이 중 국가경제 부문은 실물경제와 화폐경제로 나누어 살펴봤다. 국가경제와 관련해 살펴볼 남은 주제는 실물경제에서 발생하는 경기변동을 줄이는 방법과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한 방법이다. 우리가 사는 현실 경제체제는 자본주의 경제이므로 경기변동을 줄이거나 지속해서 성장하기 위해 시장경제를 벗어나면 안 된다. 그러나 시장실패와 불평등한 소득분배가 발생하는 것처럼 시장경제 안에서 심각한 경기변동과 저성장 내지는 성장하지 못하는 경제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경우 국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 경기변동을 줄이거나 경제를 성장시키는 국가의 개입을 ‘거시경제정책’이라고 하는데, 이번 주부터는 몇 주에 걸쳐 거시경제정책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국가경제의 발전을 위해 국가가 경제에 개입하여 경제 각 분야의 문제점을 완화하거나 조정하는 등의 각종 활동을 ‘경제정책’이라고 한다. 경제정책은 정부가 중심이 되어 실시하지만, 중앙은행이나 지방자치단체, 일부 공공기관이 주체가 되기도 한다. 경제정책에는 국가에 의한 재화와 서비스의 직접 공급부터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정책, 독과점기업의 폐해를 막기 위한 공정거래정책, 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노동정책 등 다양한 정책이 있다. 이 중 거시경제정책은 경제안정화정책과 경제성장정책으로 나뉜다. 경제안정화정책은 경기변동의 진폭을 줄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도모하고자 하는 정책이고, 경제성장정책은 저성장을 탈피해 경제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정책이다.거시경제정책은 정책을 운용하는 중점 대상이 무엇인지에 따

  • 교양 기타

    50년간 벼슬하며 존경받은 비결 [고두현의 아침 시편]

    면앙정가(仰亭歌)송순인간 세상 떠나와도 내 몸이 겨를 없다.이것도 보려 하고 저것도 들으려 하고바람도 쐬려 하고 달도 맞으려 하니밤일랑 언제 줍고 고기는 언제 낚고사립문은 누가 닫으며 떨어진 꽃은 누가 쓸까.아침이 부족하니 저녁이라 싫겠는가.오늘이 부족하니 내일이라 넉넉하랴.이 산에 앉아 보고 저 산에 걸어 보니번거로운 마음에 버릴 일이 아주 없다.쉴 사이 없거든 길이나 전하리라.다만 푸른 지팡이만 다 무디어 가는구나.(생략)* 송순(宋純, 1493~1582) : 조선 중기 문신.송순(宋純)의 ‘면앙정가’는 그가 41세에 관직에서 잠시 물러나 고향 전남 담양에 내려와서 지은 가사(歌辭)입니다. ‘면앙정(仰亭)’은 그가 지은 정자 이름이자 호(號)이기도 하지요.이 작품은 “반복·점층·대구법 등으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살리고 경치 또한 실감나게 묘사한 절창”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첫 부분의 서사(序詞)에서는 면앙정이 있는 제월봉의 모습을 묘사했고, 두 번째 부분인 본사(本詞)에서는 면앙정에서 바라본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했죠.사립문은 누가 닫고 떨어진 꽃은…본사의 앞부분에서 시선을 먼 곳으로 점차 이동하며 근·원경, 뒷부분에선 면앙정의 사계 풍경을 그렸습니다. 마지막 결사(結詞) 부분은 “이렇게 지내는 것도 모두 역군은(亦君恩, 역시 임금의 은혜)이샷다”라며 유학자로서의 충절을 표하고 있군요.위에 인용한 부분은 ‘면앙정가’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구절입니다. 우리말의 묘미를 절묘하게 살려냈다는 평을 듣지요. 속세의 번거로움에서 벗어났지만 자연을 향유하느라 한가로울 겨를이 없다는 대목이 시인의 내면

  • 생글기자

    안정적 농수산물 공급은 정부의 책무

    정부가 김 가격 안정을 위해 수출 물량을 내수로 돌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수출 호황으로 국내 김 재고가 부족해지자 수출량을 줄이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물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김밥용 마른김의 평균 도매가격은 한 속(100장)당 1만89원까지 올라 전년 동월 대비 80.1% 상승했다. 김 도매가격이 1만원을 넘어선 것은 2004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국내 김 생산량은 1515만 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8% 늘었다. 그럼에도 국내 김 가격이 상승한 것은 수출로 인해 국내 재고가 상대적으로 부족해졌기 때문이다.‘금사과’ 사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 농수산물 물가는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전반적으로 국내 농수산물의 수출이 늘어나면서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식품의 양이 줄어들고 가격도 강세를 띤다. 김은 해외에서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검은 반도체’ ‘바다의 반도체’라고 불리기까지 한다. 이런 식품을 정작 국민이 이용하려고 하니 비싼 가격 때문에 쉽지 않은 것이다.사과값 강세는 봄철 냉해·서리 등으로 착과 수가 줄고, 여름철 집중호우로 낙과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 수확기에는 탄저병·겹무늬썩음병 등 사과 품질에 문제가 생겼다. 이는 자연의 법칙에 따른 것이라 어쩔 수 없어 보인다. 하지만 김의 경우 정부가 충분히 수량을 조절할 수 있는 일 아닐까.정부는 소비와 관련한 국민 편익을 고려하며 수출 시장을 면밀히 들어야봐야 한다. 자연재해가 생기더라도 이전에 생산된 농수산물이 시장에 풀릴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소동혁 생글기자(대일고 1학년)

  • 생글기자

    입시 때문에 학교 떠나는 일 없었으면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사회적 관계를 맺으려는 욕구를 가진다. 이 욕구는 사회집단에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로 발전한다. 인간은 자신이 어떤 집단의 구성원이며, 그 집단에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할 때 안정감을 얻고 행복을 느낀다. 청소년도 친밀감과 같은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주변 친구에게 의존한다. 학교에서는 교실, 동아리, 학생회 등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수학여행, 학교 축제 등과 같은 행사에서도 마찬가지다.그런데 최근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소속감 부재가 청소년 사이에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부적응의 이유도 있겠지만, 눈에 띄는 것은 대학 정시 입시에 집중하기 위해 자퇴하는 청소년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의대 정원 확대 등 변화하는 대입 제도에 맞추기 위해 학교생활을 포기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여기서 고민이 생긴다. 학교생활에 만족하며 행복한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지만 본인이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 이와 반대로 학교를 떠났을 때 소속감을 잃을 수 있지만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어떤 선택이 바람직할까.결론은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학교생활을 잘하고 있는 학생이 학교를 떠났을 때 소속감의 부재가 얼마나 클지는 알 수 없다. 이런 경험이 자칫 인생을 원치 않는 방향으로 이끌 수도 있다. 대학 입시를 넘어 더 큰 삶의 자산을 쉽게 포기해서도 안 될 것이다. 이런 풍조가 확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조예준 생글기자(대전 관저고 2학년)

  • 과학과 놀자

    13년·17년 주기로 성충되는 매미 동시에 나와

    지난 5월 8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매미 김치'가 소개됐다. 한국계 미국인 셰프가 만든 매미 김치는 매미를 통째로 양념과 버무린 형태였다. 이 외에도 기사에는 매미 파스타, 매미 토르티야 등 다양한 매미 요리가 열거됐다. 미국의 일간지에 때 아닌 '매미 레시피'가 나타난 이유는 미국에서 221년 만에 최대 규모의 매미 떼가 나타날 것으로 예고됐기 때문이다. 예측에 따르면 규모는 최대 1000조 마리다.매미는 생애의 대부분을 땅속에서 보낸다. 성충이 나뭇가지에 낳아둔 알에서 부화한 매미 유충은 땅으로 떨어진 다음 땅속을 파고들어가 나무뿌리의 수액을 먹고 산다. 나무뿌리 수액에는 물과 미네랄이 포함돼 있다. 유충 상태로 땅속에서 보내는 시간은 종마다 다른데, 한국에서 여름에 흔히 볼 수 있는 참매미와 말매미, 유지매미는 땅속에서 5년을 사는 ‘5년 주기 매미’다.우리는 여름마다 비슷한 크기의 매미 울음소리를 듣는데, 그 이유는 우리나라에 사는 매미 종의 대부분은 환경적 요인에 따라 2년, 4년 등 주기를 안 지키고 땅 밖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에 사는 매미는 13년이나 17년 등 긴 주기를 지니는데, 외부 요인에 상관없이 주기를 엄격하게 지킨다. 그래서 이들을 따로 ‘주기 매미’라고 분류해 부르기도 하는데, 전 세계 3400종 중 9종이 여기에 속하며 이 중 7종이 미국에 서식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매미 울음소리가 수년에 한 번꼴로 들린다.올해는 미국에서 13년 주기 매미(Brood XIX)와 17년 주기 매미(Brood XIII)가 동시에 땅 밖으로 나오는 해다. 이 두 매미가 동시에 발생한 것은 13과 17의 최소공배수인 221년 전 1803년으로, 미국의 세 번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