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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글기자

    학교생활로 보는 미국과 한국의 차이점

    글로벌화로 인해 한국 학생들도 다른 나라, 특히 미국의 학교에 궁금증이 많다. 외국계 학교를 다니는 나의 경험에서 한국과 미국 학교생활의 차이점을 살펴봤다. 가장 큰 차이는 ‘학업’ 측면이다. 미국은 첫 학기가 9월에 시작한다. 학기가 시작하면 미국 학교에서도 매 수업 주어지는 과제와 퀴즈, 시험 등으로 바쁘다. 예전엔 한국처럼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었으나 요즘은 이런 정기 시험을 실시하지 않는다. 또 학원 등 사교육이 발달하지 않아 자유 시간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한국은 수능 선택 과목을 줄이는 방향이지만, 미국 고등학교에는 과목이 30개가 넘을 정도로 교과목이 다양하다. 여기엔 대학교 1학년이 들을 수 있는 수준의 강의를 고교생에게 제공하는 AP(Advanced Placement) 과목 영향이 크다. 이런 AP 과목을 감안하면 미국 학교의 학업 수준이 한국에 뒤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 다음으로 미국 학교는 가히 스포츠에 진심이다. 대부분의 학교가 주 대회나 전국 대회에 출전하는 스포츠 팀을 여러 개 갖고 있다. 종목별로 고교리그, 주 리그 등이 활성화돼 있다. 금요일 혹은 주말이면 학교 스포츠 경기에 참여해 즐길 수 있다. 스포츠 경기 후에는 학생들끼리 서로의 집을 방문해 애프터 파티를 즐기기도 한다. 학교생활 측면을 보면 한국엔 야간 자율학습이란 게 있지만, 미국 학교는 대부분 오후 3시에 끝난다. 또 한국처럼 무상급식을 제공하진 않으며, 점심밥을 챙겨오는 것은 전적으로 학생의 책임이다. 우리나라 학교들도 설립 목적에 맞게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이도윤 생글기자(세인트폴 국제학교 1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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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역전쟁 대비한 협상카드 충분한가

    중국이 일본산 해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것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반이라며 일본이 철회를 요구했다. 최근 국정감사에선 한국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를 확대하면 WTO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해양수산부 장관의 우려가 있었다. 그러면 과연 WTO는 무역분쟁을 얼마나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하고 있을까 의문이 생겼다. 2002년 시작해 10여 년을 끈 미국과 브라질 간 ‘면화 전쟁’을 보면 이런 의문이 조금 풀린다. WTO 회원국들은 우루과이라운드(UR)를 통해 농업·서비스 분야 시장개방과 수출보조금 및 덤핑 축소에 1994년 합의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가뭄으로 어려워진 면화 농가에 최저 판매가를 보장해주고 막대한 보조금을 주기 시작했다. 이에 브라질은 UR 협정 위반이라며 제소했고, WTO는 ‘왜곡적 보조금’이라고 판결했다. 미국이 이 판결에 따르지 않자 WTO는 29억 달러 규모의 보복관세를 브라질에 허용했다. 브라질은 자국 내에서 미국의 지식재산권 일부를 폐지하겠다고 압박했고, 미국 정부는 결국 두 손 들고 브라질 면화업계에도 3억 달러가량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런 예를 보면 WTO가 무역전쟁이 벌어지지 않게 좋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피해국이 충분한 협상 무기를 갖고 있지 않으면 WTO의 구제책이 실효성이 없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개발도상국 등은 국력과 법률적 역량 부족 등으로 문제 제기조차 쉽지 않다. 브라질처럼 우리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대비책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미·중 패권 갈등, 공급망 경쟁, 러시아·북한의 도발 등으로 WTO의 역할은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최선호 생글기자(청심국제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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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4년 전 10월 26일 하얼빈 의거 잊지 말아야

    지난 26일은 뜻깊은 날이었다. 정확히 114년 전인 1909년 러시아 하얼빈역에서 안중근 의사가 대한제국 초대 통감이자 국권 침탈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날이다. 하얼빈 의거의 배경을 잠깐 살펴보자. 1905년 을사늑약으로 일본에 외교권을 빼앗긴 우리나라 국민은 본격적으로 저항하기 시작한다. 안중근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은 이토를 사살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안 의사는 이토가 중국 하얼빈을 들른다는 사실을 알고 우덕순·조도선·유동하 등과 함께 이토 저격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늘 그렇듯 예상치 못한 변수가 일어나면서 안중근을 제외한 사람들은 객사에 갇히게 되었고, 미리 하얼빈에 와 있던 안중근 혼자 이토를 저격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럼에도 안 의사는 맡은 일을 잘 수행했으며, 러시아 군인들에게 체포되는 와중에도 “코레아 우라(러시아어로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우리는 일제강점기 역사의 아픔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독립운동가의 집을 박물관으로 만들고 수능시험이나 교육과정에서 한국사를 중시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을 떠올려보면 당연한 일이다. 과거의 교훈을 되새기지 못하고 잊게 되면 잘못했던 판단이나 행위를 미래에 똑같이 반복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반대로 역사 속에서 본받아야 할 점은 현대에도 따라 배우려는 정신이 중요하다. 과거를 잊지 않고 미래를 조망하는 오늘을 사는 것이 안중근 의사 같은 훌륭한 선현의 뜻을 기리는 일이고, 그래야 역사도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것이 바로 10월 26일을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송지수 생글기자(예문여고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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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수료만 챙기는 인터넷쇼핑 중개업체 문제 많아

    마트나 백화점 등에선 판매한 물건에 하자가 있으면 환불 또는 교환을 해준다. 그런데 유독 그러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인터넷쇼핑 중개업체이다. 온라인 쇼핑을 하다 보면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자그마한 글씨로 ‘회사는 계약당사자가 아니어서 판매되는 물건에 대해 책임이 없다’는 문구가 적혀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표시한 곳이 네이버, 쿠팡과 같은 인터넷쇼핑 중개업체이다. 그런데 상당수 소비자는 네OO 등에서 물건을 샀다고 생각하지, 거기 입점한 상호도 알지 못하는 업체에서 샀다고 생각지 않는다. 또 물건을 받지 못하거나 물건에 하자가 있으면 대기업인 네OO 등이 으레 책임질 것으로 여긴다. 계약당사자가 아니어서 책임이 없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은 잘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인터넷쇼핑 중개업체는 계약당사자가 아니라는 문구만 표시하면 입점 업체와 소비자 사이의 거래 피해에 대해 아무런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이다. 이런 상황에서 입점 업체가 허위 매물을 올리거나 하자 있는 물건을 팔면 소비자는 피해를 보상받을 방법이 막막해진다. 중개 업무를 하는 다른 업종도 그럴까? 인터넷쇼핑 중개업체와 동일한 형태의 중개 업무를 하는 부동산 중개업체의 경우 매매·임대 거래 과정에서 소비자가 입을 다양한 피해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도록 법적으로 강제하고 있다. 온라인 거래는 비대면이어서 사기 등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그런데도 인터넷쇼핑 중개업체는 사실상 소비자 보호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보호 조치는 하지 않고 중개수수료만 챙기는 인터넷쇼핑 중개업체에 최소한의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 윤상규 생글기자(양정중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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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챗GPT 등장 1년, AI의 편향성 주의해야

    오픈 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공개된 지 1년이 지났다. 여러 우려들이 있었지만, 사람과 대화하듯 자유롭게 소통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챗GPT의 등장은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챗GPT는 인간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는 등 이전의 AI와는 다른 특별한 장점이 있다. 상황에 맞춰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어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을 현저히 개선한다. 이를 언어 공부에 활용하면 학습자들이 챗GPT와 대화하며 언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 챗GPT는 시나리오 작성, 이야기 만들기 등 창의적인 텍스트 생성에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많은 장점에도 편향성 등은 조심해야 한다. 챗GPT는 대화 데이터를 학습해 생성된 내용을 피드백을 받아 개선하는 과정에서 자칫 편향적이거나 혐오적인 내용도 학습할 수 있다. 적절한 모니터링과 조절이 필요한 것이다. 더 나아가면 챗GPT가 인간의 기술을 뛰어넘어 인간의 역할을 빼앗아갈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챗GPT의 발전은 끊임없이 진화하는 AI 기술의 한 예시이다. 좀 더 정교한 대화 모델로 진화시키면 인간과 기계 간의 상호작용이 더욱 원활하고 유익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챗GPT 기술은 근본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다. 그러나 강력한 만큼 적절하게 사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기술의 발전이 인류의 보다 밝은 미래를 여는 수단이 될 수 있어야 한다. 명세민 생글기자 (대전문정중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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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들의 신뢰가 기업의 생명

    유니티가 내년 1월부터 엔진 요금의 계산 방식을 대폭 바꾸겠다고 지난달 12일 밝혔다. 유니티는 상위 1000개의 모바일게임 중 약 70%에 사용됐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게임 개발 엔진이다. 유니티는 그동안 기업의 매출에 따라 라이선스 요금을 매겨왔으나, 앞으로 20만 달러(약 2억7000만 원) 이상의 게임 매출을 내면 다운로드 수마다 20센트를 걷는 런타임 요금제를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게임계에는 상당한 파장이 일었다. 먼저 요금 계산이 매우 복잡해 예측이 어려워진다. 또 광고 매출로 수익을 얻는 인디 게임사와 소형 게임사는 실수익에 반해 다운로드 수가 압도적으로 많아 이런 요금제에선 적자를 볼 게 뻔하다. 결국 지난달 25일 유니티 코리아는 공식 사과를 하며 정책을 수정했다. 대형 게임사에 대한 사항은 유지하지만, 직격타를 맞을 인디 게임사와 소형 게임사에는 정책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아직도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언제든 주주만 만족시키는 정책 변경을 감행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누리꾼들은 “유니티 전성시대의 끝을 알리는 신호”라며 여전히 비난한다. 대비책을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경쟁사인 언리얼 엔진에 관심이 쏠리고, 무료 오픈소스 엔진인 고도(Godot) 엔진의 후원금이 두 배 이상 치솟고 있다. 유니티는 소비자의 신뢰를 상당 부분 잃었다. 적자 메우기에 급급해 소비자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결과다. 단기적인 이윤을 위해 믿음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 깨진 관계는 쉽게 치유될 수 없다. 소비자의 신뢰는 기업이 최우선으로 삼는 가치여야 한다. 조수련 생글기자(성일정보고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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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 한잔 값 농가 수익 0.5%…커피 유통 바꿔야

    커피는 물 다음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음료이자 기호식품이다. 이런 커피의 소비자가격은 계속 오르는데, 커피 생산 농민들의 삶은 더 힘들어지고 있다. 커피 산업 구조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커피 산업은 크게 원두 재배·수확·정제 단계, 운송·블렌딩·로스팅 등 가공 단계, 마지막으로 커피액 추출·서비스 등 유통단계로 이뤄진다. 대부분 가족 단위의 소규모 커피 농가는 고단한 생산과정을 거침에도 수익은 처참한 수준이다. 일반 커피 한 잔의 경우 농민 수익이 0.5%에 불과하다고 한다. 반면 가공·유통·판매업자의 마진율은 93.8%로, 커피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런 수익구조를 바꾸기 위해 1988년 네덜란드의 막스 하벌라르라는 단체를 시작으로 공정무역 커피의 판매가 시작됐다. 이 단체가 공정무역 로고를 만들고 기업들이 이를 활용하면서 공정무역 커피의 판매가 촉진됐다. 공정무역 과정을 거친 커피의 경우 농민 수익이 6%로 대폭 상승한다. 중간상인을 거치는 과정과 가공·유통과정에서의 수익을 농민 수익과 제3세계의 투자에 분배한 것이다. 커피의 소비량은 늘어나지만 커피 원두 가격은 떨어지고 있다. 늘어난 생산량으로 다국적기업은 높은 부가가치를 얻는 반면, 커피 농가는 더 싼 가격에 커피를 팔아야 한다. 이와 같은 커피 산업 구조는 바뀌어야 한다. 다행히 점점 더 많은 기업이 공정무역 커피 판매에 참여하는 모습이다. 소비자도 커피의 수익 구조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제3세계 커피 농가들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으려면 우리의 노력이 절실하다. 이주복 생글기자(서천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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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범죄자의 사연·호소도 귀기울여야

    ‘OO역 칼부림 사건’이 잇따르면서 한동안 온 국민이 공포에 휩싸였다. 인간이기를 포기한 가해자들에게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입법 요청이 줄을 이었고, 호신용품 수요도 급증했다. 그런데 이런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가 20·30대의 청년이라는 점이다. 더불어 살인 예고 글을 올린 236명 중 약 절반이 미성년자였다고 한다. 이전에도 국내 발생 범죄의 약 30%는 20~30대가 저질렀다. 개중에는 사회부적응자와 정실질환자도 있었겠지만, 대부분은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사회인이었다. 자신의 꿈을 펼치고 미래를 계획해야 할 나이에 이렇게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경찰청 관계자에 따르면 20~30대 강력 범죄자 중 절반 이상은 사회에 대한 불만 때문에 ‘묻지마 범죄’를 저질렀다. 경쟁에 내몰린 학창 생활, 왕따 등 혐오 문화로 인해 자존감을 상실한 그들은 잘못된 방법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그들의 범죄 동기가 무엇인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저 범죄자들에게 어떠한 형벌을 내려야 하는지에만 관심을 쏟는다. 정치권과 정부도 겉핥기식 대책으로 일관한다는 비판을 듣는다. 강한 형벌만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의 전제 조건인지 깊이 생각지 않는다. 묻지마 폭행·살인의 범법자들이 극단적이고 잘못된 방법을 택한 것은 맞지만, 그들의 목소리를 한 번쯤은 들어주는 기회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범죄를 실행하기 전, 그들의 아픔을 공감해주고 어루만져준 이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김도경 생글기자(대원국제중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