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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합병으로 소비자 피해 보는일 없어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가 지난 2월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으면서 최종 합병까지 미국의 승인만 남겨놓게 됐다. EU 집행위는 양사의 합병에 대해 가장 까다롭게 심사하던 곳으로, 합병 과정의 가장 큰 난제를 풀었다고 볼 수 있다. 올 상반기 미국의 심사까지 통과하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지분 인수 절차가 시작되고 2년간 분리 운영 및 통합 준비를 거쳐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한다.국가 중요 인프라 산업이 구조조정을 하는 의미는 크지만, 양사의 합병으로 인한 독과점 우려는 여전하다. 양사는 한국에서 유이한 풀 서비스 캐리어(FSC)로서 합병 시 국내에 경쟁자가 사실상 없어진다.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저비용 항공사가 있지만 시장점유율에서 상대가 안 된다. 합병을 승인한 나라들이 대한항공의 노선을 줄이면서 독과점 가능성을 제한하려 하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대한항공은 소비자가 걱정하는 항공 운임 인상은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안이라 대한항공이 임의로 인상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 우려는 적지 않다. 서비스 품질 하락, 마일리지 통합 문제 등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한편으론 이번 합병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산업은행이 국민의 세금으로 대한항공 조원태 사장의 경영권을 지켜준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대한항공으로선 합병을 위해 노선 반납, 항공기 기재 정리 등을 해야 하고, 결과적으로 경쟁자를 지우는 정도 외에 실익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일반 국민이 피해를 봐선 안 될 것이다. 좀 더 강도 높은 경쟁 정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김재우 생글기자(보성고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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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농수산물 공급은 정부의 책무
정부가 김 가격 안정을 위해 수출 물량을 내수로 돌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수출 호황으로 국내 김 재고가 부족해지자 수출량을 줄이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물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김밥용 마른김의 평균 도매가격은 한 속(100장)당 1만89원까지 올라 전년 동월 대비 80.1% 상승했다. 김 도매가격이 1만원을 넘어선 것은 2004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국내 김 생산량은 1515만 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8% 늘었다. 그럼에도 국내 김 가격이 상승한 것은 수출로 인해 국내 재고가 상대적으로 부족해졌기 때문이다.‘금사과’ 사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 농수산물 물가는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전반적으로 국내 농수산물의 수출이 늘어나면서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식품의 양이 줄어들고 가격도 강세를 띤다. 김은 해외에서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검은 반도체’ ‘바다의 반도체’라고 불리기까지 한다. 이런 식품을 정작 국민이 이용하려고 하니 비싼 가격 때문에 쉽지 않은 것이다.사과값 강세는 봄철 냉해·서리 등으로 착과 수가 줄고, 여름철 집중호우로 낙과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 수확기에는 탄저병·겹무늬썩음병 등 사과 품질에 문제가 생겼다. 이는 자연의 법칙에 따른 것이라 어쩔 수 없어 보인다. 하지만 김의 경우 정부가 충분히 수량을 조절할 수 있는 일 아닐까.정부는 소비와 관련한 국민 편익을 고려하며 수출 시장을 면밀히 들어야봐야 한다. 자연재해가 생기더라도 이전에 생산된 농수산물이 시장에 풀릴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소동혁 생글기자(대일고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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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때문에 학교 떠나는 일 없었으면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사회적 관계를 맺으려는 욕구를 가진다. 이 욕구는 사회집단에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로 발전한다. 인간은 자신이 어떤 집단의 구성원이며, 그 집단에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할 때 안정감을 얻고 행복을 느낀다. 청소년도 친밀감과 같은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주변 친구에게 의존한다. 학교에서는 교실, 동아리, 학생회 등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수학여행, 학교 축제 등과 같은 행사에서도 마찬가지다.그런데 최근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소속감 부재가 청소년 사이에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부적응의 이유도 있겠지만, 눈에 띄는 것은 대학 정시 입시에 집중하기 위해 자퇴하는 청소년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의대 정원 확대 등 변화하는 대입 제도에 맞추기 위해 학교생활을 포기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여기서 고민이 생긴다. 학교생활에 만족하며 행복한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지만 본인이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 이와 반대로 학교를 떠났을 때 소속감을 잃을 수 있지만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어떤 선택이 바람직할까.결론은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학교생활을 잘하고 있는 학생이 학교를 떠났을 때 소속감의 부재가 얼마나 클지는 알 수 없다. 이런 경험이 자칫 인생을 원치 않는 방향으로 이끌 수도 있다. 대학 입시를 넘어 더 큰 삶의 자산을 쉽게 포기해서도 안 될 것이다. 이런 풍조가 확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조예준 생글기자(대전 관저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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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기초가 되는 인문학, 여전히 중요하다
요즘 이공계에 진학하려는 학생 수는 증가하는 반면, 인문계열로 가려는 학생 수는 줄고 있다. 내가 재학 중인 부산 예문여고에선 고교학점제를 시행하고 있어 인문·사회계열과 자연·공학계열의 학생 수 차이를 바로 알 수 있다. 인문·사회계열 학생은 전체 158명 중 72명으로 절반도 되지 않는다. 인문학이 현실의 우리 삶에 얼마나 유용할지 학생들조차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하지만 옛 사람들은 역사, 언어 등과 같은 인문학을 자연과학에 비해 더 중시했다. 역사 속에서 칭송받는 위인 또한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의 기틀을 마련한 인문학자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산업화가 가속화되면서 인문학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급속히 줄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문학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학생들은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미래를 방황하는 일까지 생기기 시작했다. 순수학문을 하고 싶지만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의 미래를 정하지 못하는 것이다.그렇다면 정말 인문학은 현대사회에 크게 필요치 않은 학문일까? 나는 단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인문학은 우리 사회의 기본 질서를 만들고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지게 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통찰력을 제공하는 학문이다. 현대인의 사고 체계와 삶의 방식도 인문학의 발전을 바탕으로 형성된 것이다. 인문학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 삶 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이런 인식 없이 현실적인 금전적 이유로 인문학 전공을 기피한다면 우리 삶 역시 갈수록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송지수 생글기자(예문여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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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청정국' 회복 위한 시민 의식 중요하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외국의 마약 밀매업자와 접촉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작년 1~8월 국내 누적 마약사범 수는 총 1만8187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6000명 증가했다. 오랜 기간 ‘마약 청정국’으로 불려온 우리나라가 마약에 물들기 시작한 것이다.여기엔 유명인들이 마약범죄에 연루되는 사건의 영향도 있다. 배우와 가수, 운동선수 등 사회적으로 큰 이목을 끄는 사람들이 마약을 투약했다는 소식은 마약에 대한 일반인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린다.정부도 마약 확산 문제에 적극 대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약 범죄 발생률를 줄이고 마약사범이 빨리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마약류 중독재활센터를 작년 기준으로 전국에서 서울, 부산, 대전에서만 운영했다. 올해는 전국 17개 시·도로 확대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지켜볼 일이다.마약 확산을 막는 데 고위 공직자나 정치인의 역할이 크다. 관련 법령 제·개정과 예산 확보를 통해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 시민의 인식도 중요하다. 마약이 우리 사회를 한순간에 병들게 하고, 한번 확산되기 시작하면 돌이키기 어려운 치명적인 문제라는 사실을 일반 국민이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특히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 호기심 많은 학생들이 마약의 유혹에 노출되지 않도록 사회 전체가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청소년 마약사범과 중독 문제가 이미 사회문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김도경 생글기자(대원국제중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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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운동 부족, 건강한 사회 가로막는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청소년기 대부분을 책상 앞에서 보낸다. 일부 학교는 시험 기간에 체육수업을 했다는 이유로 학부모의 질타를 받기도 한다. 대부분의 학생은 직접 경기를 뛰기보다 경기를 관람하는 수준에서 스포츠를 즐긴다. 남학생들은 몰라도 여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스포츠 경기를 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지방에 가면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청소년 인구 자체가 매우 적어 경기를 위한 선수 수가 모자라는 것이다. 전국 6175개 초등학교 가운데 전교생이 30명 이하인 학교가 584개, 60명 이하인 학교는 1424개나 된다. 전국 초등학교의 9% 정도는 교내 축구 리그나 경기를 위해 거의 전교생이 참여해야 한다는 뜻이다.이웃 일본은 엘리트 스포츠부는 아니더라도 거의 모든 학교에 1개 이상의 운동부가 있다. 엘리트 스포츠가 발달한 우리나라는 축구부만 해도 60개가 채 되지 않는다. 이런 여건 때문에 우리나라 청소년은 만성 운동 부족에 내몰린다. 스포츠에 문외한인 학생들이 늘어나면 이후엔 손흥민처럼 운동에 천부적 재능을 가진 사람이 태어나더라도 평생 축구라는 것에 관심조차 가져보지 못하고 성장할지 모른다.이제는 좀 변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스포츠 체험을 적극 권장하고, 스포츠를 즐기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또한 학생 선수뿐 아니라 일반 학생들의 스포츠 경기도 지원하고, 이를 통해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한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체육은 청소년의 미래다.김송현 생글기자(신반포중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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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 위험한 만큼 제대로 된 교육 선행돼야
올 초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피해를 보게 된 투자자들이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ELS란 주가지수와 연동해 만기에 수익이 결정되도록 만든 고난도 금융파생상품이다. 홍콩 ELS는 과거 높은 확률로 조기 상환이 이뤄진 데다 중국 국영 우량 기업이 기초 지수에 포함돼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규제, 외국인 자본 유입의 축소, 중국 실물경기의 악화 등으로 기초 지수가 하락하면서 ELS의 대폭 손실 위험이 커진 것이다.ELS가 대규모 피해를 주는 사안으로 번진 데에는 고객의 배경지식 미흡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피해자들의 인터뷰를 보면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은 아는 것이 없었고 은행이 추천해줬기 때문에 구매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은행도 결국 사기업이고, 이익을 남기기 위해 ELS 상품 구조를 짰을 것이다. 고위험 상품인 ELS를 배경지식도 없이 무작정 구매한 투자자라면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은 금융시장에선 반드시 지켜야 할 철칙이다.그러나 조금 더 들어가보면, 어릴 때부터 금융 관련 지식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실물경제 교육이 부족한 게 원인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홍콩 ELS 사태가 과거에도 있었다. 마치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듯한 금융투자상품 피해를 막으려면 학교에서부터 형식적 수업이 아닌 전문적 수업이 필요하다. 주식과 증권 용어, 그리고 경제 흐름을 학창 시절부터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예컨대 가상 모의투자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투자를 해본다면, 주가 흐름을 재미있게 이해하고 부담 없이 금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권나린 생글기자(대구제일여상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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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경제 위기 부르는 기후변화
‘기후플레이션(climateflation)’이란 기후위기로 인한 폭염 등 이상기후가 작물의 작황 부진을 가져와 물가가 치솟는 현상을 뜻하는 신조어다. 가뭄, 홍수, 예측할 수 없는 기상이변은 농업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작물 수확량을 줄여 식량 가격을 끌어올린다. 이런 조건이 오래 지속되고 심화하면 생산량이 급감하고 식량 수급이 불안정해진다. 기후변화는 단순히 날씨가 더워지는 것만이 아니라 식량 위기까지 불러올 수 있는 심각한 재난이다.최근 커피, 코코아, 설탕 등 우리 먹거리에 기후플레이션의 영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금사과’ 논란에 영향을 미친 것도 기후변화다. 봄철 개화 시기의 이상저온과 여름철 집중호우, 병충해 등과 같은 요인으로 지난해 사과 생산량이 30%나 줄었다. 또한 롯데웰푸드가 빼빼로, 칸쵸 등의 가격을 평균 12% 인상하기로 하면서 “초콜릿의 원재료인 코코아의 국제가격이 급등한 탓”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서아프리카 가나, 코트디부아르에서 엘니뇨 등 기상이변과 가뭄으로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 등의 작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온이 올라가면 2035년까지 전 세계 물가가 매년 1%씩 상승할 수 있으며, 식량의 경우 기후 위기가 물가를 최대 3%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발표했다.기후변화가 환경 파괴를 넘어 식량 생산과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겠다. 탄소중립을 통해 환경 위기 요인을 줄이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환경과 성장을 위해 개인, 사회, 기업, 정부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다.이성민 생글기자(대전관저고 1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