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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모병을 통해 군을 하나의 직장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바꾸겠다”고 밝히면서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선택적 모병제’가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병역 대상자들에게 일률적인 병역 복무 대신 인공지능(AI), 드론 등 기술 분야에서 장기 복무하며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인구 감소 시대에 발맞춰 군을 ‘정예 강군’으로 체질 개선하겠다는 구상과 맞물린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기술집약형 부사관 직위를 도입해 군 복무 선택권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선택적 모병제에 대한 반론도 있다. 경제적 이유만으로 장기 복무를 선택하는 청년이 늘어날 수 있고,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병역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찬성] 현대전은 첨단 무기 체계로 결판…전문 부사관 중심의 정예화 필요선택적 모병제는 현재의 징병제라는 기본 틀은 유지하되 입영 대상자가 병사와 부사관 가운데 복무 형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예컨대 기존처럼 18개월 군복무 의무를 그대로 이행하거나, AI 등 기술 분야에서 4~5년간 복무하며 ‘기술집약형 부사관’의 경력을 쌓을 수도 있다. 부사관 경력을 쌓은 입영자들이 전역 후에도 군에서 익힌 기술과 경험을 민간 일자리로 연결해 안정적으로 사회에 정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전의 양상이 근본적으로 달라진 현실도 선택적 모병제 도입을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 대통령은 “이제는 완전히 첨단 무기 체계로 결판이 나는 시대”라며 “수십만 청년을 병영에 가둬두고 단순 반복 훈련으로 시간을 보내게 하는 구조가 과연 효율적인가”라고 문제 제기를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에서 확인됐듯 AI와 드론은 전장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전력으로 부상했다. 첨단 무기체계는 단기 복무 병사보다 오랜 기간 경험과 전문성을 축적한 인력이 운용할 때 훨씬 높은 효율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 이를 장기간 운용할 기술집약형 부사관을 확보해 전투력 정예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출생률 감소에 따른 인구 절벽 시대로 접어들면서 모병제 도입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병제만으로는 안보에 필요한 최소한의 군 인력을 모두 채우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선택적 모병제는 결국 징병제와 모병제의 현실적 타협점이자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단기 징집병으로 병력 하한선을 유지하면서 전문 부사관을 육성해 군의 숙련도와 전투력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반대] 계층 차별 비판 커질 수 있어…부사관 처우 개선 먼저 이뤄져야선택적 모병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그중에서도 계층 차별적 제도라는 비판은 모병제 관련 논의가 나올 때마다 빠지지 않는다. 정치권 일각에선 병역 형평성 문제와 연결 짓기도 한다. 경제적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장기 군복무를 선택하는 청년이 늘어나면 결국 사회·경제적 여건에 따라 사회 전체의 병역 부담이 불평등하게 분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유승민 전 의원은 SNS에 “선택적 모병제는 공정하지도, 형평성 있지도 않은 제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경제적 형편에 따라 모병과 징병이 갈리는 구조가 될 뿐 아니라 생계 때문에 사실상 모병을 선택하도록 강요받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같은 날 입대한 두 이등병이 한 명은 36∼48개월 근무하는 직업군인으로, 한 명은 10∼18개월 근무하는 징병 군인으로 같은 부대에 있다면, 이런 군대가 과연 강군이 되어 안보를 지킬 수 있겠냐”고 말했다.

형평성 논란 외에 우리 군이 당면한 현실적인 인력 충원 위기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군은 이미 부사관 지원율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병사 급여 인상으로 초임 간부(하사·소위)와의 봉급 역전 현상까지 발생하면서 부사관 처우 개선 필요성도 제기된다.

작년 기준 일반 병사인 병장의 기본급은 월 150만원이다. 여기에 ‘내일준비적금’이라는 제도를 통해 55만원을 납부하면 정부가 같은 금액인 55만원을 매칭해주기 때문에 실수령액은 월 205만이다. 반면 하사 1호봉 기본급은 200만900원으로, 병장의 실수령액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적은 수준이다. 여기에 격오지 근무 환경도 부사관 지원 기피 요인으로 꼽힌다.√ 생각하기 - 안보와 직결되는 병역제, 세밀한 정책 설계 필요병력 규모보다 전투력의 질이 중요해진 시대다. 군 복무 체계를 첨단 무기와 현대전 환경에 맞춰 기술집약형 부사관 중심으로 재편한다면 군은 청년들에게 단순한 병역 의무가 아니라 전문성과 경력을 쌓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 효율적인 정예 스마트 국군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도 전투 부사관 중심의 인력 개편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현실적인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성급한 추진보다 치밀한 보완책이 선행돼야 한다. 최근 불거진 일반 병사와 초임 간부들의 봉급 역전 같은 상대적 박탈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업군인에 대한 파격적 처우 개선과 합리적인 보수 체계 개편이 필수다. 이 부분에서 고려해야 할 것이 바로 국가 재정 문제다. 장기적인 재정 소요와 안정적인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한 치밀한 검토 없이 선택적 모병제를 서둘러 도입한다면 제도 자체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시사이슈 찬반토론] 선택적 모병제, 인구 절벽 시대 强軍의 해법 될까
한국 사회에서 병역 문제는 공정성을 가늠하는 예민한 잣대다. 자칫 경제적 취약계층에게 군 복무 부담이 집중되는 구조가 고착화한다면 사회적 위화감과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이를 보완할 세밀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병역제도 개편은 단순한 인력 운영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국가 안보의 틀을 다시 짜는 일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정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