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타 사야카 <편의점 인간>
다마가와대학교 문학부 예술학과를 다닐 때부터 편의점 알바를 한 무라타 사야카는 졸업 후에도 취업하지 않고 편의점에서 일하며 틈틈이 소설을 썼다. 아쿠타가와상 시상식 당일에도 편의점에서 일한 뒤 참석해 놀라움을 안겼다. <편의점 인간>의 주인공 후루쿠라는 36세로, 18년째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인물이다.
<편의점 인간>은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잘 모르는 공간과 단순한 듯해 보여도 숙련된 기술로 무장한 점원들의 묘한 분위기를 잘 그려냈다. 일본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무라타 사야카 신드롬을 일으켜 30여 개 언어로 번역됐다. 국내에서 2016년 11월 1일 발간한 번역본도 한 달 만에 20쇄를 돌파할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이는 물론 작품의 힘도 있었지만 2003년 <수유(授乳)>로 군조신인문학상, 2009년 <은색의 노래>로 노마문예신인상을 받은 탄탄한 글솜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군조신인문학상과 노마문예신인상, 아쿠타가와상까지 3대 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가는 무라타 사야카를 포함해 세 사람뿐이다.
<편의점 인간>이 출간된 후에도 주 3회 편의점에 출근했던 작가는 2016년 여름 일본 도쿄의 한 편의점에서 사인회를 열기도 했다.모태 솔로에 아르바이트라니 …<편의점 인간>의 주인공 후루쿠라는 죽은 새를 공원에 묻어주자며 슬퍼하는 유치원 친구들과 달리 새를 들고 엄마에게 가서 “아빠가 꼬치구이를 좋아하니까 오늘 이거 구워 먹자”고 말한다. 야단치는 선생님의 치마를 확 끌어 내렸으면서도 후루쿠라는 그게 왜 잘못된 행동인지 모른다. 이상 행동을 할 때마다 부모님이 슬퍼하는 모습을 본 후에야 ‘고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자각을 한다.
후루쿠라는 대학교 1학년 때 스마일마트 히이로마치 역전점이 오픈할 때부터 36세가 된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편의점 일이라면 눈을 감고도 할 정도로 익숙하지만 여전히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는 데는 서툴다. 친구들은 취직하고 여동생도 결혼해 아이를 출산하지만, 모태 솔로인 후루쿠라는 ‘30대 중반에 아르바이트’라는 한심한 정체성으로 낙오자 신세를 면치 못한다. 후루쿠라는 여동생이 가르쳐준 “몸이 약해서요” 같은 핑계를 대며 취직 못 한 처지를 견딘다.
어느 날 시라하라는 불만투성이 남자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들어온다. 빈둥거리는 데다 음식까지 훔쳐 먹고 여성들을 스토킹하는 최악의 인간이다. 결국 편의점에서 쫓겨나 거리를 방황한다. 후루쿠라는 좁은 집에 시라하를 묵게 해준다. 시라하는 욕실에서, 후루쿠라는 벽장에서 지내는 이상한 공생관계가 시작된다. 착취 강도를 높이기 위해 시라하는 후루쿠라를 편의점보다 안정적인 직장에 취직시키려고 애쓴다.당신은 의미 있는 생물편의점을 그만두자 정교하게 움직이던 후루쿠라는 마치 정지된 기계처럼 무력해진다. 시라하가 시키는 대로 면접을 보러 다니다가 문득 들른 편의점에서 익숙한 ‘편의점 소리’를 들으며 세포 하나하나가 깨어나는 걸 깨닫는다. 다시 익숙한 편의점 인간이 되기로 결심한 후루쿠라는 그제야 싱싱하게 되살아난다.
<편의점 인간> 속에는 자신의 잣대로 세상을 가늠하는 사람들이 도처에 깔려 있다. 결핍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후루쿠라는 이리저리 치이며 못난이 취급을 받지만 결국 자신이 숨 쉴 공간을 확보한다.
똑같은 편의점 인간이지만 매사 불평만 하는 시라하와 물건 배치 하나하나까지 정성을 다하는 후루쿠라, 자신의 기준을 마음대로 적용하는 사람들의 새된 소리가 마구 날아다니는 이 소설은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듯 친숙하다. 소설 속 누군가에 대입하면 나를 비롯한 주변 사람이 줄줄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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