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겔 데 세르반테스 <집시 여인>
<모범소설>은 총 12편의 중편소설 모음으로 <돈키호테>와 함께 ‘스페인 근대소설의 효시’로 불린다. 17세기에만 60여 회 출판되었고, 그 후 세계적으로 350회 이상 총서로 출간되었다. 부분적으로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발간됐다.
국내에는 세르반테스 탄생 450주년인 1997년에 처음 선보였다. 박철 번역가는 12편의 소설을 “세르반테스 소설의 묘미를 만끽하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아름다운 사랑을 감동적으로 표현하고 사랑의 승리를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세르반테스 <모범소설>의 핵심이기 때문에 청소년 독자들에게도 순수한 영혼을 불어넣고 순결한 사랑을 느끼는 데 모범적 역할을 다하리라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세르반테스는 제목을 <모범소설>로 지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독자들께서 작품을 잘 읽어본다면, 그 속에 조금이라도 유익한 교훈이 없는 작품은 없을 것입니다. 이 작품들은 아마도 달콤하고 보람 있는 결실을 당신에게 안겨줄 것입니다.” 예의와 사리에 밝은 미모의 여인
훔친 물건으로 생활하는 집시 사회에서 쁘레시오사는 어릴 때부터 키워준 노파로부터 남을 속이는 법, 훔치는 기술을 배우며 자란다. 노파는 재산을 늘릴 밑천으로 삼기 위해 쁘레시오사에게 노래와 춤을 가르쳤고, 쁘레시오사는 자라면서 가장 춤을 잘 추는 집시 소녀가 되었다. 집시뿐 아니라 ‘수없이 많은 아름답고 분별 있는 여자들 가운데서도 가장 뛰어난 미모’를 갖춘 쁘레시오사는 ‘예의 바르고 사리에 밝아 좋은 가정환경에서 성장한 것’처럼 보였다.
15세가 된 쁘레시오사는 축제에서 여러 사람과 춤을 추게 되었다. 아름다운 쁘레시오사에게 돈이 비처럼 쏟아졌고, 그녀를 초대하는 사람도 많았다. 쁘레시오사는 8음절의 시, 즉 로만세를 읊으며 예언의 말을 해서 인기를 얻었다. 잘생긴 귀족 청년의 청혼어느 날 수려한 용모의 귀족 청년이 쁘레시오사에게 청혼했다. 쁘레시오사는 그 남자에게 “사랑의 열정은 이성을 잃게 만드는 신중치 못한 충동 같은 것”이라며 “생명보다 더 귀하다고 생각하는 유일한 보석은 굳은 지조와 순결”이라고 말한다. 쁘레시오사는 남자에게 “당신이 경솔하게 행동하고서 후회한다거나 나도 서두르다가 속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며 2년 동안 집시들의 옷을 입고 집시 생활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자고 제안한다.
그 남자는 제안을 수락했고, 집시들은 그에게 ‘안드레스 까바예로’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안드레스는 도둑질 대신 가져온 돈으로 생필품을 해결하며 집시들과 똑같은 생활을 한다.
어느 날 출중한 외모의 안드레스에게 반한 과부 딸이 마음대로 안 되자 그를 모함했고, 계략에 넘어간 안드레스는 감옥에 갇혀 죽을 위험에 처한다. 그러자 쁘레시오사를 훔쳐서 길러온 노파가 두 사람을 위해 큰 결단을 한다. 쁘레시오사의 친아버지가 누군지 밝힌 것이다.
권력자인 쁘레시오사의 친아버지 덕분에 누명을 벗고 감옥에서 나온 안드레스, 부모를 만나 집시가 아님이 밝혀진 쁘레시오사, 동등한 위치가 된 둘은 해피 엔딩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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