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 서울대 선발방법 변경 분석
서울대가 현 고1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입에서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서울대는 2028학년도 정시에서 지역균형을 폐지하고, 일반전형은 2단계 교과평가를 현행 20%에서 40%로 늘릴 계획이다. 정시에서 수능은 등급 및 백분위를 반영하기로 하는 등 수능 성적 활용 방법도 바뀐다. 수시에선 지역균형 선발 규모를 늘리고, 지역균형에서 자사고·외고·국제고·과학고·영재학교 지원을 제한해 일반고 학생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서울대 선발방법 변경은 타 상위권 대학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사안이라 관심이 높다. 우수 학생을 선점하기 위한 상위권 대학 간 셈법이 복잡해졌다. 2028학년도 서울대 선발방법 변경 사항 및 영향을 분석해본다.
[2028학년도 대입 전략] 현 고1 내신 1.2등급 이내 서울대 경쟁구도 예상…상위권 경쟁 치열, 2단계 백분위가 당락에 큰 영향
서울대는 2028학년도부터 정시에서 지역균형은 폐지하고, 일반전형은 현행 ‘1단계(2배수): 수능 100, 2단계: 수능 80+교과평가 20’에서 ‘1단계(3배수): 수능 100, 2단계: 수능 60+교과평가 40’으로 변경을 예고했다. 1단계 통과 배수를 현행 2배수에서 3배수로 늘리고, 2단계에서 교과평가 비중을 20%에서 40%로 늘린다.

더 중요한 변화는 수능 활용 지표의 변경이다. 서울대는 정시에서 현재 표준점수를 반영하는데, 2028학년도부터 1단계는 등급(국어·수학·영어·탐구·한국사), 2단계는 백분위를 반영하기로 했다. 표준점수는 시험 난이도를 고려한 보정 점수로 이해할 수 있다. 등급은 1~9등급으로 구분되고, 백분위는 내가 상위 몇 %에 속했는지를 나타내주는 상대적 지표다. 이 중 상위권 변별이 가장 쉬운 지표는 표준점수다. 과목별로 이론상 200점 만점 구조로, 1점 단위로 촘촘하게 순위를 매길 수 있어 상위권 대학 대부분이 표준점수를 지표로 활용한다. 그런데 서울대가 이런 표준점수를 포기하고, 등급과 백분위를 활용해 합격자를 변별하겠다는 것이다.

얼핏 보면 서울대 정시에서 수능 영향력은 줄고 내신 영향력이 확대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교과평가가 20%에서 40%로 확대된다는 점만 놓고 보면 그렇게 이해할 수도 있겠으나, ‘서울대’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꼭 그렇다고 볼 수는 없을 듯하다. 오히려 ‘수능이 당락에 끼치는 영향은 더 커졌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현 고1 학생들은 한 가지 중요한 변화를 감안해야 한다. 바로 내신 등급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변경됐다는 사실이다. 현 고1부터 내신은 5등급제로 1등급이 상위 10%로 확대됐다. 1등급 구간이 늘면서 올 1등급 동점자도 상당수 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1등급 학생은 전국에서 6926명(누적 1.63%), 1.2등급 이내는 1만8578명(누적 4.37%)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2026학년도 기준 전국 의대·한의대·치대·약대 선발 인원이 6498명, 서울대 전체 선발 인원은 3556명 규모다. 2028학년도 서울대 정시 1단계 경쟁 구도는 ‘의약학 인원+서울대 선발 3배수’ 수준에서 대략 1만7000여 명 규모로 추산해볼 수 있다. 즉 내신 1.2등급 이내에서 서울대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2028학년도 대입 전략] 현 고1 내신 1.2등급 이내 서울대 경쟁구도 예상…상위권 경쟁 치열, 2단계 백분위가 당락에 큰 영향
이처럼 서울대는 전국에서 최상위권 수험생이 몰리는 독특한 경쟁 구도를 갖는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 내신 1.2등급 이내 학생들이 서울대로 몰리면서 내신 최상위권 학생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수능 백분위가 2단계에서 당락을 결정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외형적으로 교과평가 비중은 40%까지 늘어나지만, 내신 동점자가 많은 상황이므로 수능이 당락을 결정짓는 독특한 입시 구도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아직 2028학년도 정시에서 교과평가 방법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아 학생부 영향력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현재 20% 수준인 교과평가는 정성평가, 절대평가 방식으로 2명의 평가자가 각각 A, B, C등급을 부여해 등급 조합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총점 20점에서 기본점수가 15점으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 같은 방식이 그대로 유지될지, 다른 평가 방법이 도입될지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평가 방법은 내년 4월 2028 전형계획안을 통해 정확하게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의 발표는 타 상위권 대학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1 학생들은 향후 발표 내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한편 서울대 정시 1단계 통과를 점쳐볼 수 있는 수능 수준은 국어, 수학, 영어, 탐구, 한국사 등급 평균 1.6등급으로 파악된다. ‘의약학 인원+서울대 선발 3배수’ 규모를 감안하면 1만7000여 명 수준을 1단계 통과로 가늠해볼 수 있는데, 수능 5개 영역 등급 평균 1.6등급 인원은 1만8977명(누적 4.09%)으로 추정된다.

2028학년도 서울대 정시도 검정고시생은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교과평가 비중이 20%인 현재도 검정고시생은 학생부 대체 서식 제출을 통해 일반전형 지원이 가능하다. 서울대는 2023학년도부터 정시에 학생부를 반영해왔다. 2023학년도 검정고시생 정시 합격생은 22명, 2024학년도 32명, 2025학년도 36명으로 꾸준히 느는 추세다. 정시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막강하고, 서류, 교과 관련 학습 내용, 학습 기간, 발행 기관 등을 기재하는 학생부 대체 서식을 제출할 수 있어 검정고시생도 합격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2028학년도 수시에서는 지역균형 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폐지되고, 고교별 추천 인원이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난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 과학고, 영재학교 출신은 지역균형에 지원할 수 없게 바뀌면서 일반고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선발 규모도 현재보다 늘 것으로 전망된다. 2026학년도 기준 수시 지역균형은 509명을 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