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 대입 주요대 전공연계 핵심 및 권장과목 분석
고려대학교 전경.
고려대학교 전경.
주요 대학들이 현 고1이 치르는 2028 대입 관련 전공 연계 핵심·권장 과목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9월 말 기준 주요 10개 대학 중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등 7개 대학이 홈페이지 또는 ‘어디가’를 통해 해당 내용을 발표했다. 전공 연계 핵심·권장 과목은 해당 모집 단위에서 수험생에게 고교 재학 중 학교 수업을 통해 이수하기를 권하는 과목이다. 전공 연계 과목은 수시 학생부종합은 물론 정시 교과평가 등 학생부 정성평가가 반영되는 전형에서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대학의 2028학년도 전공 연계 핵심·권장 과목을 분석해본다.
[2026학년도 대입 전략] 미적분Ⅱ·물리 등 대학·학과별로 지정 과목 제각각…고1, 대학·학과 조기결정 부담…대학 발표 주시를
현 고1부터 전면 적용된 고교학점제에서 수업은 크게 공통과목, 일반선택, 진로선택, 융합선택 등으로 나뉜다. 선택과목이 대폭 확대된 것이 특징적이다. 주요 대학에서는 이 중 학과별로 관계가 깊은 과목을 전공 연계 과목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리 대학 및 학과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고교 재학 중 기초 소양을 먼저 쌓으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전공 연계 과목이 대학별·학과별로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특히 자연계열 학과가 복잡하다. 수험생 입장에선 자칫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자연계열 수학을 분석해보면, 서울대 자연계열은 대부분 학과가 기하, 미적분Ⅱ 두 과목 모두를 핵심·권장 과목으로 지정했지만 간호대학·치의학과 두 학과는 기하, 미적분Ⅱ 중 한 과목 이수로 기준이 다르다. 고려대는 화공생명공학과·컴퓨터학과·사이버국방학과 등 일부 학과는 기하, 미적분Ⅱ 두 과목 모두를 지정한 반면, 의과대학과 스마트모빌리티학부·반도체공학과·차세대통신학과 등 나머지 학과는 미적분Ⅱ만 요구한다. 중앙대와 경희대도 학과에 따라 수학 지정 과목이 제각각이다. 한양대는 자연계 모든 학과에서 일괄적으로 기하, 미적분Ⅱ 중 한 과목 이수를 제시한다. 반면 성균관대와 서강대 자연계열은 수학 과목 지정이 없다.

과학은 더 복잡하다. 일반선택 과목인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등 4개 과목 지정 상황이 대학별·학과별로 다르고, 여기에 ‘역학과 에너지’, ‘전자기와 양자’, ‘세포와 물질대사’, ‘생물의 유전’ 등 진로선택 과목 조합까지 더해지면서 과목 선택이 쉽지 않다.

예컨대, 서울대는 과학 일반선택 과목으로 기계공학부는 물리학을, 생명과학부는 생명과학을, 천문학 전공은 지구과학을 지정하는 등 학과에 따라 제각각이다. 여기에 각각 모두 진로선택 3과목 이상을 함께 이수해야 한다. 고려대의 경우 컴퓨터학과·인공지능학과 등은 과학 지정 과목이 없는 반면, 화공생명공학과·전기전자공학부는 진로선택 과목인 ‘역학과 에너지’, ‘전자기와 양자’, ‘물질과 에너지’, ‘화학 반응의 세계’ 중 2과목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중앙대·경희대도 학과별로 지정 과목이 다르다. 성균관대와 서강대만 수학에 이어 과학도 지정 과목이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같은 학과라고 해도 대학에 따라 수학, 과학 지정 과목 현황이 다르다. 의대를 예로 들면, 서울대는 수학은 기하, 미적분Ⅱ를, 과학은 생명과학을 기본으로 하고 진로선택 3과목 이상을 추가로 요구한다. 고려대 의대는 수학은 미적분Ⅱ를, 과학은 ‘물질과 에너지’, ‘화학 반응의 세계’, ‘세포와 물질대사’, ‘생물의 유전’ 중 2과목 이상을 들어야 한다. 경희대 의대는 수학 지정이 대수, 미적분Ⅰ, 미적분Ⅱ, ‘확률과 통계’까지 4과목으로 많다. 과학은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에 ‘물질과 에너지’, ‘세포와 물질대사’, ‘생물의 유전’, ‘화학 반응의 세계’ 중 3과목 이상 이수가 덧붙는다. 의대는 물론 치대·한의대·약대도 대학에 따라 기준이 제각각이다.

이처럼 자연계열 학과의 전공 연계 핵심·권장 과목은 대학별·학과별로 천차만별이다. 핵심·권장과목 이수 여부가 중요 전형 요소로 활용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수험생들이 대학이 제시한 기준을 무시하기란 쉽지 않다. 학교별로 고1 중·후반에 수요조사를 토대로 2학년 개설 과목이 결정되는 구조상 실질적으로 고1 초기에 목표 대학, 학과를 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학생 수가 적어 다양한 과목 개설이 쉽지 않은 학교의 경우 이런 문제가 두드러질 수 있다.

고교 후반기에 목표 대학 및 학과를 변경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처음 목표한 학과에선 물리학을 요구하지 않았는데, 바뀐 목표 학과에서 물리학을 요구한다면 난감할 수밖에 없다. 가이드가 구체적이라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수험생 입장에선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고교학점제의 도입 취지 중 하나는 다양한 선택과목을 통해 학생이 재학 중에 진로 및 적성을 적극 탐색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반면 인문계열은 사실상 지정 과목이 없는 상황이다. 7개 발표 대학 중 서울대만 유일하게 제2외국어, 한문 1과목 이상을 요구한다. 이마저도 충족이 어려운 것은 아니라 사실상 지정이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인문계열 목표 학생의 경우 목표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고 수정하는 데 고교 재학 중 수업에 구애받지 않아 부담이 크지 않은 셈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자연계열을 목표하는 수험생은 이 같은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주요 대학의 발표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대학은 물론, 현재까지 발표한 대학도 관련 내용을 수정할 수 있으므로 홈페이지, ‘어디가’ 등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