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환율과 재정정책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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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부터는 국가가 환율에 개입하는 상황에서 경제 안정화 정책은 어떤 효과를 내는지 살펴볼 것이다. 현재 대다수 국가가 변동환율제도를 채택하고는 있지만, 어떤 간섭도 없이 외환시장을 통해서만 환율이 결정되는 국가는 없다고 봐야 한다. 자국의 경제 상황에 따라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환율 결정에 직접 개입하기도 하고,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비밀스럽게 개입하는 경우도 많다. 경제정책의 효과는 환율 결정에 국가가 개입하는 정도에 따라 다르다. 이 글에서는 환율을 완전히 고정해놓은 상황을 가정하고 그 효과에 대해 살펴보겠다. 현재 외환시장에서 완전히 자유롭게 환율이 결정되는 나라도 없지만 반대로 완전히 통제하는 고정환율제도를 채택하는 나라도 없다. 그럼에도 고정환율제도를 가정하고 경제정책의 효과를 살펴보는 것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현실에서 경제정책의 효과는 국가가 어느 정도로 개입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개입이 작으면 변동환율제도의 효과에 가깝고, 개입이 크면 고정환율제도의 효과에 가깝게 나타나기 때문이다.확대재정정책의 효과정부의 확대재정정책은 폐쇄경제에서는 총수요를 증가시켜 GDP가 증가하고 물가가 상승한다. 개방경제에서는 민간금융 시장의 자금 공급 감소를 초래해 이자율을 상승시키므로 해외자금이 국내로 유입돼 환율은 하락하고 순수출이 감소한다. 총수요가 감소하고 수입하는 원자재 가격은 하락하므로 총공급은 증가한다. 현실에서는 보통 환율하락으로 발생하는 총수요 감소와 총공급 증가의 정도는 상대적으로 총수요 감소가 크게 나타난다. 확대재정정책이 GDP 증가와 물가 상승을 가져오지만 그 정도는 폐쇄경제에 비해 작아진다. 즉 확대재정정책의 경제안정화 효과는 개방경제보다 폐쇄경제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고정된 환율과 확대재정정책
[경제학 원론 산책] 환율 통제되면 재정정책 효과는 커져요
개방경제에서 환율을 고정하기 위해서는 외환시장 개입이 필요하다. 정부지출이 늘면 폐쇄경제, 개방경제 상관없이 모두 총수요가 증가해 GDP 증가와 물가 상승이 나타난다. 개방경제에서는 정부지출 증가로 이자율이 오르면 해외로부터 자금이 유입되면서 환율하락 압력이 생겨난다. 이 상황에서 고정환율을 유지하려면 초과 공급된 달러를 사들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시중에 유통되는 화폐량이 증가해 총수요는 더 늘어나게 된다. 이와 같은 상황을 왼쪽의 그래프를 이용해 설명하면 균형점이 E0에서 E'을 거쳐 E*에 도달된다. 이처럼 고정환율제도에서의 정부지출 증가는 총수요를 2번에 걸쳐 증가시켜 GDP와 물가를 폐쇄경제나 변동환율제도에서 보다 많이 증가시킨다. 따라서 재정정책의 효과는 고정환율제도에서 가장 크게 나타난다. 이는 환율을 일정한 수준에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화폐 공급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경기팽창 효과가 더욱 커지는 것이다.

만약 개방경제에서 정부가 통화정책보다 확대재정정책을 통해 경기침체를 극복하기를 원한다면 정부는 변동환율제도보다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화폐를 발행할 수 없는 정부는 외환시장 개입을 위한 별도 자금을 확보해두었다가 환율을 조절할 필요가 있을 때 개입한다.자금이동 제약과 확대재정정책고정환율제도에서 확대재정정책은 이자율을 상승시키고 GDP와 물가를 크게 올려 수출이 줄어들고 수입이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한다. 하지만 국가 간 자금이동에 제약이 존재할 경우 달러에 대한 수요는 늘고 국내로 유입되는 공급은 원활하지 않아 환율상승 압력이 발생한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중앙은행은 환율상승의 압력 속에서 고정환율을 유지하기 위해 보유 중인 달러를 시장에 공급한다. 외환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면 자국의 통화량은 감소하므로 총수요가 줄어든다. 결국 자금이동의 제약이 크면 총수요가 감소해 고정환율제도에서 자금이동이 자유로운 경우에 비해 확대재정정책의 효과는 줄어든다. 이처럼 국가경제가 폐쇄경제인지 개방경제인지와 더불어 환율 개입 여부와 자금이동의 제약 등에 따라 동일한 규모의 정부지출 변화가 경제 안정화에 미치는 효과는 달라진다.√ 기억해주세요
김형진 중앙대 강사
김형진 중앙대 강사
재정정책의 효과는 고정환율제도에서 가장 크게 나타난다. 이는 환율을 일정한 수준에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화폐 공급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경기팽창 효과를 더욱 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