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 경제학

창조적 파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13일, 회사 인력의 약 3%인 68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인공지능(AI)이라는 새로운 기술의 발전이 노동시장에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류의 삶을 바꾼 기술 발전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고, 이에 따른 부작용은 없었을까요?기업가의 혁신과 경제발전
[테샛 공부합시다] 창조적 파괴 혁신의 시대…노동시장 판이 바뀐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경제학자인 조지프 슘페터(사진)는 이를 ‘창조적 파괴’의 과정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는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외부적 요인이 아닌 기업가의 혁신에 따른 내부적 요인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여기서 혁신이란 ▲새로운 재화의 생산 ▲새로운 생산 방식의 도입 ▲새로운 시장의 개척 ▲원료 등의 새로운 공급원 확보 ▲기존 시장의 질서를 바꾸는 새로운 조직 체계나 질서를 형성하는 다섯 가지 방식으로 규정했습니다.

여기서 기업가(Entrepreneur)는 아일랜드 출신의 경제학자 리처드 칸티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자”로 처음 소개했습니다. 시장은 성공만이 아니라 실패의 가능성도 항상 존재하지요. 하지만 기업가는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새로운 이윤을 얻을 기회를 포착해 과감한 혁신을 시도하는데 이를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매일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부터 최근 사용하고 있는 챗GPT와 같은 AI 기반 챗봇도 스티브 잡스, 샘 올트먼 등 각자의 분야에서 기업가정신을 갖춘 기업가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혁신을 지속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슘페터는 기업가의 혁신이 기존 틀을 바꾸면서 균형에 변화가 발생하여 경기가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지만, 그 과정에서 또 다른 혁신이 등장해 경제가 한 단계 더 발전해나간다고 보았지요.구조적 실업의 문제하지만 이때 기존 산업의 근로자는 실업 문제가 발생합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구조적 실업’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구조적 실업은 새로운 기술의 등장이나 산업구조의 변화로 기존 산업이 도태되면서 발생합니다. 그래서 다른 실업과 달리 장기적이고 만성적인 실업 상태로 이어질 수 있어 사회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들이 가진 능력이 변화하는 노동시장과 맞지 않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취업 자체를 포기해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면서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하고, 노동시장의 활력도 약해지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기술 발전의 거대한 흐름을 가로막을 수는 없습니다. 산업혁명 시기에 영국에서 마차 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적기 조례(붉은 깃발법)가 영국 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지연시켰듯, 기술 발전을 억제하면 경제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이러한 흐름을 막기보다는 노동시장에 낙오된 사람들이 일어설 수 있도록 새로운 기술에 대한 직업 훈련 제공, 고용보험과 같은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하는 정부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두려움이 커졌지만, 오히려 이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인력이 되는 것도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는 또 다른 방법이 될 것입니다. 결국 새로운 기술을 다루는 것도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정영동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