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연세대·고려대 수시· 정시 분석
고려대가 4월 말 2026학년도 입학설명회를 통해 2025학년도 입시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학입시 최상위 그룹인 연세대와 고려대 두 곳의 올해 신입생 입시 결과(70%컷)가 공개됐다. 연세대는 먼저 3월 중 입시 결과를 발표했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최상위 입시 판도를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2026학년도 대입 전략] 의약학계열 합격선 전반적 상승…쏠림 뚜렷, 하락 예상됐던 일반학과, 수시도 올라 이례적
종로학원이 연세대와 고려대의 2024~2025학년도 입시를 분석한 결과, 수시는 합격선의 전반적 상승이, 정시는 유지 및 하락 추세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례적 양상이다. 당초 의약학 쏠림으로 자연계 일반학과에 대한 합격 기대감이 커지면 틈새를 노린 상향 지원이 늘어날 것으로 봤다. 그래서 의약학을 제외한 곳의 합격선은 다소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연세대와 고려대 수시에선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의약학뿐 아니라 타 학과도 전반적으로 상승 추세가 뚜렷했다.

수시를 먼저 살펴보면, 학생부교과 전형에서 연세대 추천형 인문계열은 2024학년도 평균 1.56등급에서 2025학년도 1.47등급으로 0.08등급이 상승했고, 자연계열은 같은 기간 1.46등급에서 1.28등급으로 0.18등급이 올랐다. 학생부종합 활동우수형 전형은 인문은 2.21등급에서 2.16등급으로, 자연은 1.86등급에서 1.76등급으로 합격선이 올랐다.

고려대 수시도 이와 유사한 모습이다. 학생부교과 학교장추천 전형에서 인문은 평균 1.54등급에서 1.49등급으로 0.05등급이 상승했고, 자연은 1.50등급에서 1.38등급으로 0.12등급이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학생부종합 학업우수전형의 상승 폭은 인문, 자연 각각 0.24등급, 0.04등급 수준을 나타냈다.
[2026학년도 대입 전략] 의약학계열 합격선 전반적 상승…쏠림 뚜렷, 하락 예상됐던 일반학과, 수시도 올라 이례적
[2026학년도 대입 전략] 의약학계열 합격선 전반적 상승…쏠림 뚜렷, 하락 예상됐던 일반학과, 수시도 올라 이례적
수시 의약학계열의 상승세는 더 뚜렷하다. 의약학은 연세대와 고려대 내에서도 이미 최상위권을 형성하고 있음에도 합격선이 더 올랐다. 고려대 의과대학 학생부종합 계열 적합 전형 합격선은 1.92등급에서 1.66등급으로 0.26등급이 오르며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다음으로 상승 폭이 높은 곳으로는 연세대 치의예과 0.17등급(학생부종합 활동우수형 1.49등급 → 1.32등급), 연세대 약학과 0.14등급(학생부교과 추천형 1.18등급 → 1.04등급), 연세대 의예과 0.09등급(학생부종합 활동우수형 1.18등급 → 1.09등급) 등이 있다.

각 대학, 전형별 2025학년도 수시 합격선 상위 3개 학과를 살펴보면, 학생부교과 인문계열에서 연세대는 언론홍보영상학부 1.16등급, 경영학과 1.27등급, 정치외교학과·행정학과 1.30등급 순으로 높았고, 고려대는 경영대학·정치외교학과·미디어학부가 1.30등급으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자연계열의 경우 연세대는 의예과 1.01등급, 약학과 1.04등급, 치의예과 1.11등급 순이었고, 고려대는 의과대학 1.05등급, 컴퓨터학과 1.21등급, 생명공학부 1.27등급 순으로 나타났다.

학생부종합 인문계열의 경우 연세대는 심리학과(활동우수형) 1.68등급, 문화인류학과(활동우수형) 1.69등급, 사회학과(활동우수형) 1.73등급 순으로 높았다. 고려대에선 사회학과(학업우수형)와 교육학과(학업우수형)가 1.88등급으로 공동 1위에 올랐고, 교육학과(계열적합형)가 1.93등급으로 3위를 기록했다. 자연계열에서 연세대는 의예과(활동우수형) 1.09등급, 치의예과(활동우수형) 1.32등급, 약학과(활동우수형) 1.37등급의 성적으로 상위 3위 그룹을 형성했다. 고려대는 의과대학(학업우수형) 1.23등급, 의과대학(계열적합형) 1.66등급, 화학과(학업우수형) 1.82등급 순으로 합격선이 높게 형성됐다.

이처럼 두 대학 수시 합격선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당초 예상을 뒤엎는 결과다. 다양한 변수가 복잡하게 얽혔을 것으로 추정된다. 내신 최상위권 N수생이 유입됐을 가능성, 지방권 의약학보다 연세대나 고려대를 선호했을 가능성, 최상위권 그룹 내에서 전반적으로 안정 지원은 줄고 소신 지원이 늘어났을 가능성 등 여러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수시 학생부종합의 경우 내신등급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합격선을 끌어올린 측면도 있을 것이다. 2024학년도 대입부터 자기소개서가 전면 폐지되고 정규 교육과정 외 비교과 항목이 모두 평가에서 배제됐다. 교내대회는 물론 독서, 개인 봉사 등 수업 중 활동 외 대부분 비교과가 평가에서 빠지면서 내신등급이 당락에 끼치는 영향은 더욱 커졌다. 2025학년도는 이 같은 변화가 도입된 지 두 해째로 다소 부족한 내신을 풍부한 비교과로 극복한 학생들의 사례가 기존보다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정시는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정시에서 연세대 인문계열만 평균 91.41점에서 92.13점으로 0.72점 상승했고, 나머지는 모두 하락했다. 의약학계열 쏠림으로 인한 타 학과의 합격선 하락과 전반적인 안정 지원 흐름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정시에서도 의약학 쏠림은 눈에 띈다. 연세대 의예과(일반전형)는 국수탐 70%컷 기준으로 2024학년도 99.00점에서 2025학년도 99.25점으로 0.25점이 상승했고, 연세대 약학과(일반전형)와 고려대 의과대학(일반전형, 교과우수형)은 합격선을 유지했다. 두 대학의 의약학 4개 학과 중 합격선이 하락한 곳은 연세대 치의예과(일반전형) 한 곳뿐이다. 하락 폭은 0.5점(98.25점→ 97.75점) 수준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