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관 <빈이 사랑한 천재들>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기자로 활동하면서 세계 각국을 여행한 조성관 작가는 2005년 오스트리아 빈을 방문했을 때 특별한 감동을 느껴 천재 연구를 시작했다.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머리만이 아니다, 몰입해 분투하는 이가 천재"](https://img.hankyung.com/photo/202505/AA.40505342.1.jpg)
국어사전은 천재를 “선천적으로 남보다 훨씬 뛰어난 재주 또는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조성관 작가는 “지구별에서 살아가며 인류 사회를 윤택하게 만든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단지 머리만 좋은 게 아니라 좋은 결실을 맺어 선한 영향력을 끼쳐야 천재에 등극한다는 뜻이다.
부모들은 자녀를 키우면서 ‘우리 아이가 천재가 아닐까’라고 여기는 순간이 있다. 스스로 ‘내가 천재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 사람도 많을 것이다. 타고난 재능이 어느 순간 발휘되면서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재능이 계속되려면 천재성을 이끌어주는 사람을 만나는 게 중요하다. 모차르트의 아버지는 아들의 천재성을 발견하고 일찌감치 유럽 연주 투어를 다니는 등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몰입과 집중이 천재를 만든다작가는 ‘머리만 좋은 사람이 아니라, 몰입과 집중으로 자신의 재능을 실현하고자 분투하는 사람이 천재’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빈이 사랑한 천재들>에 등장하는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생애를 따라가 보면 천재성을 폭발시킨 원천이 노력임을 알 수 있다.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를 떠나 빈으로 온 후 점차 경제 사정이 나빠졌지만, 자신의 환경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작곡에 몰두했다.
베토벤은 빈에서 35년간 지내며 50번이나 이사를 했다. 형편이 어렵기도 했지만, 영감이 떠오르면 시도 때도 없이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바람에 이웃 세입자들과 마찰을 빚었기 때문이다. 귀가 들리지 않아 고통받은 베토벤은 유서에 “다른 사람에게 들리는 목동의 노랫소리를 나는 전혀 들을 수 없다. 그럴 때면 절망에 빠져 스스로 죽어버리고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오직 예술만이 나를 지탱해줄 뿐이다. 내가 가진 예술적 재능을 모두 발휘하기 전에는, 설령 내 운명이 아무리 가혹하게 괴롭히더라도 죽고 싶지 않다”고 써서 가슴 뭉클하게 만든다. 천재는 환경에 굴하지 않고 재능을 어마어마한 노력으로 활짝 꽃피운 인물이다.
인생을 살다 보면 여러 차례 중요한 선택의 순간을 맞는다.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경우 안락함보다 가시밭길을 자처해 천재성을 꽃피웠다.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에서 궁정 악사로 살았더라면 생활고를 겪지 않고 편안했을 것이다. 빈에서 프리랜스 작곡가로 활동하며 위대한 음악을 만들었지만 불규칙한 수입이 그를 괴롭혔다. 천재의 좋은 습관과 버릇을 흉내 내라베토벤은 리히노프스키 후작이 제공하는 좋은 집에서 편하게 살 수 있었지만, 프랑스 장군 앞에서 연주해달라는 청을 거절하고 그 집을 나와 버린다. 타고난 재능과 엄청난 노력, 예술 외에 그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는 꼿꼿함으로 천재성을 폭발시킨 삶이 책 속에 넘쳐난다.
지니어스 테이블을 설립해 천재를 연구하며 강연가로 활동하는 조성관 작가는 천재를 추종하는 이들에게 “천재는 재능을 살리기 위해 평생에 걸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노력한 사람”임을 강조하며 “관심 있는 분야의 천재 중에 좋아하는 사람을 선택해 깊이 연구하면서 좋은 습관과 버릇을 흉내 내라. 천재의 성실성과 호기심, 융합 능력을 습득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당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