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Inflation)과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Deflation)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매우 중요한 경제 개념입니다. 수능에 디플레이션 관련 지문이 언제 나와도 이상하지 않아요. 디플레이션, 좋은 거 아냐?물건의 가격이 오르는 현상을 뭐라고 하죠? 인플레이션입니다. 반대로 가격이 하락하면? 디플레이션이죠. 흔히 인플레이션은 나쁘고 디플레이션은 좋은 것이라고 착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경제에선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과도한 인플레이션도 문제지만, 디플레이션은 사실 더 무서운 현상일 수도 있답니다.
Getty Images Bank
Getty Images Bank
디플레이션은 물건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사람들이 소비를 미루고 기업들도 투자나 생산을 줄이며 경기가 침체되는 현상을 말해요. 단순히 가격이 하락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그 원인과 하락으로 인한 파생 효과가 경제 전반에 연쇄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죠.

수요와 공급을 먼저 생각해볼까요. 우리가 물건을 사려면 돈이 있어야겠죠. 미래 소득이 불안정하다면 당장 소비부터 줄일 겁니다. 소비 수요가 줄어요. 단기적으로 공급과잉 상태가 되면 기업들은 생산을 줄여야겠죠. 생산을 줄이면 기업의 매출과 이익은 떨어집니다.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며 실업이 늘어나고 임금은 더 이상 올려주기 어려워요. 그렇게 근로자의 소득이 떨어지면 또 소비를 줄입니다. 돌고 도는 악순환인 셈이에요. 그래서 디플레이션에서는 나선형으로 경제가 침체한다고 합니다.

일본이 1990년대 초부터 겪은 ‘잃어버린 20년’도 디플레이션 문제였답니다. 일본의 부동산과 주식가격이 폭락하자 사람들은 소비를 급격히 줄였어요. 기업들도 투자하지 않고 긴축에 들어갔죠. 물가도 오르지 않고 임금도 오르지 않았어요. 그 사이 일본 기업들은 기술개발에 소홀했고, 그 틈을 한국 반도체 등이 파고들었죠. 디플레이션은 개인과 기업 모두를 위축시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게 만들어요. 중국에 들이닥친 디플레이션지금은 중국에 디플레이션 그림자가 들이닥쳤어요. 중국은 그동안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값싼 물건을 대량 생산해 세계로 수출했죠. 하지만 미국과 무역분쟁이 일어난 데다 내부적으로도 생산 과잉 상태가 됐어요.

그 사이 과잉 투자된 부동산이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무분별하게 개발한 부동산은 부메랑이 됐고, 부동산 자산 가격이 떨어지면서 소비도 얼어붙었어요. 과잉생산 상태에서 소비까지 얼어붙으니 물가가 오를 수가 없죠.

그 결과 나라 전체에서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가 지난해 -0.8%를 기록했어요. 2년 연속 하락세죠.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었고, 임금도 동결됐어요.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지난 2월 기준 16.9%에 달했어요.

디플레이션이 되면 정부는 급한 마음에 돈을 풀기 시작하죠. 돈을 푸는 방법은 대출금리를 내리거나 소비 보조금을 푸는 거예요. 결국 가계소득을 높여야 하는데, 이는 단순한 일이 아닙니다. 최저임금을 올려 근로자 임금을 높이면 되는 것 아니냐고요? 그럼 고용이 악화되는 더 심각한 악순환에 빠질 수 있죠. 대출금리 인하도 가계부채 증가, 쉽게 말해 ‘빚잔치’가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해요.

결국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수출이 활성화되는 상황이 와야 하죠. 기업들은 미래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투자에 나서는데, 미국과 분쟁 중인 상황에선 그 누구도 쉽게 투자를 결정하기 어려워요.

수출을 늘리기 위해선 해외에서 더 많은 물건을 사줘야죠. 정부가 나서서 화폐가치 절하(환율상승)에 나설 수 있어요. 달러 매입, 금리인하 등을 통해 자국의 화폐가치를 일부러 떨어뜨리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 수출경쟁력이 높아지고, 수입 물가 상승을 통해 디플레이션도 일부 완화할 수 있죠. 하지만 이 방법도 외국인투자자의 이탈을 불러오고 금융을 불안하게 만든다는 위험 부담이 있어요. 어떤 정책을 쓰더라도 디플레이션을 쉽게 잡을 수 없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NIE 포인트
고윤상 한국경제신문 기자
고윤상 한국경제신문 기자
1. 디플레이션의 원인은 무엇일까?

2. 디플레이션은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까?

3. 디플레이션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