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학평 대입 수험생 응시성향
고3 3월 학력평가는 현 수능 체제와 유사한 첫 전국 모의고사다. 당해 연도 대입 수험생의 성향 및 특성 등을 파악하기에 좋다. 국어, 수학 선택과목 응시 비율, 사탐과 과탐 응시 비율 등을 통해 문과생, 이과생의 흐름을 분석할 수 있어 대입 전략을 수립하는 데 가장 기초적인 판단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국어와 수학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극심한 현 수능 체제에서 수험생들은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고, 1년간의 수능 학습의 밑그림을 촘촘하게 세워둬야 한다. 필요하다면 선택과목을 변경하는 결정을 내려야 할 수도 있다. 경쟁 관계인 수험생 집단의 과목 선택 및 지원 성향을 파악해두면 6월, 9월 모의평가를 거치며 선택과목 변경 여부 등을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종로학원이 3월 학력평가 응시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6학년도 대입 고3 수험생 사이 문과 학생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몇 년간 이과 선호, 의대 열풍 등의 상황과 비교해보면 이례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2026학년도 대입 전략] "차라리 문과로 바꿔 한단계 위 대학 가자"…학습부담 큰 이과 중위권, 문과 전향 급증
[2026학년도 대입 전략] "차라리 문과로 바꿔 한단계 위 대학 가자"…학습부담 큰 이과 중위권, 문과 전향 급증
[2026학년도 대입 전략] "차라리 문과로 바꿔 한단계 위 대학 가자"…학습부담 큰 이과 중위권, 문과 전향 급증
[2026학년도 대입 전략] "차라리 문과로 바꿔 한단계 위 대학 가자"…학습부담 큰 이과 중위권, 문과 전향 급증
[2026학년도 대입 전략] "차라리 문과로 바꿔 한단계 위 대학 가자"…학습부담 큰 이과 중위권, 문과 전향 급증
구체적으로, 3월 학력평가 기준으로 수학 과목에서 이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미적분, 기하 응시 비율은 지난해 46.1%에서 올해 40.5%로 5.6%포인트 하락했다. 미적분, 기하 응시 비율은 2022학년도 통합 수능이 도입된 이래 꾸준히 증가해왔다. 응시 비율은 2022학년도 39.5%, 2023학년도 43.2%, 2024학년도 46.1%, 2025학년도 46.1%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6학년도 40.5%로 크게 하락했다. 반면 문과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확률과통계는 지난해 53.9%에서 올해 59.5%로 5.6%포인트 상승했다.

국어 과목에서는 이과생이 많이 응시하는 언어와 매체 선택 비율이 지난해 37.4%에서 올해 33.8%로 3.6%포인트 하락했다.

수학에서 미적분, 기하 응시 비율이 꾸준히 증가한 것은 수학에서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극심했기 때문이다. 현행 수능 국어, 수학은 선택과목별로 표준점수, 백분위를 계산하지 않고 통합해 점수를 산정하는데, 수학의 경우 같은 원점수를 받아도 확률과통계에 비해 미적분, 기하의 백분위가 더 높게 나오는 구조적 왜곡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이과 상위권뿐 아니라 중위권 수준 학생들도 1점이라도 더 백분위를 높게 받기 위해 미적분, 기하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같은 유불리는 선택과목에 따른 구조적 한계이기 때문에 올해 수능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이 충분히 예상되는데도 수학에선 확률과통계, 국어에선 화법과작문 응시 비율이 늘었다는 것은 이례적 현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선택과목 유불리가 여전한 상황에서도 문과생 자체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탐구 과목에서도 문과생 증가는 확인된다. 탐구 과목에서 올해 사탐 응시자는 64.6%로, 지난해 55.1%와 비교해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2022학년도 통합 수능 도입 이래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사탐 과목 중 사회문화는 지난해보다 4만6083명이 늘었고, 생활과 윤리는 2만3616명, 세계지리는 7743명이 증가하는 등 9개 과목 모두에서 지난해보다 응시생이 늘어났다. 반면 과탐 응시 비율은 지난해 44.9%에서 올해 35.4%로 큰 폭 하락했다.

사탐 응시 비율 증가는 크게 두 가지 배경으로 해석된다. 첫 번째는 앞서 살펴본 문과생 자체의 증가다. 두 번째로는 지난해부터 뚜렷해진 사탐런 현상이다. 사탐런은 수학은 미적분, 기하 등에 응시하면서 탐구 과목만 과학에서 사회로 갈아타는 현상을 말한다. 사탐런 현상은 유독 중위권 이하 학생 사이에서 두드러지는데, 수시 수능최저 충족에서 사탐, 과탐에 대한 제한이 없는 대학이 많고, 과탐 가산점의 영향력이 미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사탐런 현상은 올해 수능에서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올해 수험생 사이 특이 현상으로는 문과생의 증가와 사탐런의 가속화로 꼽아볼 수 있다. 수학에선 확률과통계, 탐구에선 사회 과목 응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문과 학생이 증가한 원인은 이과 중위권 학생들의 부담 증가가 주요한 배경으로 해석될 수 있다. 최근 의대 선호 현상으로 상위권 학생들이 이과에 집중됐고, 서울권 대학 합격선의 경우 이공계 학과가 문과보다 높게 형성되는 상황이 수년째 지속되면서 이과 중위권 이하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생각보다 컸을 것으로 보인다. 차라리 문과로 바꿔 한 단계 위의 대학을 목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한 학생의 증가가 문과생 증가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전년과 비교해 수능에서 문과생은 다소 유리하게, 이과생은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의대 등 이과 최상위권 학생들은 이런 변화에 더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의대 등 최상위권 학과는 탐구에서 과탐 가산점의 영향력이 커 실제적으로는 과탐이 강제되는 상황이다. 과탐 응시생 수 전체가 줄어들면 최상위권 학생들은 1등급 및 상위 백분위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탐구가 이과 최상위권 입시에서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수험생들은 다음 5월 학력평가에서도 문과·이과생 변화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만약 올해 수능에서 탐구가 최대 변수로 작동한다면 탐구 과목에 대한 학습 비중을 지금부터라도 계획적으로 늘려갈 필요가 있다. 여름방학쯤부터 탐구 학습 비중을 늘려가는 패턴보다는 지금부터 국어, 수학, 영어, 탐구를 균형 있게 가져가는 학습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