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 경제안정화정책 논쟁
경제 안정화 정책을 지난 몇 주에 걸쳐 살펴보았다. 경제 안정화 정책을 사용하려면 경기변동 상황에서 경제의 자동조정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만약 국가 경제 시스템에서 경제의 자동조정 기능이 잘 작동한다면 안정화 정책은 필요가 없다. 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은 경제의 자동조정 기능을 믿기에 안정화 정책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경제 안정화를 위한 재정이나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와 달리 자동조정 기능을 신뢰하지 않는 케인스학파 경제학자들은 경기 불안 상황에서 재정·통화정책을 통한 안정화 장치가 필요하다고 본다.시장기능 잘 작동한 대공황 이전193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경제를 연구하는 사람은 대부분 고전학파 경제학자였다. 이들은 경기변동이 발생한다고 해도 임금과 물가의 신축적 조정을 통해 총수요와 총공급 사이 불균형이 곧바로 해소된다고 봤다. 즉 경제의 자동조정 기능이 작동해 만성적 경기침체가 처음부터 발생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1929년 대공황이 시작되기 이전에는 경제를 안정화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경제 안정화 정책이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기였다. 자본주의 경제가 잘 돌아가던 때였기에 경제의 자동조정 기능도 잘 작동했다. 따라서 경제에 대한 국가의 개입이 거의 필요하지 않았다.경제 안정화 정책의 등장경제 안정화 정책은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 지출을 늘리는 적극적 재정정책을 실시해야 한다는 케인스의 주장에서 비롯했다. 잘 작동하던 자본주의 경제는 대공황으로 삐걱거렸다. 극심한 불황이 몇 년째 지속되는 상황에서 임금과 물가의 신축적 조정을 통해 경제가 곧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고 정책 수단이 필요하다는 케인스의 주장에 많은 사람이 동조하게 됐다. 케인스는 장기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기가 스스로 좋아질 것이라고 믿고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기 그지없는 일이라고 했다.경기의 미세조정케인스와 그의 주장을 따르는 케인스학파 경제학자들은 적절한 경제 안정화 정책을 통해 불황을 충분히 극복해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들은 경기가 침체했을 때 정부 지출이나 화폐 공급을 늘리면 총수요가 증가하고 경기가 과열되면 그 반대 방향으로 정책을 운용해 경제를 원하는 대로 조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처럼 경제를 원하는 수준으로 마음대로 조절하는 것을 미세조정(fine-tuning)이라고 한다. 케인스학파는 이 미세조정을 통하면 이 세상에서 경기변동이 사라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경제를 미세조정하기 위해 필요한 일은 현재의 경제 상태를 파악하고 미래의 경제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만 잘 확보하면 된다. 정확한 정보가 있어야만 적절한 정책을 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케인스학파 경제학자들은 수학과 통계학 이론을 이용해 현실 경제를 수치로 정확히 판단하는 계량경제학에 몰두하게 됐다.통화주의자의 등장밀턴 프리드먼을 중심으로 고전학파의 경제이론을 계승한 경제학자 집단을 통화주의자(monetarist)라고 한다. 이들은 미세조정으로 불황을 해소할 수 있다는 케인스학파 경제학자들의 낙관론을 믿지 않았다. 통화주의자는 대공황은 매우 예외적 사건이었으며 대다수의 불황은 경제의 자동조정 기능에 의해 오래 지속되지 않고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설령 불황이 장기화해 경제 안정화 정책을 시행한다고 해도 경제를 미세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봤다. 불황일 때 실시한 정책이 경기 안정을 넘어 경기과열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 경제에 대한 정부나 중앙은행 등의 개입은 매우 신중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억해주세요
케인스와 그의 주장을 따르는 케인스학파 경제학자들은 적절한 경제 안정화 정책을 통해 불황을 충분히 극복해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들은 경기가 침체했을 때 정부지출이나 화폐공급을 늘리면 총수요가 증가하고 경기가 과열되면 그 반대 방향으로 정책을 운용해 경제를 원하는 대로 조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처럼 경제를 원하는 수준으로 마음대로 조절하는 것을 미세조정(fine-tuning)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