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우리 역사 속 수학 이야기
과거 동양의 수학은 서양의 수학만큼이나 매우 발전해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역사 속 수학 이야기를 찾아보고 탐구해보면서 수학에 대한 흥미와 우리 수학에 대한 자부심을 느껴보기 바랍니다.
교과서에서 배우는 수학이 대부분 서양 수학자들이 설명한 내용이지만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훌륭한 수학자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홍정하(洪正夏, 1684~?)가 지은 <구일집·표지 사진>에 실린, 홍정하와 중국 청나라 수학자 하국주(何國柱, ?~?)의 수학 대결을 소개하고자 합니다.과거 동양의 수학은 서양의 수학만큼이나 매우 발전해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역사 속 수학 이야기를 찾아보고 탐구해보면서 수학에 대한 흥미와 우리 수학에 대한 자부심을 느껴보기 바랍니다.
1713년(숙종 39) 중국 청나라에서는 조선의 경위도를 측정하기 위해 하국주를 조선에 사신으로 파견합니다. 중국 천문대 관직인 사력으로 일하며 천문과 역산, 산학 등에 뛰어난 실력자이던 하국주는 조선의 수학 실력을 얕보는 마음으로 조선에 오자마자 조선에서 수학을 잘하는 학자를 찾습니다. 이때 등장한 사람이 바로 홍정하와 유수석(劉壽錫, ?~?)이었고, 이들은 바로 수학 대결을 펼쳤습니다.
하국주가 먼저 문제를 냈습니다.
“360명이 있는데, 한 사람마다 은 1냥 8전을 내면 모두 얼마인가?”
은 1냥 8전은 1.8냥이므로 360×1.8=648(냥)입니다. 홍정하는 “648냥”이라고 답하여 문제를 간단히 맞혔습니다.
하국주가 또 문제를 냈습니다.
“제곱한 넓이가 225평방자일 때 한 변의 길이는 얼마인가?”
15의 제곱은 225이므로 홍정하는 15자라고 답하여 이 문제도 간단히 맞혔습니다.
하국주가 한 번 더 문제를 냈습니다.
“크고 작은 두 정사각형 넓이의 합은 468평방자고, 큰 정사각형의 한 변은 작은 정사각형의 한 변보다 6자만큼 길다고 한다. 두 정사각형의 한 변의 길이는 얼마인가?”
연립이차방정식으로 풀면 작은 정사각형의 한 변의 길이는 12자, 큰 정사각형의 한 변의 길이는 18자입니다. 이 문제는 하국주 입장에서는 조금 어렵다고 낸 것인데, 홍정하는 이 또한 간단히 해결했습니다. 당시 조선에서는 계산을 할 때 산가지를 사용해 방정식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었고, 중국 청나라에서는 산가지를 사용하지 않아 방정식 문제를 조금 어렵게 생각했던 점도 홍정하에게 유리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홍정하가 문제를 냈습니다.
“구 모양의 옥돌이 있다. 이 안에 정육면체가 내접하고 있는데, 이 정육면체를 제외한 껍질의 무게는 265근 15냥 5전이고, 껍질의 가장 두꺼운 부분의 두께는 4치 5푼이다. 구의 지름과 정육면체 한 모서리의 길이는 각각 얼마인가?”
이 문제를 들은 하국주는 끙끙대다가 “이 문제는 매우 어렵소. 당장에 풀진 못하지만 내일은 답을 주겠소”라고 했지만 다음 날에도 정답을 말하지 못했습니다. 홍정하는 이 문제의 답으로 구의 지름은 14치, 정육면체의 한 모서리의 길이는 5치라고 했습니다.
하국주도 문제를 냈습니다. 정오각형의 한 변의 길이와 넓이에 대한 문제였는데, 이번에는 홍정하가 이 문제에 답하지 못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풀이는 조선에 없었는데, 이는 삼각함수를 이용한 방법으로 당시 서양에서 중국으로 전해진 것이었습니다.
조선의 수학자 홍정하와 청나라의 수학자 하국주는 이렇게 수학에 관해 서로 토론하고, 배우며 교류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이를 보아 홍정하의 수학 실력은 중국의 수학자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앞의 이야기를 읽고 여러분도 다양한 탐구를 해보면 좋겠습니다. 구 모양의 옥돌 문제를 홍정하의 방식대로 답을 내어보세요. 우리나라와 중국의 다양한 수학 문제를 오늘날의 방식으로 직접 풀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홍정하가 산가지를 이용해 방정식을 풀던 방법을 ‘천원술(天元術)’이라고 합니다. 이 방법에 대해서도 한번 알아보세요. 또한 홍정하 외 우리나라의 수학자들에 대해서도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우리 역사 속 수학을 조사하고 탐구해보면 과거 동양의 수학이 서양의 수학만큼이나 매우 발전해왔음을 많은 문헌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