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재정정책
 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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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변동을 줄이기 위한 경제안정화정책은 총공급이나 총수요에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시행하지만, 총공급은 단시간에 변화를 주는 것이 어려우므로 실제로는 거의 총수요의 변화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봐도 될 것이다. 따라서 총수요관리정책은 국가 경제의 두 가지 목표인 경제 안정화나 경제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총수요를 조절하는 정책이지만, 대부분 경제 안정화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경제안정화정책과 총수요관리정책이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총수요관리정책은 정부의 주도로 시행하는 재정정책과 중앙은행이 주도하는 통화정책으로 구분된다. 불황과 호황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불황과 호황이 발생한다고 해서 국가가 무조건 개입해서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대립하는 의견이 있다는 것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하지만 이번 주부터 다룰 내용에서는 국가가 불황과 호황을 줄이기 위해 개입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우선 재정정책부터 살펴볼 것이다.

재정은 정부가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 수행하는 경제활동이다. 정부는 개인과 기업으로부터 징수한 세금과 기타 재정수입 등을 바탕으로 정부의 수입을 어디에 지출할 것인지에 대해 용도별로 예산을 수립하고, 이를 집행해나간다. 재정정책은 정부지출 규모나 세금의 구성 또는 규모를 조절해 총수요에 변화를 주는 것으로, 경제 안정화를 위한 재정정책의 경우 정부지출과 세금의 크기를 변화시켜 총수요를 조절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정부는 경제가 불황이면 총수요를 증가시켜 불황에서 탈피하고, 경제가 호황이면 총수요를 감소시켜 인플레이션을 막으려 한다. 총수요를 조절하기 위해 직접 정부지출의 크기를 조절할 수도 있고, 세금의 크기를 조절해 간접적으로 총수요를 조절할 수도 있다.

정부가 세율을 낮추면 개인이나 기업이 지출할 수 있는 금액이 늘어나므로 소비나 투자가 증가해 총수요가 증가한다. 반대로 정부가 세율을 높이면 개인이나 기업의 구매력이 감소하면서 소비나 투자가 줄어 총수요가 줄어들게 된다.

정부는 올해 예산을 지난해 편성, 확정한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 경제가 예상보다 악화하면 불황을 탈피하기 위해 정부지출의 규모를 증가시키거나 세금을 줄여야 하므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기도 한다. 추가경정예산은 작년에 편성한 예산에 더해 추가로 예산을 다시 편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 호황은 민간 부분에서 소비와 투자가 과도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지출을 감소하거나 세금을 증가시키는 재정정책을 실시한다. 이 경우 재정수입에 비해 정부지출이 적은 흑자재정이 발생하므로 재정정책을 시행하기 위한 재원 조달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불황에서는 적자재정을 하게 되므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재원 조달을 고려해 재정정책을 세 가지 경우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불황 때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재정정책 방식은 정부지출을 증가시키고, 그 재원은 국채를 발행해 마련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정부 재정에 적자가 발생하므로 불황에서 벗어난 이후 정부는 늘어난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정부가 채무를 상환하기 위해 불황 이후 세금을 증가시켜야 하므로 현재의 불황을 해결하기 위해 미래 세대가 낼 세금을 가져다 사용하는 방식이 되는 것이다.

재정적자가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지출을 증가시키는 데 필요한 자금을 세금으로 충당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불황에서 벗어난 이후에 채무를 상환할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세금 증가로 인한 개인과 기업의 지출 감소로 정부지출의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아 불황을 극복하는 것이 힘들 수도 있다.

마지막 방식은 세금을 줄여 개인과 기업의 지출을 증가시키면서 원래 계획한 정부지출은 국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도 결국 적자재정을 발생시키는 문제점은 나타난다. 그런데도 정부지출을 늘리지 않고 민간 부분을 활성화해 불황을 극복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줄어든 세금이 개인과 기업의 지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불황을 극복하는 데 한계가 따른다.√ 기억해주세요
김형진 중앙대 강사
김형진 중앙대 강사
불황에서는 적자재정을 하게 되므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재원 조달을 고려해 재정정책을 세 가지 경우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불황 때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재정정책 방식은 정부지출을 늘리고, 그 재원은 국채를 발행해 마련하는 방식이다. 정부지출을 증가시키는 데 필요한 자금을 세금으로 충당하는 경우도 있다. 마지막 방식은 세금을 줄여 개인과 기업의 지출을 증가시키면서 원래 계획한 정부지출은 국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