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다른듯 통하는 수학의 개념
코사인법칙의 흥미로운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피타고라스 정리가 직각삼각형에서만 적용되는 것이라면, 이를 확장해 일반적인 각에서 적용할 수 있는, 이른바 피타고라스 정리의 확장판이 바로 코사인법칙이라고도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수학 공부를 할 때 어떤 개념을 깊이 이해하고 다각도로 바라보는 것은 중요한 공부법입니다. 연습하는 유형 위주로만 공부한다면 학교 내신에는 유리할 수 있겠지만, 정작 수능형 문제에는 적응하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코사인법칙의 흥미로운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피타고라스 정리가 직각삼각형에서만 적용되는 것이라면, 이를 확장해 일반적인 각에서 적용할 수 있는, 이른바 피타고라스 정리의 확장판이 바로 코사인법칙이라고도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 소개할 내용은 수학 성적에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다만 따로따로 라고 생각한 것들을 큰 맥락과 흐름에서 이해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흥미로울뿐더러 통합적 이해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중학교 1학년 때 삼각형의 결정 조건에 대해 배웁니다. 이는 삼각형의 합동 조건과 같은데, ① 삼각형 세 변의 길이를 알거나(SSS), ② 두 변의 길이와 그 끼인 각의 크기를 알거나(SAS), ③ 두 각의 크기와 그 끼인 변의 길이를 안다면(ASA) 그 삼각형 나머지 각의 크기와 변의 길이도 확정된다는 의미입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데, 정작 구하라고 하면 ‘어떻게 하는 거야?’ 싶은 것도 많죠.
그중 가장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것은 위 조건 중 ①번의 SSS입니다. 세 변의 길이를 알면 삼각형이 결정됩니다. 무슨 짓을 해도 세 각의 크기는 바뀔 수 없이 하나로 고정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를 구할 수 있고요. 세 변의 길이만으로 삼각형 각각의 각의 크기를 구할 수 있다니, 새삼 아주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습니까?
물론 삼각형을 그려놓고 각도기로 그 크기를 재서 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이런 방법은 수학자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죠. ‘이론적으로’ 그리고 ‘완벽한’ 방법이 필요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학교 3학년 때 배우는 삼각비가 필요합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코사인을 사용합니다. 이는 직각삼각형에서 (밑변의 길이)/(빗변의 길이)로 계산되며, 이를 활용하면 다음 그림에서처럼 밑변의 길이를 빗변과 각 B의 코사인값을 이용해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삼각형의 모양을 조금 바꾸면 다음 그림과 같은 표현이 가능합니다. 이때 양쪽의 직각삼각형에서 각각 피타고라스 정리를 사용해 a²-(acosB) ²=b²-c-acosB}²임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이를 조금 더 정리해보면 나오는 것이 바로 cosB=a²+c²-b²/2ac로, 현재 수Ⅱ 삼각함수 단원에 나오는 코사인법칙입니다. 이 법칙의 결과를 눈여겨본 학생들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네요. 바로 세 변의 길이만으로 cos의 값, 즉 각의 크기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로써 중학교 1학년 삼각형의 결정 조건에서 공부는 했지만 차마 해결하지 못했던(세 변의 길이만 알면 다른 각의 크기가 결정될 뿐 아니라 실제로 답을 구할 수도 있다는) 문제가 사실은 고등학교 삼각함수 내용과 연결되어 해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결정 조건인 ASA에서의 다른 변의 길이는 코사인법칙과 같은 단원에서 소개되는 사인법칙으로 (오늘 다루지는 않지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결정 조건이던 SAS에서의 남은 변의 길이와 각의 크기는 코사인법칙, 사인법칙 어떤 것을 사용해도 구할 수 있습니다.
코사인법칙의 흥미로운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피타고라스 정리가 직각삼각형에서만 적용되는 것이라면, 이를 확장해 일반적인 각에서 적용할 수 있는, 이른바 피타고라스 정리의 확장판이 바로 코사인법칙이라고도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그림은 피타고라스 정리의 증명법으로 많이 소개되는 그림입니다. 양쪽 (가), (나)의 넓이가 서로 같기 때문에 양쪽 위 정사각형의 넓이의 합이 아래쪽 정사각형의 넓이와 같다고 정리되는 내용이죠. (a²+b²=c²)
이때 각 C는 직각입니다. 이 C를 직각이 아닌 다른 각으로 그려보면 어떻게 될까요?
이 그림에서도 위 그림과 같은 원리로서 각각의 (가), (나), (다)의 넓이는 서로 같습니다. 그 사실로 추론해보았을 때, a²+b²=(가)+(나)+2x(다)이므로 a²+b²=c²+2x(다)이며, (다)의 넓이가 아래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abcosC가 되는 것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a²+b²=c²+2abcosC로, 위에서 소개한 코사인법칙과 완전히 같은 식임을 확인하는 동시에, 피타고라스 정리 뒤에 2abcosC가 추가된 일반적인 각에 대한 확장판 업데이트 패치 버전으로도 바라볼 수 있는 등식입니다.
코사인법칙은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이지만, 중학교에서 학습하는 내용과 연계되어 이해한다면 더욱 풍성한 맥락과 흐름 속에서 다각도로 그 진면목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자체로서 흥미롭고 아름다운 수학을 즐기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