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불황과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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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균형국민소득은 완전고용 수준에서 결정될 수도 있지만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두 국민소득이 일치하지 않는 상태에서 단기 균형국민소득이 완전고용에서의 국민소득보다 작으면 경기불황이라고 하고, 반대로 단기 균형국민소득이 완전고용 국민소득보다 크면 경기호황이라고 한다. 이처럼 장기와 단기의 균형국민소득이 일치하지 않아 불황과 호황이 발생하는 것은 총수요와 총공급이 항상 고정되어 있지 않고 변동되기 때문이다.
왼쪽 그림처럼 완전고용 수준의 생산량에서 단기와 장기균형을 이룰 수도 있다. 장기 총공급곡선은 기술발전과 같은 큰 변화가 발생하는 경우에만 이동하지만, 총수요곡선과 단기 총공급곡선은 물가와 상관없이 다양한 원인으로 자주 변동한다. 총수요는 미래에 대한 전망이 바뀌어서 기업의 투자에 변화가 생긴다거나 해외시장에서 우리나라 상품에 대한 평판에 변화가 생겨 갑자기 수출에 변화가 발생해 변동이 되고, 단기 총공급은 경직적이던 임금에 변화가 온다거나 제품 생산에 필요한 각종 원자재 가격의 변화로 인해 변동될 수 있다.
총수요와 단기 총공급이 갑자기 줄어들면 단기 균형국민소득은 장기 균형국민소득보다 작아지므로 불황이 찾아온다. 이때 균형물가는 총수요가 감소하면 하락하지만 단기 총공급이 감소하면 상승해 일률적이지 않다. 불황에서 단기 균형국민소득은 장기 균형국민소득과 일치하지 않고 완전고용 국민소득보다 작아지는데, 이 두 국민소득 간 차이를 경기침체갭(recessionary gap)이라고 한다.
![[경제학 원론 산책] 단기 국민소득이 완전고용 때보다 높으면 호황](https://img.hankyung.com/photo/202403/AA.35964444.1.jpg)
한 나라의 경제가 완전고용 수준을 벗어나 불황이나 호황인 상황에서 단기균형을 이루고 있다 하더라도 단기에 경직적이던 임금이 결국 장기라는 기간에는 신축적으로 조정돼 고용과 생산에 변화를 가져온다. 불황의 경우에는 장기로 갈수록 임금이 하락해 완전고용 수준으로 고용이 증가할 것이고, 고용이 늘면 경기침체갭은 사라지게 된다. 호황의 경우라면 장기에 임금이 상승하므로 증가된 고용량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면서 생산이 줄어들어 인플레이션갭이 없어진다.
이처럼 임금의 조정을 통해 스스로 경제가 완전고용 상태로 스스로 돌아가는 현상을 경제의 자동조정 기능(self-correcting mechanism)이라고 한다. 따라서 장기는 결국 자동조정 기능이 작동하는 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 기능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실제로 임금이 신축적으로 조정될 수 있을지 누구도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한다. 더구나 장기가 얼마나 긴 시간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아 고전학파와 케인스학파 사이에 대립이 이어져오는 것이다. √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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