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인공지능에 담긴 수학적 원리
인공지능에는 다양한 수학적 원리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인공지능에 담긴 수학적 원리를 이해하면 인공지능을 더 잘 이해하고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볼 때마다 어떠한 수학적 원리가 담겨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서 수학의 유용성에 대해 느껴보길 바랍니다.
얼마 전 ‘알파지오메트리(AlphaGeometry)’라는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알파고로 유명한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이 인공지능은 기하학 문제를 인간 이상의 능력으로 풀어낼 수 있는데, 수학 실력은 수학 올림피아드 금(金)메달 수준이라고 합니다.인공지능에는 다양한 수학적 원리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인공지능에 담긴 수학적 원리를 이해하면 인공지능을 더 잘 이해하고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볼 때마다 어떠한 수학적 원리가 담겨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서 수학의 유용성에 대해 느껴보길 바랍니다.
수학을 잘하는 인공지능이 드디어 나왔으니 이제는 수학을 공부 안 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그렇지 않습니다. 수학은 더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에는 수학적 원리가 담겨 있어서 이를 잘 이해하면 더 좋은 인공지능을 개발할 수 있고, 이렇게 개발된 인공지능은 인간의 삶에 여러 가지로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에는 어떤 수학적 원리가 담겨 있는지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의 상황을 생각해보겠습니다. 운전자 A씨는 설 연휴를 맞아 가족들과 함께 운전해 고향에 가고 있습니다. 차량 정체로 막히는 고속도로를 가고 있는데, A씨가 본인도 모르게 살짝 졸았습니다. 그때 갑자기 삐빅 하면서 경고음이 울리고, 차가 속도를 줄였습니다. 깜짝 놀란 A씨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앞차가 속도를 줄였는데, A씨가 대응하지 못하는 바람에 자동차가 스스로 충돌 회피 시스템을 작동해 급감속한 상황이었습니다. 차 앞부분에 달린 카메라가 앞차를 감지해 A씨에게 경고를 하고, 차의 속도를 줄여 사고를 예방했습니다.
이 차는 앞의 차가 속도를 줄인 것을 어떻게 감지했을까요? 이 차에 달린 카메라는 계속해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이 사진을 차의 인공지능이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할 때 이미지를 숫자로 표현하는데, 이때 ‘행렬’과 같은 수학적 개념이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차의 뒷모습을 [그림 1]과 같이 흑백 이미지로 표현할 때 각 픽셀은 [그림 2]와 같이 검은색은 0, 흰색은 1로 바꾸어 저장하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림 2]에서 숫자만 뽑아 괄호로 묶어서 나타내면 [그림 3]과 같이 행렬로 표현할 수 있고, 차의 인공지능이 이를 이용해 이미지를 처리합니다. 이 과정에서 행렬을 연산하고, 함수·확률·통계 등 다양한 수학적 개념을 활용, 이미지의 특성을 분석해 분류합니다.
차의 인공지능 덕분에 사고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A씨는 졸음을 피하기 위해 음악을 들으려 했습니다. 운전을 하면서 차의 음향 기기를 조작하면 위험할 수 있기에 “ㅇㅇ~ 음악 들려줘!”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에서 ‘띠딩’ 하는 소리와 함께 인공지능이 반응합니다. 이처럼 인공지능을 호출하는 단어를 ‘웨이크업 워드(wake-up word)’라고 합니다.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A씨는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졸음을 깰 수 있었고, 고향까지 안전 운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A씨의 목소리를 인식해 반응하는 인공지능의 자연어처리 기술은 수학을 기반으로 합니다. 소리는 복잡한 파동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람의 목소리도 파동이 합성되어 일정한 주기를 갖는 특정한 파동의 모양을 이룹니다. 파동은 ‘삼각함수’로 표현할 수 있고, 복잡한 파동은 서로 다른 주기를 가진 삼각함수의 합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표현을 통해 인공지능은 사람마다 다른 파동을 구분할 수 있고, 학습을 통해 특정한 사람의 목소리도 구별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사람의 말(목소리)을 이해하도록 표현할 때 ‘벡터’와 같은 수학적 개념을 사용합니다.
인공지능에 담긴 수학적 원리를 간단히 살펴봤습니다. 자세한 것은 앞으로 이 칼럼을 통해 종종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이번에 소개한 인공지능에 담긴 수학적 원리를 좀 더 공부하고 싶다면 ‘수학Ⅰ’ 과목에서 삼각함수 단원, ‘기하’ 과목에서 평면벡터 단원을 살펴보면 됩니다. 행렬의 경우에는 현재 교육과정에 없기 때문에 서점에서 ‘선형대수학’과 관련된 책을 찾아보길 권해드립니다. 학교에서 인공지능 수학에 대해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다면 진로 선택 과목인 ‘인공지능 수학’을 공부해보시기 바랍니다.
수학을 잘하는 인공지능이 개발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간이 수학을 공부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을 더 잘 도와주는 인공지능을 계속해서 개발하기 위해서는 수학을 더 깊이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 주변에 인공지능이 많아졌습니다. 이 인공지능을 볼 때마다 어떠한 수학적 원리가 담겨 있는지 생각해보면서 수학의 유용성에 대해 느껴보길 바랍니다.
홍창섭 경희여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