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 임윤택 <다시 아빠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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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소년법에서는 만 19세 미만 범죄자를 ‘소년범’이라 부른다. 소년이 범죄를 저지른 경우 처벌보다 교정을 위해 애쓰지만 죄가 중하면 소년교도소에 수용되고 전과기록이 남는다. 소년원은 소년법상의 보호처분을 받은 범죄소년과 촉법소년(10~14세)을 교정·교육하는 곳으로 전과는 남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 ‘소년들에게는 아무리 기회를 많이 주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가진 판사와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봐 다시 일어서게 만들려는 어른이 많다. 덕분에 소년원 대신 청소년회복센터에서 새롭게 일어서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다시 아빠 해주세요!>는 “술과 담배에 찌든 아이들이 있지만 그들에게 술과 담배를 파는 어른들이 있고, 남녀혼숙하는 아이들이 있지만 그들에게 방을 내어주는 숙박업자가 있고, 조건만남·성매매를 하는 아이들이 있지만 그들을 상대로 성매수를 하는 어른들이 있다”라고 나쁜 어른을 고발한다.범죄 연령 낮아지고 잔인한 범죄 늘어난다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관용과 용서가 소년범을 수렁에서 건진다
<다시 아빠 해주세요!>의 저자 임윤택 목사는 부산·경남 지역의 10개 청소년회복센터를 지원하다가 사법형 그룹홈 둥지청소년회복센터(둥지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2014년부터 6개월 처분을 받은 여자아이들과 함께 생활해왔는데, 지금까지 200여 명이 둥지센터를 거쳐 갔다. 임윤택 목사는 부산가정법원 소년보호재판 국선보조인으로 활동하면서 아이들이 범죄에 빠질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수없이 목도했다.

둥지센터에 오는 아이들의 범죄는 ‘절도, 폭행, 학교폭력, 무면허운전, 공문서부정행사’ 등 다양하다. 최근 ‘인터넷 사기, 조건만남, 성매매’ 등으로 비행이 심화되고 있으며, 청소년 인구 감소에 반해 사건 숫자는 오히려 늘어났다. 범죄 연령은 점점 어려지고 있으며, 범죄 양태는 난폭하고 더 잔인해졌다.

‘청소년 범죄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저자는 “소년법은 ‘관용’과 ‘용서’의 정신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범행’이 아닌 ‘비행’이라는 시각에서 바라보고 ‘처벌’보다 ‘교정’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저자는 비행이나 범죄의 기록을 보다가 아이를 직접 만났을 때 놀란 일이 종종 있다고 한다. 너무 앳되고 해맑기 때문이라며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사건이 아닌 사람이 보인다”라고 토로했다. 그 아이를 포함한 부모, 가족, 친구, 교사 등 주변 사람들을 보면 ‘그래서 이렇게까지 되었구나,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때 이 아이에게 주변 사람들은 뭘했지?’라는 생각에 괜히 미안해진다고 한다. 분명 아이들이 실수하고 잘못했지만, 이 아이들만의 잘못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아이들을 건질 수 있다는 희망<다시 아빠 해주세요!>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사연은 아프기 그지없다. 가정 해체와 가정폭력으로 궁지에 몰린 아이, 동년배 친구의 협박에 성매매를 하고 돈을 빼앗긴 아이, 밥 사주겠다고 불러내서 실컷 먹고 도망간 친구들 때문에 재판받은 아이, 폰과 계좌를 빼앗겨 사기범죄 공범이 된 아이, 왕따 당하고 놀림 받다가 함정에 빠진 아이 등 내몰리고 보호받지 못한 아이가 너무 많다.

그런가 하면 맛있는 음식을 주며 언제든 오라고 격려하는 식당 사장님, 무려 변론을 해주면서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베풀라고 말하는 멋진 변호사 등 아이들을 돕는 이도 많다. 이런 손길 덕분에 아이들은 다시 공부를 시작하며 힘을 낸다.

네 자녀의 아빠인 임윤택 목사는 부인과 함께 아이들을 지극정성으로 돌봤다. 이 책의 제목은 둥지센터 이탈을 반복하다 결국 소년원에 들어간 아이가 사과하며 “다시 아빠해주세요”라고 쓴 편지 내용에서 따왔다.

이근미 작가
이근미 작가
부주의해서 함정에 빠지거나, 힘든 상황에서 좌절해 범죄와 가까워지거나, 악한 손길에 당하는 등 범죄는 교묘한 수법으로 청소년들을 유혹한다. 초기에 도움을 요청하면 좋으련만 두려움 속에서 점점 수렁에 빠지는 청소년들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

<다시 아빠 해주세요!>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청소년 범죄에 경각심을 갖게 하는 동시에 사랑을 기울이면 수렁에 빠진 아이를 건질 수 있다는 희망을 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