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이유리 아웃도어 전문 디자이너
제품 기획 단계부터 기능성 신기술 접목
레포츠 좋아해야 시제품 장단점 잘 보여
디자이너 되려면 패션디자인 전공 필수
컴퓨터 드로잉 자격증도 업무에 큰 도움
대학 산악부 경험이 일하는데 밑거름돼
제품 기획 단계부터 기능성 신기술 접목
레포츠 좋아해야 시제품 장단점 잘 보여
디자이너 되려면 패션디자인 전공 필수
컴퓨터 드로잉 자격증도 업무에 큰 도움
대학 산악부 경험이 일하는데 밑거름돼
![[직업의 세계] "디자인 감각과 소재에 대한 전문 지식 갖춰야죠"](https://img.hankyung.com/photo/202311/AA.35055642.1.jpg)
▷아웃도어 전문 디자이너들은 가을이 가장 바쁜 시기 아닌가요?
“바쁜 시기라기보다 중요한 시기죠.(웃음) 보통 패션기업들은 한두 시즌을 앞당겨 일하고 있어서 올 F/W(가을/겨울) 시즌 아이템은 이미 다 나와 있는 상태예요. 지금은 내년 아이템을 기획하고 있어요.”
▷일반 패션 디자이너와 아웃도어 전문 디자이너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옷을 만드는 건 같지만 저희는 기능성 소재나 신기술을 접목한다는 점이 특징이죠. 대부분 기능성 소재로 제작하기 때문에 기획 단계 때부터 이 점을 생각하고 만들어야 해요.”
▷구체적으로 아웃도어 전문 디자이너가 하는 일에 관해 설명해주세요.
“말씀드린 대로 아웃도어 아이템은 기능성 소재를 활용한 의류입니다. 디자인 단계에서 눈과 바람, 추위 등 외부 환경의 변화에도 야외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옷을 만드는 직업이에요. 가을·겨울에 주로 입는 패딩부터 이너웨어, 팬츠 등 다양한 아웃도어 아이템을 디자인·개발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옷이 나오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나요?
“시즌 전 디자인실, 기획팀 등 상품개발 관련 팀들이 모여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합니다. 자유롭게 의견을 내놓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죠. 그 안에서 어느 정도 추려지면 각자 담당할 제품을 기획하는데, 이때 어떤 소재를 사용할지, 어떤 활동에 적합할지 구체적으로 제품을 기획·디자인하게 돼요. 이후엔 디자인한 제품의 샘플링을 위해 ‘작업지시서’를 작성합니다.”
▷작업지시서는 어떻게 써야 하나요?
“작업지시서에는 도식화, 사이즈 스펙, 디자인에 대한 자세한 설명, 아트워크 사이즈 등을 담아야 해요. 말이나 글로 설명이 어려울 땐 사진이나 샘플을 첨부하기도 해요. 이에 따라 샘플이 제작되고, 이는 공장에서 생산하는 기준이 됩니다.”
▷어떻게 보면 작업지시서에 디자이너의 생각이 다 담겨 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맞아요. 디자이너가 표현하고 싶은 부분들을 구체적으로 담아야 해요. 기본적인 사이즈도 일반복과 달라서 디테일하게 명시를 해주고, 소재부터 부자재 컬러 등 아주 세세하게 현장 용어로 담아내야 해요.”
▷그 이후엔 어떤 작업을 거치나요?
“작업지시서가 나오면 패턴실에서는 종이로 패턴을 만듭니다. 원단으로 옷을 먼저 만들 수 없으니 종이로 하는 건데요, 패터너(patterner)가 뜬 종이 패턴을 원단에 맞춰 재단 과정을 거칩니다. 이후 공제가 들어가고, 기획한 부자재들을 넣어 옷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샘플이 나오면 사내 품평회를 통해 제품에 대한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집니다.”
▷품평회 시간이 되면 디자이너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들었어요.
“제가 디자인한 아이템이 품평회 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면 개인적으론 아쉽죠. 하지만 디자이너뿐 아니라 블랙야크의 모든 직원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을 만들려고 모인 자리인 만큼 오히려 다른 분야 직원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어 좋습니다.”
▷옷을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뭔가요?
“어떤 옷을 만들지를 결정하는 기획 단계예요. 특히 아웃도어는 목적이 분명한 의류에 속하잖아요. 그 목적에 맞는 소재와 스타일에 맞는 기획을 잘해야 좋은 옷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디자이너가 되는 방법도 궁금합니다.
“패션 디자인학 전공은 필수예요. 요즘 현장에선 일러스트로 드로잉을 하기 때문에 관련 자격증이 있으면 도움이 되죠. 특히 Clo나 v-sticher 같은 3D 디자인 프로그램을 할 줄 알면 플러스 요인이 됩니다.”
▷아웃도어 디자이너로서 갖춰야 할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디자이너라면 패션 트렌드를 잘 분석하는 능력이 필수지만, 아웃도어 디자이너는 트렌드뿐 아니라 아웃도어를 직접 즐길 줄 알아야 해요. 자신이 만든 옷을 직접 입어보고 활동해보면 옷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거든요.”
▷직업의 장단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신상품을 가장 먼저 입어보고 필드 테스트를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죠. 특히 우리 회사에는 아웃도어 커뮤니티 플랫폼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BAC)’의 명산 100 프로그램이 있어요. 명산이라고 등록된 산을 오르면 그 산의 높이만큼 BAC 코인을 적립해주거든요. 코인은 매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데, 저같이 아웃도어 활동을 좋아하는 사람은 회사 복지를 쏠쏠하게 챙겨 갈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죠.(웃음) 반면에 단점은 늘 새로운 걸 만들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아닐까 싶어요.”
▷직업병이 있나요?
“‘왜?’라는 질문을 많이 하게 돼요. 개인적으로 등산을 취미로 즐기고 있기 때문에 의류뿐 아니라 용품도 직접 사용하고 있어요. 의류나 용품의 디테일은 어느 하나 이유 없는 디자인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이건 왜 이렇게 디자인했을까?’라는 질문을 많이 해요. 그 질문을 토대로 저의 디자인에도 반영하는 편이고요.”
▷아웃도어 전문 디자이너의 비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