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강석민 3D 모델러
세계 2000만 명이 즐기는
'로스트아크' 게임 만든 공신
고퀄리티 게임일수록 모델링 중요
미적감각·인체에 대한 이해 필수
메타버스 등 3D 모델링 활용 급증
코로나19 이후 가상공간에서의 소통 창구로 활용되면서 게임 산업이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특히 한류 바람을 등에 업고 ‘K 시리즈’의 대표 분야로 자리 잡았다. 세계 2000만여 명의 유저, 동시 접속자 수 130만 명이라는 숫자로 MMORPG 게임 중 글로벌 1위를 기록한 ‘로스트아크(LOSTARK)’를 만든 강석민 스마일게이트 파트장을 만나 떠오르는 직업 ‘3D 모델러’에 대해 들어봤다.세계 2000만 명이 즐기는
'로스트아크' 게임 만든 공신
고퀄리티 게임일수록 모델링 중요
미적감각·인체에 대한 이해 필수
메타버스 등 3D 모델링 활용 급증
▷로스트아크 인기는 어느 정도인가요?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국내 게임은 많습니다. 그중 스마일게이트에서 7년 동안 1000억 원을 투자해 만든 로스트아크는 MMORPG 게임 중 글로벌 1위입니다. 전 세계에 2000만 명의 유저가 있고, 동시 접속자 수만 해도 130만 명이 넘으니까요.”
▷게임이 인기를 얻으면서 게임 캐릭터 팬덤이 생길 정도라고 들었어요.
“게임 분야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캐릭터와 동일시하는 유저가 많아요. 팬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전광판 광고를 할 정도로 좋아해주죠. 웬만한 아이돌 팬덤 부럽지 않습니다.(웃음)”
▷하나의 캐릭터가 만들어지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는데, 그중 3D 모델러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3D 모델러는 게임에서 유저가 최종적으로 보는 아웃풋 만드는 일을 합니다. 캐릭터의 얼굴이나 머리, 복장, 무기 등 보이는 모든 부분을 제작하죠. 3D 모델러는 크게 캐릭터와 배경을 만드는 모델러로 나뉘는데, 전 캐릭터를 맡고 있습니다.”
▷캐릭터 제작 과정이 궁금합니다
“크게 기획-원화-3D 모델링-모션-이펙트(effect)-UI 디자인 과정을 거칩니다. 우선 기획 단계에서 어떤 스토리에, 어떤 캐릭터를 만들어야 할지 디테일하게 작업합니다. 원화팀에서 그 내용을 바탕으로 디테일하게 그림을 그리죠. 이 그림을 바탕으로 제가 3D 모델링 작업을 합니다. 3D 모델링이 마무리되면 모션팀에서 캐릭터의 움직임을 만들고, 이펙트팀에서 캐릭터 효과를 입혀주죠. 그다음 유저들이 편하고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UI 디자인으로 마무리합니다.”
▷3D 모델링 작업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기획팀과 원화팀에서 아주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만든 데이터를 받아 작업을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녹슨 쇠인지, 겉면이 깨끗한 나무인지를 파악할 수 있을 만큼 디테일이 살아 있죠. 그 원화를 카피해 3D를 입혀주는 작업을 합니다. 이후에는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캐릭터를 완성해나가는 작업을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어깨나 다리 부분에 디테일을 더하거나 뺀다든지, 의상이나 아이템은 어떤 식으로 표현할지에 대한 작업이 소통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게임을 제작할 때 3D 모델링 작업은 얼마나 중요한가요?
“프로젝트마다 조금씩 다른데, 퀄리티가 높은 게임일수록 캐릭터 모델링의 중요도는 높아집니다. 콘솔게임에서의 캐릭터 퀄리티는 홍보·마케팅과 직결되기 때문에 더 중요하죠.”
▷3D 모델링을 구현하기 위해 주로 어떤 프로그램들을 쓰나요?
“일반적으로 3D MAX나 지브러시를 많이 사용합니다. 매핑 단계에서는 포토샵을 주로 쓰고 있고요.”
▷하나의 캐릭터를 모델링하는 시간은 어느 정도 걸리나요.
“프로젝트, 캐릭터에 따라 다릅니다. 평균 한 달은 소요되는 것 같아요. 콘솔게임의 경우 3개월이 넘어가는 작업도 종종 있고요.”
▷3D 모델링 실력을 갖추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3D 모델러를 준비하는 취업 준비생 입장에서 보면 단순 툴을 배우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지만 인체 지식, 여러 스타일의 이해 등 배우고 알아야 할 것이 매우 많습니다. 그 과정이 최소 1년은 필요한 것 같아요. 저도 10년 차지만 인체 지식을 알기 위해 ‘아나토미 피겨’를 사서 공부하기도 하죠. 요즘엔 현업에 있으면서 학원에 등록해 배우는 분들도 있고요.”
▷3D 모델러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이 있다면요?
“가장 중요한 건 미적감각이에요. 그림이나 조소 등의 미적감각이 있어야 할 수 있는 분야예요. 미술 전공자라면 이 직업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겠죠. 포트폴리오도 필수입니다. 사실 3D 모델러를 채용하는 기업에서는 이력서나 자격증보다 포트폴리오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3D 모델러의 매력을 꼽는다면요?
“캐릭터를 완성해나갈 때의 만족감이 아주 큽니다. 유저들이 캐릭터를 사용하면서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뿌듯하거든요. 게임이라는 장르 특성상 유저와 소통을 많이 합니다. 특히 3D 모델러는 피드백이 구체적이고 많죠. 커뮤니티에서 ‘캐릭터의 장단점’부터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다’ 등 내가 만든 작품에 대해 여러 의견이 오고 갈 때는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때론 허를 찌르는 리뷰도 있지만요.(웃음)”
▷요즘 게임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3D 모델러의 채용 공고를 종종 볼 수 있어요.
“영상 분야나 메타버스 등 3D 모델링을 활용하는 분야 어디에서든 일할 수 있죠. 다만 게임 분야에 있는 3D 모델러의 경우 타 분야로 갈 이유가 없어요. 게임시장이 가장 크거든요. 시장 규모의 차이가 엄청나요.”
▷3D 모델러의 비전은 어떤가요?
“3D 모델링 기술은 게임뿐 아니라 의료, 패션, 메타버스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게임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해요. 게임을 즐기는 연령대가 10·20세대에서 성인까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죠. 유저층이 넓어지면 시장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