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보편적인 기본권마저 유린당하고 있는 중동 여성 인권 문제는 곧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지난해 9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서 의문사를 당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을 시작으로 이란에서는 여성 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반정부시위가 전국적으로 벌어졌다. 이란 정부가 이에 강경 대응하면서 수많은 희생이 발생했고, 반정부시위는 ‘여성, 삶, 자유’라는 구호로 퍼져나가며 세계 각국의 공감을 얻었다.여성 인권 탄압 국가는 이란만이 아니다. 2021년 8월 탈레반이 재집권한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여성의 권리가 더욱 잔혹하게 짓밟히고 있다. 아프간 여성들은 초등교육 외 모든 교육이 금지되고 얼굴을 포함한 모든 피부를 가리는 부르카 착용이 의무화됐으며, 남성 의사에게는 진료조차 못 받고 있다. 급기야 이달 초엔 여성 교육에 반대하는 의도적인 독극물 테러가 발생하기도 했다.
중동 여성의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선 국제사회의 관심과 적극적 개입이 시급하다. 하지만 국제정치, 경제협력 등 복잡한 국가 간 관계 때문에 그 어느 나라도 적극 나서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중동 내 민주화 운동을 미국 정부의 이슬람 세력 와해 공작으로 호도하는 것도 부담이다.
이런 점에서 지난 3일 한국의 고교인권연합단체 ‘프로젝트 저스티스’가 중동 여성 인권 보호의 시급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연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집회에 참여한 한 학생은 “젠더 평등이 당연해진 21세기에 중동에선 개인의 권리보다 가문의 명예를 중시하는 오랜 관습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인류 보편적인 기본권마저 유린당하고 있는 중동 여성 인권 문제는 곧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조예원 생글기자(용인외대부고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