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인구구조와 경제 변화
요즘 한국의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하는데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는 단순히 노동력 부족이라는 문제뿐 아니라 많은 경제적 변화를 야기합니다. 수능에서 인구구조 변화와 그 영향에 대한 지문이 언제든 나올 수 있습니다. 토론형 지문으로 나오는 게 일반적인 만큼 평소에 이슈를 둘러싼 여러 의견과 내용을 정리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베이비붐 세대란세계적으로 1946~1964년 태어난 세대를 베이비부머(베이비붐 세대)라고 합니다. 이들이 은퇴를 앞두면서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큰 경제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일할 사람(노동가능인구)이 부족해진다는 점인데요. 더 다양한 문제가 파생될 전망입니다. 미국에서는 베이비붐 세대의 순자산 규모가 100조달러로 추정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미국 가계의 총순자산 규모가 약 140조달러인 것을 고려하면 베이비붐 세대에 부가 집중됐다고 볼 수 있죠. 미국 경제의 급격한 성장과 1970~1990년대 부동산 및 주식의 장기 호황 덕입니다. 1983년 이후 40년간 미국의 주택 가격은 평균 5배, 대표적 주가지수인 S&P500은 28배나 올랐어요. 저성장과 구조적 인플레이션
부를 축적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요? 노동력 부족 문제뿐 아니라 부의 불균형 문제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 또 베이비붐 세대의 소비가 기존과 달라지면서 경제도 그에 따라 바뀝니다. 이들은 축적한 자산을 물건 사는 데 쓰지 않습니다. 재화 소비보다는 헬스케어나 레저 등 서비스 소비에 더 할애하죠. 글로벌 제조업 공급망이 예전처럼 빠르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한국 같은 제조업 국가들의 장기 성장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요.사람은 부족한데 서비스 수요가 많아지면 어떻게 될까요. 인건비가 급증하고 서비스 관련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죠. 외식비가 갈수록 비싸진다는 얘깁니다. 재화 소비가 위축되면 경제는 저성장하겠죠. 저성장인데 구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겁니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도 높아져요. 금리가 높아지면 시중 유동성이 약해집니다. 경제는 점점 침체로 빠져들어요. 이게 인구구조 변화가 가져올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필연적인 로봇·AI 시대영국의 경제학자 토머스 맬서스가 인구론을 펼친 건 1798년의 일입니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물자가 산술급수적으로 늘어 과잉인구로 인한 만성 빈곤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죠. 과학기술 발전은 이 같은 우려를 씻어냈습니다. 인구가 증가하고 밀집하면서 도시가 형성됐고, 도시 밀집도가 만들어내는 분업의 효율성은 인류를 더욱 풍요롭게 했습니다. 분업이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반대로 인구 감소를 걱정해야 할 시기가 오고 있습니다. 인구가 늘어나면서 경제가 성장하는 것을 ‘인구 보너스’라 하고, 반대로 인구가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저성장을 ‘인구 오너스(Onus)’라 합니다. 세계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2024년 65.0%로 정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죠. 중국마저 인구 오너스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인류는 노동생산성을 높여 인구를 부양해야 합니다. 그 핵심이 로봇과 인공지능(AI) 입니다. 과거에 ‘분업’이 하던 역할을 이제 로봇화, 자동화가 맡습니다. 하드웨어는 로봇, 소프트웨어는 AI입니다. 1차 산업인 농업에선 자동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제조업도 로봇화가 핵심이죠. 그동안 사람이 해오던 사무업이나 고차원적인 작업까지 AI가 대체하거나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AI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오히려 사무직이 가장 빠르게 ‘자동화’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죠. 이 같은 흐름은 모두 인구구조와 밀접하게 연관된 필연적 현상입니다. 인류가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릴 다른 방법을 찾거나, 인구가 갑자기 반등할 수 있는 ‘역사적 전환점’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로봇과 AI가 인구 오너스 시대의 핵심 기술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고윤상 한국경제신문 기자 NIE 포인트1. 노동가능인구의 감소가 가져올 경제적 변화를 알아보자.
2. 인구보너스와 인구오너스의 차이를 정리해보자.
3. 로봇과 AI가 발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