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토지시장과 지대
우리는 살면서 토지 가격이 비싼 곳에서 만들어졌거나 판매되는 물건이 더 비싸다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반대로 상품 가격이 비싸져서 토지 가격이 올랐을 수도 있는데,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토지시장의 작동 원리를 통해 높은 토지 가격으로 인해 상품값이 비싸진 게 사실인지 알아보자. 토지의 수요와 공급생산요소로서의 토지는 토지가 주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토지시장에서 거래되는 대상도 토지가 주는 서비스가 될 것이다. 토지가 주는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상품 생산자이므로, 생산자는 노동과 자본의 수요자이면서 동시에 토지에 대한 수요자가 된다. 토지 공급자는 토지 서비스를 시장에 제공하는 토지 소유자다. 그러나 토지는 자본과 달리 생산을 통해 늘어나지 않는 본원적 생산요소다. 또 다른 본원적 생산요소인 노동은 이민이나 출산 장려 등으로 공급량이 달라질 수 있지만, 토지는 거의 수직에 가까운 공급곡선을 보인다. 물론 지난주에 생산요소로 사용되는 토지의 공급이 매우 비탄력적이기는 하지만 완전히 고정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동이나 자본에 비해 공급이 매우 비탄력적이므로, 이번 주에는 공급곡선을 수직으로 가정하고 토지시장에 관해 설명할 것이다. 토지시장
상품시장이나 생산요소시장처럼 일반적인 시장의 경우 수요와 공급의 상호작용에 의해 거래량과 판매가격이 결정된다. 토지시장의 경우 토지 공급량이 완전히 고정돼 있으므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토지 공급량은 항상 일정하고, 토지 가격은 오직 토지에 대한 수요에 의해서만 결정된다. 즉, 토지 수요자가 토지를 사용하는 데 비싼 값을 치를 용의가 있으면 토지 가격은 높은 수준에서 결정되지만, 그럴 용의가 없다면 토지 가격은 낮은 수준에서 형성되는 것이다. 그러나 생산요소에 대한 수요는 파생수요이므로 상품 수요에 영향을 받는다. 토지의 수요도 상품 수요에 영향을 받아 결정되고, 토지 가격은 상품 가격으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상품 가격이 오르면 토지 사용 가격도 높아지는 것이다.그러나 만약 토지 공급이 완전히 고정돼 있고 토지를 사용하는 목적이 상품 생산에만 있다면, 토지 공급자가 받아야 하는 토지 가격은 0을 초과하는 가격이기만 하면 된다. 어차피 토지가 다른 용도로 사용되지 못하므로 상품 생산에 토지가 이용되지 않는다면 토지 공급자는 0을 초과하는 금액만 받아도 토지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지시장에서 그를 넘어서는 가격이 결정되는 것은 공급이 한정된 토지를 사용하려는 수요자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지대토지 가격을 지대라고 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토지를 빌려서 사용하는 가격이 지대다. 토지 공급자는 지대가 0만 넘으면 토지를 빌려줄 수 있지만, 높은 지대가 형성되는 것은 토지의 공급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대는 공급이 한정돼 최소한의 금액 이상을 받게 되는 잉여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잉여는 앞서 소비자 잉여나 생산자 잉여에서도 배운 개념으로, 나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편익을 넘어서 얻게 되는 이득을 의미한다. 물론 현실적으로 토지 공급이 완전히 고정돼 있거나 토지의 용도가 생산 한 가지로만 한정돼 있지는 않지만, 공급이 상당히 제한적이고 용도도 다른 생산요소만큼 다양하지 않으므로 지대 중 매우 큰 부분이 잉여에 해당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경제적 지대지대는 토지 서비스 사용에 대한 대가를 의미하지만, 토지가 매우 비탄력적으로 공급되는 생산요소라는 점에 착안해 지대의 개념을 일반화해 사용할 수 있다. 생산요소를 고용하고 생산요소시장에서 결정된 가격만큼 고용에 대한 대가를 지급했다면, 생산요소가 받는 전체 보수를 오른쪽 그림처럼 경제적 지대와 전용 수입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생산요소의 공급이 비탄력적이어서 공급곡선이 수직에 가까울수록 자신이 받는 보수 중에서 경제적 지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게 된다. 지대가 토지 공급자가 가져가는 잉여라고 했던 것처럼, 경제적 지대도 뛰어난 능력을 갖춘 생산요소의 공급이 제한돼 생산요소가 받게 되는 잉여다. √ 기억해주세요 토지 공급자는 지대가 0만 넘으면 토지를 빌려줄 수 있지만, 높은 지대가 형성되는 것은 토지의 공급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대는 공급이 한정돼 최소한의 금액 이상을 받게 되는 잉여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잉여는 나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편익을 넘어서 얻게 되는 이득을 의미한다. 물론 현실적으로 토지 공급이 완전히 고정돼 있거나 토지의 용도가 생산 한 가지로만 한정돼 있지는 않지만, 공급이 상당히 제한적이고 용도도 다른 생산요소만큼 다양하지 않으므로 지대 중 매우 큰 부분이 잉여에 해당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