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현실에서의 용의자의 딜레마게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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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의 딜레마게임은 수많은 경제현상과 사회현상 속에서 발생되는데, 대표적으로 과점시장 속 기업들의 경쟁 과정에서 나타난다. 따라서 용의자의 딜레마게임을 이용해 과점시장에서 경쟁과 담합이 발생하는 상황을 설명할 수 있다. 이번 주에는 용의자의 딜레마게임이 현실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과점시장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이 외의 경제현상과 사회현상 속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도 알아보자.과점시장과 게임
[경제학 원론 산책] 과점시장 기업은 용의자의 딜레마게임 하고 있어요
과점시장에서 발생하는 상황을 <표1>의 보수행렬로 정리했다. 우선 과점시장에서 경쟁 중인 두 기업이 담합을 통해 생산량을 줄이면 각각 10의 이윤을 얻게 된다. 그러나 담합하기로 한 뒤에 한 기업이 협정을 위반하고 생산량을 늘리면 협정을 위반한 기업은 담합이 유지됐을 때보다 이윤이 증가하고, 협정을 그대로 지킨 기업은 이윤이 감소한다. 이에 따라 협정을 위반한 기업은 15의 이윤을 얻고, 협정을 지킨 기업은 5의 이윤을 얻는 것으로 보수행렬에 나타냈다. 두 기업 모두 더 이상 담합하지 않는다면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윤은 담합했을 때에 비해 줄어들지만, 혼자만 담합협정을 지킬 때보다는 증가해야 하므로 7의 이윤을 얻는 것으로 보수행렬에 표시했다.과점시장에서의 우월전략과 균형<표1>과 같은 상황에서 만약 B기업이 담합협정을 위반한다면 A기업의 경우 혼자만 담합협정을 지키는 것보다 같이 위반할 때 이윤이 더 크므로 A기업은 위반하는 쪽을 선택할 것이다. 만약에 B기업이 담합협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해도 A기업 입장에서는 위반할 때 이윤이 더 크므로 역시 위반을 선택할 것이다. 따라서 A기업은 항상 협정을 위반하게 되므로 A기업에는 협정을 위반하는 것이 우월전략이 된다. 동일한 방식으로 B기업도 협정을 위반하는 것이 우월전략이 되므로 이 게임의 균형은 두 기업 모두 담합을 위반해 7씩의 이윤을 얻는 것이 된다. 담합을 유지하는 것이 담합을 파기하는 것보다 유리하지만 용의자의 딜레마게임처럼 담합을 파기하는 것이 우월전략이 되므로 담합하지 않는 상황이 이 게임의 우월균형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과점시장의 보수행렬 내용과 담합 위반이 균형이 되는 과정은 용의자의 딜레마게임과 동일한 모습을 보여준다.자원남용과 용의자의 딜레마게임
[경제학 원론 산책] 과점시장 기업은 용의자의 딜레마게임 하고 있어요
용의자의 딜레마게임은 재생이 어려운 천연자원을 이용하는 과정에서도 발생한다. <표2>는 자원을 이용하는 수준에 대한 상황을 보수행렬로 정리한 것이다. 이 게임도 용의자의 딜레마게임처럼 경기자들인 개발자 A와 B가 자원 낭비라는 우월전략을 갖게 되므로 게임의 결과는 자원을 낭비해 5씩의 이윤을 얻게 될 때 우월균형이 나온다. 자원을 절약하는 것이 두 개발자에게 더 큰 이득이지만, 한 명의 개발자만 절약하고 상대 개발자가 절약하지 않으면 절약을 한 개발자만 큰 손해를 보게 되므로 두 명의 개발자 모두 절약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현실에서 재생 불가능한 천연자원을 낭비하는 상황에서도 용의자의 딜레마게임의 모습이 나타난다.국방비 수준과 용의자의 딜레마게임
[경제학 원론 산책] 과점시장 기업은 용의자의 딜레마게임 하고 있어요
강대국인 두 국가의 국방비 수준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용의자의 딜레마게임이 발생한다. <표3>의 보수행렬에서 숫자는 위험 정도로 두 국가 모두 위험한 상황보다는 안전한 상황을 선호한다. 그럼에도 두 국가가 국방비를 많이 지출하는 쪽으로 이 게임의 우월균형이 이뤄진다.

두 국가가 국방비를 적게 지출해 더 안전한 상황이 올 수 있음에도 다른 상황이 펼쳐지는 것은, 한 국가만 국방비를 절약하면 절약한 국가는 위험이 커지고, 절약하지 않은 국가만 안전하게 되므로 위험을 무릅쓰고 국방비를 줄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가마다 국방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용의자의 딜레마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국제사회는 이웃국가 사이에 무력충돌의 위험을 안고 있게 된다.√ 기억해주세요
김형진 서울대 경영학과 강사
김형진 서울대 경영학과 강사
두 인접 국가는 안전한 상황을 선호한다. 그럼에도 국방비를 많이 지출하는 쪽으로 게임의 우월균형이 이뤄진다. 이는 한 국가만 국방비를 절약하면 절약한 국가는 위험성이 커지고, 절약하지 않은 국가는 안전하게 되므로 국방비를 줄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가마다 국방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용의자의 딜레마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국제사회는 이웃국가 사이에 무력충돌의 위험을 안고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