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와 글쓰기

한국, 규제로 AI학습 데이터 부족
스타트업 투자 유치도 미국의 2%
중국은 19개 유니콘 기업 활약
[숫자로 읽는 세상] '인공지능 유니콘' 미국 53곳 vs 한국 0곳
한국 인공지능(AI) 관련 스타트업은 세계적 수준과는 아직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AI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은 91곳이나 있지만 한국은 한 곳도 없다. AI 기술 고도화에 필수인 데이터 확보가 어렵고 관련 투자도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미국은 스케일AI, 페어 등 53개 AI 유니콘 기업을 보유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중국(19개)과 영국(4개) 순이었다.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한국보다 작은 이스라엘은 3곳의 AI 유니콘 기업을 보유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AI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힘든 것은 AI를 학습시킬 데이터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AI 챗봇 서비스업체 대표는 “AI는 모델이 커진 만큼 데이터 양도 방대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데이터 활용 규제로 사용할 수 있는 한국어 자료가 적다”고 토로했다. 2020년 ‘데이터 3법’이 국회를 통과해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가 풀렸지만 해외와 비교하면 규제 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얘기다.

투자도 부족하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HAI)의 지난해 ‘AI 인덱스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한국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 규모는 11억달러로 미국(529억달러)의 2% 수준에 불과했다. 이스라엘(24억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AI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터랙티브 AI 전문 스타트업 제네시스랩의 이영복 대표는 “AI 스타트업의 고객사인 한국 기업 상당수는 AI에 친화적이지 않다”며 “정부나 공공기관이 선제적으로 AI 기술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I도 승자독식 시대…美·中·韓·이스라엘 '원천기술 4강전'
[숫자로 읽는 세상] '인공지능 유니콘' 미국 53곳 vs 한국 0곳
초거대 AI 주도권 싸움이 ‘국가 간 대리전’ 양상으로 번지면서 각국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AI를 국가 과제로 내세운 미국은 민관이 수조원을 퍼붓고 있다. 미 정부 태스크포스인 국가AI연구자원(NAIRR)은 6년간 3조2410억원을 민간 컴퓨팅 인프라 확충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중국은 민관의 경계가 더 모호하다. ‘중국판 구글’ 바이두는 오는 3월 챗GPT와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바이두의 초거대 AI ‘어니 3.0’은 이미 AI 스피커, 동영상 편집, 검색 등에 쓰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7년 바이두를 ‘AI 혁신 플랫폼’으로 선정하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베이징에는 2조5300억원이 투입돼 AI 국가 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영국 데이터 분석 미디어인 토터스인텔리전스의 ‘글로벌 AI지수’에서 한국을 두 계단 앞지르고 종합순위 5위를 기록했다. 스타트업 강국 이스라엘엔 초거대 AI ‘쥐라기’를 개발하는 AI21랩스가 있다. 정부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범부처 조직인 ‘텔렘’을 통해 5년간 2조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한국 역시 초창기부터 초거대 AI 개발에 열을 올린 국가로 꼽힌다. 2019년 ‘AI 국가전략’을 발표한 정부는 앞으로 5년간 2600억원을 투입해 학습용 데이터 확보 등에 나서겠다고 지난달 밝혔다. 조 단위 돈을 쏟아붓는 미·중·이스라엘 3국에 비해선 턱없이 작은 규모다.

김주완/최다은/이시은 한국경제신문 기자 NIE 포인트1. 유니콘 기업이 어떤 뜻인지를 알아보자.

2. 한국에는 왜 AI 유니콘 기업이 없는지를 비판해보자.

3. 주요 국가들이 AI산업에 어떤 지원을 하고 있는지를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