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 원자 폭탄의 아버지 오펜하이머
2023년 7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 전기 영화가 개봉된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인터스텔라' 감독으로 유명하다. ‘인터스텔라’ 개봉 당시 일반 상대성 이론을 어떻게 표현하고 스토리에 녹였을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보러 갔던 기억이 난다. 이 영화는 상당히 흥미로웠고, 대중에게도 과학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인터스텔라’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책인 <인터스텔라의 과학(킵 손)>이 나올 정도였다. 놀란 감독의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력은 다음 영화 ‘오펜하이머’도 기대하게 만든다.


오펜하이머가 필사적으로 반대하던 수소폭탄은 핵융합 반응을 이용한다. 핵융합 반응은 고온고압의 플라스마 상태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태양과 같은 별의 중심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핵융합 반응으로 생성된 태양에너지가 지구에 도달해 에너지를 공급하고 다양한 자연현상을 일으킨다. 그래서 연구 중인 핵융합발전소를 인공태양이라고 부른다. 같은 질량에서 핵반응 시 발생하는 에너지양을 비교하면 핵융합 반응이 핵분열 반응보다 7배 많다. 따라서 핵융합 반응을 이용한 수소폭탄이 이전의 원자폭탄보다 훨씬 더 파괴적일 수밖에 없다. 오펜하이머는 수소폭탄의 파괴력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더 필사적으로 반대했을 것이다. 또한 오펜하이머는 핵확산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1946년 원자력 에너지를 국제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을 제안하기도 했다.
히로시마 원자 폭탄 이후 미국과학진흥회의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먼슬리’에서는 ‘현대의 프로메테우스들은 다시 올림포스산으로 돌격해 인간을 위해 제우스의 벼락을 가지고 돌아왔다’고 표현했다. 여기서 프로메테우스는 과학자를, 제우스의 벼락은 원자폭탄을 비유한다. 오펜하이머 평전의 책 제목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주고 평생 벌 받아야 했던 것처럼 오펜하이머 또한 회한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슬프게도 우리 또한 전쟁의 두려움에서 자유롭지 않다.
힘이 있어야 스스로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각국은 무기를 개발해오고 있다. 필요해서 개발하고 있지만 무차별 대량 학살은 인류가 함께 막아야 할 일이다. 따라서 강력한 무기의 개발과 사용에 있어서 윤리적, 도덕적 함의를 따지고 경계하기 위해 항상 깨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개봉될 영화 ‘오펜하이머’가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져줄지 기대된다.√ 기억해주세요
![[과학과 놀자] 핵폭탄 개발 후 확산방지 앞장선 '프로메테우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AA.32507628.1.jpg)
신다인 창덕여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