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입 주요 변화사항
현재 고등학교 2학년생이 대입을 치르는 2024학년도는 자기소개서를 전면 폐지하고 고려대가 정시에 내신을 반영하는 등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2024학년도 대입 변화를 분석해본다.2024학년도(현 고2) 대입부터 자기소개서가 전면 폐지된다. 자기소개서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학교생활기록부와 함께 가장 비중있게 평가받던 전형 요소 중 하나였다. 학생부 기록을 보완하면서 자신의 강점을 드러내는 데 유용하게 활용됐다. 동시에 학생부 기록 중 교내 수상, 개인 봉사, 독서, 자율동아리 등도 대입에 반영하지 않는다. 정규 교육과정 외 모든 비교과 항목을 대입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정규 교육과정 내 봉사활동은 인정한다. 이처럼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대부분의 비교과 항목이 평가에서 제외되면서 상대적으로 내신 성적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업 중 활동과 성장 과정을 기록한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의 비중도 커질 수밖에 없다. 내신과 세특이 당락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부종합전형의 변화를 요약하면, ‘수업에 충실하라’로 정의할 수 있다. 내신이 수업의 결과라면, 세특은 수업의 과정이다. 과제 제출을 꼭 지키고, 발표·토론에 최대한 참여하는 등 더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해야 한다. 본인의 희망 진로와 연관된 과목에선 성적 관리뿐 아니라 관련한 탐구활동 등 세특 기록을 다양하고 풍부하게 남기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고려대 정시에 내신 평가, 서울대는 2023학년도부터 시작고려대는 2024학년도 정시부터 ‘수능 80+학생부교과 20’과 같은 방법으로 선발하는 교과우수전형을 신설한다. 인문, 자연 기준으로 427명을 선발한다. 고려대 정시 모집의 30.1%에 해당하는 숫자다. 정량평가이기 때문에 내신의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일반전형은 동일하게 ‘수능 100’으로 992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주요 대학 중 정시에서 내신 반영은 서울대가 2023학년도부터 먼저 도입했다. 서울대는 정시 모든 전형에서 교과평가를 시행한다. 일반전형은 ‘1단계(2배수): 수능 100%, 2단계: 수능 80점+교과 20점’과 같은 방법으로 선발하고, 지역균형은 ‘수능 60점+교과 40점’으로 합격생을 가른다. 정시 지역균형은 수시와 마찬가지로 고교별 2명까지 추천받아 지원할 수 있다. 재수생도 지원 가능하다.
서울대의 교과평가는 고려대 방식과는 다른 절대평가, 정성평가 방식이다. 2명의 평가자가 독립적으로 평가해 각각 등급을 부여하고, 등급 조합에 따라 점수를 획득하는 방식이다. 지역균형에서 30점은 기본점수고, 2명의 평가자에게 모두 A를 받았다면 A·A 조합으로 10점을 얻고, 한 명에게서 A·다른 한 명에게선 B를 받았다면 A·B조합으로 8점을 주는 식이다.
서울대는 2024학년도부터는 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을 지정해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은 핵심권장과목과 권장과목으로 나뉜다. 핵심권장과목은 해당 모집단위에서 고교 재학 중 학교 수업을 통해 필수로 이수하기를 권한 과목이고, 권장과목은 필수는 아니지만 이수하면 플러스 점수를 기대할 수 있는 과목이다. 성균관대·서강대 자연 문과생 교차지원 허용고려대는 2024학년도 인문계 학과에 한해 학교추천전형(학생부교과)과 학업우수전형(학생부종합)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완화한다. 학교추천은 2023학년도 국어, 수학, 영어, 탐구 중 3개 등급 합 6에서 2024학년도 3개 등급 합 7로, 학업우수는 2023학년도 4개 등급 합 7에서 2024학년도 4개 등급 합 8로 1등급씩 완화한다. 기존에는 인문의 등급 기준이 자연보다 높았는데, 자연과 동일한 기준으로 통일한다. 결과적으로 인문계 학과는 수능 최저가 완화됐다.
성균관대와 서강대도 수능 최저를 완화한다. 성균관대 학교장추천전형은 3개 등급 합 6에서 3개 등급 합 7로 낮췄다. 또 탐구 2과목을 각각 1개의 영역으로 인정해 등급 합을 조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인문계 학과의 경우 기존에는 국어, 수학, 영어, 사/과(1) 4개 영역 중 3개 영역으로 조합을 꾸려야 했지만, 2024학년도엔 국어, 수학, 영어, 탐구1, 탐구2 5개 영역 중 3개 영역을 고를 수 있다. 조합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아지면서 결과적으로 수능 최저가 완화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서강대 지역균형은 3개 등급 합 6에서 3개 각각 3등급으로, 논술(일반)은 3개 등급 합 6에서 3개 등급 합 7로 변경한다. 일부 주요 대학이 수능 최저를 완화함으로써 문과생(수학 확률과통계 응시, 탐구 사회 응시)들의 숨통이 조금이나마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서강대와 성균관대 자연계 학과에서 문과생의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기존에 자연계 학과는 수학은 미적분 또는 기하를 지정 반영하거나, 탐구는 과학만 지원 가능한 식으로 제약이 컸다. 2024학년도부터 서강대와 성균관대는 수학, 탐구 모두 지정과목이 없다. 다만 성균관대 자연계 학과는 탐구에서 과학 1과목을 필수로 응시해야 한다. 2024학년도 수능 영향력, 주요 대학 평균 66.6% 주요 대학 정시 40% 이상 선발이 자리잡으면서 수능 영향력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시 수능 최저, 정시 등 수능 성적을 평가에 반영해 선발하는 비중은 정원 내 기준 주요 10개 대학의 인문계는 68.2%(9238명), 자연계는 64.9%(8567명)에 이른다. 인문, 자연 전체 평균은 66.6%다.
전국 의약학계열은 이보다 높다. 전체 모집 인원 중 90.0%(5963명)가 수능 성적을 필수로 요구한다. 한의대의 수능 성적 반영 선발 비중이 평균 94.5%로 가장 높았고, 의대 90.5%, 약대 88.5%, 치대 88.3%, 수의대 88.2%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