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코노미의 주식이야기
(43) 금리가 오르면 주가는 어떻게 될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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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중앙은행이 연이어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주식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2020년 5월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0.5%로 낮춘 뒤 1년 넘게 지속됐던 초저금리 시대에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인 3278을 넘긴 것과 대조됩니다. 오늘은 금리와 주가의 상관관계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금리가 오를수록 떨어지는 주가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전달보다 31조7000억원 늘었습니다. 한국은행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입니다. 은행들의 수시입출금식 예금 잔액은 전달보다 53조3000억원 줄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통계 작성 이후로 가장 큰 폭의 감소입니다.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일정 기간 돈이 묶이지 않고 언제든 돈을 넣거나 뺄 수 있어서 투자 자금으로 많이 활용됩니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사람들이 투자 자금으로 쓰려던 돈을 1년씩 묶어놓으려 하는 것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주가가 내려가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예를 들어서 은행 예금 금리가 연 10%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금리가 이같이 높으면 사람들은 앞다퉈 은행 예금에 돈을 보관하게 됩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돈을 모두 잃어버릴 위험성이 있는 주식과 달리 은행 예금에 돈을 넣어두면 안전하게 큰 수익률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사람들이 너도나도 안전한 은행 예·적금을 찾는다면 그만큼 주식시장에서는 돈이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주식시장에서 돈이 빠지는 만큼 개별 기업의 주가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준금리가 높아진다는 것은 예금 금리뿐만 아니라 대출 금리도 높아진다는 걸 의미합니다. 당연히 기업들의 이자 부담도 증가합니다. 기업들이 사업을 하다 보면 여러 부채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금리가 너무 오르면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하는 기업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개인이나 기관도 투자를 망설이게 됩니다. 금리가 낮고 주식시장이 호황일 때 투자를 하던 이들이 하나둘 발을 빼다 보니 주가는 하락합니다. 초저금리와 주식 호황아까와는 반대로 은행의 예금 금리가 세전 연 1%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1년간 1000만원의 돈을 은행 통장에 넣어서 받는 이자가 세금을 떼고 나면 10만원도 안 된다면 사람들은 이 돈으로 더 큰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투자에 눈을 돌리게 됩니다. 이 때문에 저금리 시대에는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워낙 많은 사람이 기존에 갖고 있던 예금과 적금 등의 안전자산에서 돈을 빼서 주식시장으로 오기 때문에 돈의 힘으로 주가는 오르게 됩니다.

[주코노미 요즘것들의 주식투자] 금리 오르면 안전하게 이자 받으려는 저축 늘어…주식시장에 머물던 돈 빠져나가며 주가는 하락
그런데 한국은행이 아니라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올렸는데 주가가 내리기도 합니다. 미국의 금리가 높아지면 미국 은행에 돈을 예치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집니다. 세계 각국에서 기축통화인 달러로 돈을 바꿔 은행에 넣어두려고 하니 자연스럽게 달러의 가치가 올라가게 됩니다. 달러의 가치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는 하락합니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국내에 투자하고 있던 외국인들은 서둘러서 국내 주식을 팔려고 합니다. 주식시장의 큰손인 외국인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 국내 기업들의 주가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은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서둘러서 기준금리를 올립니다.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보다 높으면 미국으로 외화가 빠져나가고, 외국인들의 국내 투자 부진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환율이 올라 수입물가까지 오르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송영찬 한국경제신문 기자 NIE 포인트1.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주가 흐름은 어떻게 될까?

2. 금리가 떨어지면 주가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3.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