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코노미의 주식이야기

(44) 우리사주
Getty Imga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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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창 주식시장이 좋을 때 상장한 기업 가운데 지금 주가가 크게 떨어진 기업이 꽤 많습니다. 상장하는 기업에 다니는 직원들은 우리사주를 많이 살 기회가 있어서 한때는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했는데요. 최근에는 연이은 주가 하락으로 골칫덩이로 전락했다는 뉴스가 나올 정도입니다. 우리사주라는 건 뭘 까요? 우리사주란 뭔가요?회사가 상장할 때는 새로 찍은 주식을 기관투자가에 팔 수도 있고, 일반투자자에게 팔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직원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공모주의 20%는 자사 직원 몫으로 남겨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이라면 의무 조항이고, 코스닥시장 상장사는 선택 사항입니다. 이렇게 직원 몫으로 배정하는 주식을 ‘우리사주’라고 합니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공모주를 할당하는 이유는 여러가지입니다. 직원들이 주식을 많이 들고 있으면 주식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할 겁니다. 또 회사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직원들이 공모주 청약을 많이 하면 다른 투자자들도 회사의 성장성을 신뢰하게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사주 청약률은 공모주 청약에서 흥행하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은 직원들이 우리사주를 많이 살 수 있도록 여러 제도를 마련해둡니다. 직원들이 대출을 받아 우리사주를 사면 몇 년 동안 대출 이자를 회사가 대신 내주기도 하고, 회삿돈을 무이자로 빌려주기도 합니다. 그 대신 우리사주를 받은 직원들은 1년 동안 주식을 팔 수 없습니다. 애물단지가 된 우리사주, 이유는?공모주 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던 작년 8월에는 우리사주가 직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당시 상장한 카카오뱅크 직원들은 빚을 내 우리사주를 대거 사들였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직원 1인당 평균 4억9011만원, 크래프톤은 평균 1억3147만원어치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이후 11월 상장한 카카오페이 직원들도 평균 3억6045만원에 달하는 공모주를 샀죠.

문제는 상장 시점에 비해 지금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는 겁니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공모가 대비 20% 떨어졌고, 크래프톤도 공모가 대비 주가가 절반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상장 후 1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주식을 팔 수 있게 된 우리사주 투자자들은 손해가 막심해진 겁니다.

이렇게 주가가 많이 떨어지면 걱정거리가 하나 더 생깁니다. ‘반대매매’ 우려입니다. 반대매매는 돈을 빌려준 쪽이 돈을 빌린 쪽의 주식을 파는 걸 말합니다. 주가가 얼마나 떨어져야 반대매매를 할지는 계약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공모가보다 주가가 40% 이상 떨어지면 반대매매가 나올 수 있는 조건이 됩니다.

우리사주는 상장 후 1년까지는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물론이고, 돈을 빌려준 쪽도 주식을 팔지 못하게 돼 있습니다. 반대매매가 이뤄질 수 없는 환경인거죠. 주가가 많이 떨어져 반대매매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회사가 나서서 주식을 사서 부족한 금액만큼 채워넣거나 대출금을 일부 상환해 담보 비율을 맞추도록 합니다. 그래서 주가가 공모가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졌던 크래프톤은 올초 회사가 추가로 담보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일반 대출상품과 달리 우리사주 취득을 위한 대출은 반대매매 절차가 더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보통 신용융자의 경우 주가가 기준보다 떨어지면 3~4일 안에 즉시 반대매매가 이뤄집니다. 하지만 우리사주 취득 대출은 반대매매가 이뤄지기 전까지 투자자들에게 다섯 번 경고하고, 반대매매까지는 한 달 정도 걸립니다. 절차를 밟는 중에 주가가 자연스럽게 회복되거나, 주주가 따로 돈을 마련해 반대매매를 막을 시간이 충분하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사주가 반대매매로 거래된 사례는 아직 없습니다.

나수지 한국경제신문 기자 NIE 포인트
[주코노미 요즘것들의 주식투자] 상장시 직원 몫 20% 정도 배정, 업무의욕 높아져…시장 좋을 땐 수익 크지만 하락 땐 손실 발생하기도
1. 우리사주란 무엇인가요?

2. 우리사주 제도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3. 반대매매는 어떤 경우 이뤄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