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과학관과 함께 하는 과학 이야기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설탕을 녹여 ‘달고나’를 만드는 것이 하나의 놀이 문화로 떠올랐다. 집에서도 쉽게 달고나를 만들어 볼 수 있는 키트까지 나왔다. 하얀 설탕이 녹으면 갈색으로 변하는 과학적 원리는 무엇일까. 달고나를 만드는 데 베이킹 소다를 넣는 이유는 무엇일까. 달고나에 숨은 과학에 대해 알아보자.

달고나의 과학을 이해하려면 우선 원재료인 설탕을 이해해야 한다. 설탕은 단당류인 과당과 포도당이 1:1로 결합한 이당류 형태의 감미료다. 중불에서 하얀 설탕을 녹이면 천천히 갈색으로 변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일종의 갈변 반응인 캐러멜화 반응이다. 이 캐러멜화 반응은 설탕을 낮은 온도로 가열할 때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설탕의 결합 구조가 깨져 과당과 포도당이 생성되는 것이다.
설탕을 가열하면 갈색으로 변하는 이유는? '달고나'에 숨은 과학
캐러멜화 반응 외에 효소 없이 발생하는 갈변 반응으로는 요리 유튜버 ‘승우아빠’의 스테이크 굽는 법 영상으로 유명해진 ‘마이야르 반응’이 있다. 순수한 당에 열을 가해 갈변을 일으키는 캐러멜화 반응과 달리 마이야르 반응은 당과 아미노산이 상대적으로 저온에서 반응해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갈색으로 변하는 반응이다. 된장이나 간장이 만들어지는 과정 또한 콩과 밀 속에 포함된 당분과 아미노산이 오랜 시간을 거치며 천천히 결합하는 마이야르 반응의 일종이다.

달고나에 베이킹 소다(탄산수소나트륨)를 넣는 이유는 무엇일까. 베이킹 소다는 수분이나 열에 반응해 이산화탄소를 방출하기 때문에 제빵이나 발포정 등에 널리 활용된다. 캐러멜화 반응 중인 설탕에 베이킹 소다를 넣으면 빠져나온 이산화탄소가 형성한 다공층 덕분에 달고나의 식감을 딱딱하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알칼리성인 베이킹 소다는 찐득하게 녹은 설탕의 pH를 높여 캐러멜화 반응을 촉진하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베이킹 소다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고나의 맛이 달라지기도 한다. 베이킹 소다를 너무 일찍 넣으면 설탕과 함께 휘젓는 동안 이산화탄소가 다 빠져나가기 때문에 다공층이 거의 남아 있지 않게 돼 매우 딱딱한 달고나가 만들어지게 된다. 반면 베이킹 소다를 너무 늦게 넣거나 많이 넣는 경우 다공층이 과도하게 생성돼 달고나가 쉽게 깨지게 된다. 적정량의 베이킹 소다를 제때 넣어야 맛있는 달고나를 만들 수 있다.

겉보기에 단순해 보이는 달고나 만들기에도 신기한 과학 원리가 숨어 있다. 그야말로 세상은 온통 과학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립과천과학관 이해랑 연구사
설탕을 가열하면 갈색으로 변하는 이유는? '달고나'에 숨은 과학
울산과학기술원 화학공학과 졸업
포항공대 화학공학 박사
국립과천과학관 공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