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안녕하세요, 생글생글 독자 여러분! 2023학년도 대입인문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 생글생글의 소중한 공간을 활용해 새롭게 주요 대학들의 문제를 차근히 풀어 보고자 합니다. 오늘은 연세대학교 2021학년도 기출문제를 다루어보고자 합니다. 연세대는 영어지문과 함께 수리논술을 출제하고 있어서 논술문제의 진입장벽이 다소 높은 편입니다. 또한 틀에 박히지 않은 창의적이고 다면적인 사고에 높은 점수를 줍니다. 주요 유형은 비판평가와 비교, 해석입니다. 1번과 2번 모두 1000자 내외의 분량으로 120분을 주지만, 실제 문항 내에 소문항들로 쪼개져 출제되어온 편이기에 그에 따른 연습도 필요합니다. 문제가 길어서 오늘은 1번 세트만 먼저 소개할게요. 답안과 해제는 다음 시간에 공개합니다. 문제 풀이 과정에서 질문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이메일(imsammail@gmail.com)로 문의하도록 하세요.

[문제1-1]

<제시문 가>와 <제시문 나>를 책임소재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제시문 나>의 입장에서 <제시문 가>의 주장을 비판하시오. (600자 안팎, 25점)

[문제 1-2]

<제시문 라>의 주장을 분석하고, 그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제시문 다>에 나타난 두 신문의 책임소재를 다루는 관점을 평가하시오. (600자 안팎, 25점)
가.

미덕의 실행은 우리에게 달려 있고, 그 점은 악덕도 마찬가지이다. 행하는 것이 우리에게 달려 있는 곳에서는 행하지 않는 것도 우리에게 달려 있으며, 거부하는 것이 우리에게 달려 있는 곳에서는 받아들이는 것도 우리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자발적으로 사악한 사람도 없고 비자발적으로 복 받는 사람도 없다’는 말은 일부는 틀리고 일부는 맞다. 복 받기를 원하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사악함은 자발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입법자들에 의해서도 뒷받침된다. 실제로 입법자들은 무지에 대한 책임이 범죄자에게 있다고 생각되면 무지 자체 때문에 범죄자를 처벌한다. 이를테면 술 취한 범죄자에게는 가중처벌을 내린다. 또한 입법자들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간단한 법규를 모르는 사람들도 처벌한다. 이 점은 사람들이 부주의한 탓에 무지하다고 생각되는 다른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에게는 조심할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나.

성별에 따라 달라지는 전공과 진로의 ‘선택’은 사회적 차별과 무관할 수 없다. 여성뿐만이 아니라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민 등 이미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불리한 조건을 인식하는 사람들은 그 조건에 맞추어 행동한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결과는 차별적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직업시장이 성별에 따라 분리되면 여성에게 이로워 보이기도 하지만,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아지는 현상은 계속된다. 이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으로도 해결되지 않는다. 여성이 남성과 같은 일을 하면서 남성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상황은 직관적으로도 부당한 차별로 여겨진다. 하지만 여성이 애초에 임금이 낮은 직종에 진출하는 상황은 다르다. 어떤 면에서 여성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노동시장으로 자발적으로 진입한 셈이 되었으니, 여성이 스스로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구조적 차별은 이렇게 차별을 차별이 아닌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이미 차별이 사회적으로 만연하고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어서 충분히 예측 가능할 때, 누군가 의도하지 않아도 각자의 역할을 함으로써 차별이 이루어지는 상황이 생긴다. 차별로 인해 이익을 얻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불이익을 얻는 사람 역시 질서정연하게 행동함으로써 스스로 불평등한 구조의 일부가 되어간다.
다.

People think that they are standard, normal, natural, and neutral. A major obstacle is that many people don’t even realize that they have cultures. This line of thinking is especially widespread in middle-class European-American culture, where the independent I is thought to be a self-made self. Consequently, middle-class European Americans often ignore social forces when explaining why people do the things they do, and instead focus on people’s internal traits, talents, and preferences. Psychologists tracked two dramatically different styles in English- and Chinese-language newspapers’ reporting on two mass murderers: Gang Lu, a Chinese graduate student in physics at the University of Iowa who killed his adviser, several colleagues, and himself after he lost an award competition; and Thomas McIlvane, an American postal worker who shot his supervisor, several bystanders, and himself after he lost his job in Royal Oak, Michigan. The New York Times and the World Journal (a Chinese-language newspaper published in New York) covered both tragedies, but told very different stories. American reporters spilled more ink describing Lu as a “darkly disturbed man” with a “bad temper¹” and a “sinister² edge,” and attributing McIlvane’s crime to his “short fuse,” mental instability, and other personal qualities. In contrast, Chinese reporters dedicated more column inches to situational factors. For Lu, it was the bad relationship with his adviser, the lack of religion in Chinese culture, and the availability of guns in American society that drove him to kill. For McIlvane, tensions with his supervisor, the example of other mass slayings³, and the fact that he had recently been fired had led him to homicide⁴.

¹temper 성질, ²sinister 사악한, ³slaying 살해, ⁴homicide 살인
라.

사람들은 흔히 비만이 유전적으로 결정된다고 믿는다. 하지만 많은 나라에서 비만이 갑자기 증가했다는 사실은 유전적인 요소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창궐’이라고 표현할 만큼 급격히 확산된 비만의 원인을 삶의 방식이 바뀐 데에서 찾기도 한다. 사람들은 식료품 가격의 하락, 열량 높은 음식의 보급, 패스트푸드 식당의 확산, 요리 시간의 단축 등을 비만의 이유로 꼽는다. 때로는 부족한 육체적 활동, 자동차 사용의 증가, 학교 체육 수업의 감소 등을 비만율 증가의 원인으로 주목한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하면 현대인들은 비만이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만약 우리가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면, 식료품과 자동차 구매에 유리한 부유한 계층에서 과체중인 사람이 더 많고, 부유한 나라일수록 비만 인구 비율이 높으리라 예측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한 국제연구기관은 심혈관 질환 및 비만을 포함한 위험요소의 경향을 관찰하기 위하여 50개 국가를 대상으로 연구를 했다. 이 연구는 비만율이 여러 사회적 지표와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주요한 결과로 소득 불평등이 심한 국가들에서 높은 정도의 비만율이 나타났다. 그러나 개별 국가의 국민 1인당 소득 수준과 비만율은 상관관계가 없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경우 국민 1인당 소득 수준은 높았지만, 불평등도가 높게 나타났고 이는 높은 비만율로 이어졌다. 반면 덴마크와 같은 북유럽 국가들의 경우 국민 1인당 소득 수준은 높았지만, 소득 불평등도는 낮았으며 이는 낮은 비만율로 이어졌다. 이 연구에 따르면 부유한 사회라고 해서 비만율이 항상 높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비만율은 소득 불평등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포인트연세대는 영어지문과 함께 수리논술을 출제하고 있어서 논술문제의 진입장벽이 다소 높은 편입니다. 또한 틀에 박히지 않은 창의적이고 다면적인 사고에 높은 점수를 줍니다. 주요 유형은 비판평가와 비교, 해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