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방안대로 하면 9년 뒤인 2030년에는 서울시 면적 1.1배(678.5㎢)에 해당하는 만큼의 국토가 태양광 패널로 덮일 것이라는 추계 분석이 나왔다. 대통령 직속 초대형 정부 위원회인 ‘2050탄소중립위원회’가 제시한 시나리오에 근거한 추산이다. 기존에 깔린 태양광 패널 외에 새로 깔아야 하는 것들만 봐도 서울시 면적의 70%를 웃돈다는 예측이다. 2050탄소중립위원회를 앞세운 정부 로드맵에 따라 2030년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40% 줄이려면 태양광 설비 용량은 51.4GW가 필요하다. 이 시나리오대로 가면 2050년엔 서울 면적의 다섯 배 이상의 국토가 태양광 패널로 뒤덮일 판이다. 태양광은 그 자체로 보면 친환경적인 에너지로 분류될 수 있다. 문제는 태양광 패널의 설치·관리 과정에서 심각한 환경훼손이 빚어진다는 사실이다. 멀쩡한 수목을 베어내고 산비탈을 깎아내 산지가 험하게 상하고, 논밭이 패널로 뒤덮이면서 농경지도 줄어든다. 저수지 등을 뒤덮으면서 수면에 도달하는 태양빛이 차단돼 수중 생태계에 미치는 충격도 우려되는 점이다. 난개발 문제만이 아니다. 태양광의 전력생산 효율도 아직까지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 못 된다. 아울러 태양광 패널이 값싼 중국산으로 뒤덮이면서 경제적 이익은 외국이 가져간다는 비판도 있다. 태양광 패널을 더 깔아 원자력발전을 대신하는 전력생산 방안으로 삼겠다는 정부 계획은 계속 추진할 만한가. [찬성] 신재생에너지 확대 불가피…효율 높이기가 과제태양광 발전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비단 태양광만이 아니라 풍력 등 환경친화적 에너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것은 세계적 추세다. ‘탈(脫)원전’ 방침을 세운 이상 원자력발전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데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에만 기댈 수도 없지 않은가. 석탄 천연가스(LNG) 등은 국제시장의 가격변화도 크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급 대책에 어려움도 있다. 결국 약간의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려나가는 수밖에 없다.
가장 큰 애로점은 태양광의 전기에너지 전환율이 아직 기대만큼 확 올라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결국 투자비용 대비 효율성의 문제인데, 앞으로 점차 개선될 것이다. 독일 중국 등이 이미 태양광 패널 고급화에 적극 앞서 나가고 있고, 국내에서도 관련 업계가 기술 개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국산이 국내 태양광 물량을 많이 장악하고 있어 ‘외국 업체 배만 불려준다’는 비판도 있지만, 지금 같은 시장개방 시대에 국내 산업 보호만 외칠 수도 없지 않은가. 우리가 외국의 다양한 시장에 수출을 확대해가는 현실을 본다면 외국산 수입에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다.
환경 파괴 논란도 과장된 측면이 있다. 지금은 태양광 패널의 전력 생산 효율성이 떨어지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기술이 발달해 장비가 간소화하면서 패널 면적이 줄어들고 가벼워지면 부지 면적도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지나 경작이 어려운 전답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기 위한 진입로와 축대 등 기반 조성으로 인한 환경 훼손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감시활동을 좀 더 엄격히 한다면 부작용이 상당부분 보완될 수 있다. 대안으로 근래 들어 기존 건물의 옥상, 유리창, 주차장과 공장시설의 지붕 등 다양한 공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화석 연료를 이용한 발전과 원전에서 생기는 수익금을 이쪽으로 적극 돌린다면 태양광 기술과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 [반대] '환경' 외치며 산림·경작지 파괴…중금속 폐패널 처리도 골치태양광 발전 자체의 문제점이나 오류도 크지만, 오도된 ‘탈원전 정책’의 수습책으로 동원된다는 게 더 문제다. 가장 적은 비용이 들며, 탄소배출은 ‘0(제로)’인 안정적인 에너지 원자력을 포기한 대가가 엉뚱한 데서 나타나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전국에 태양광 열풍이 불며 이미 서울시 면적의 43%(263㎢)에 해당하는 만큼의 패널이 전국에 설치됐다. 아름드리 나무를 베어내고 산비탈을 깎아내 평평하게 만드는 통에 산사태가 곳곳에서 빚어졌다. 저수지와 바닷가에도 태양광 패널이 마구 들어서면서 현지 주민과 마찰을 빚곤 했다. 이보다 더한 환경 파괴와 난개발이 어디 있는가. 그런데도 앞으로 이보다 수십 배 면적에 태양광 패널을 깐다면 환경 파괴는 어떻게 될지 보나마나다. 최근 4년간 태양광을 설치하면서 베어낸 성목이 300만 그루인데, 온실가스 감축대책이라며 ‘산림 가꾸기’를 하겠다니 이런 코미디가 어디 있나.
자연 파괴만이 아니다. 철거되거나 폐기된 태양광 패널은 재활용이 어렵고 중금속 성분도 있다. 지금은 초기 단계여서 설치 일변도지만 20~30년이 지나면 수명이 다 되거나 효율성이 떨어진 폐패널이 산더미처럼 쏟아져 나오게 된다. 수거할 여력도 없고 수거해도 재처리가 어려워지면 이 패널은 국토 구석구석에 쌓인 채 방치될 것이다. 그로 인한 환경오염도 생각해야 하는데, 아무런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친환경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환경 파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태양광 패널만이 문제가 아니라, 생산한 전기 저장장치나 송전선로 건설에도 크고 작은 문제점이 있다. 태양광을 필두로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의 부작용이 크다. 발전비용이 싼 원전은 줄이고 몇 갑절 비싼 태양광은 늘리려다 보니 전기료 인상 부담만 커진다. 지금은 정부가 한국전력을 비롯한 발전 공기업을 동원해 정책적으로 전력생산 비용을 뒤섞으면서 고비용인 태양광 발전의 결점과 모순점을 감추고 있지만 이게 언제까지 가능하겠는가. √ 생각하기 - 경제성·종합 환경영향·외국기업 '놀이'판·전력 공기업 수지도 봐야 태양광 발전에 대한 문제 제기나 타당성 고찰을 어떻게 해야 과학적 접근이 될 것인가. 기본적으로 태양광 발전은 인류의 미래 에너지가 될 수 있는가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 친환경에너지의 하나로 그렇게 인정한다면 어느 정도 속도로 갈 것인가가 다음 문제다. 효율성과 경제성, ‘진짜’ 친환경성, 국내 산업에 파급효과 같은 요인이 우선 감안돼야 한다. 국민 부담, 즉 전력요금에 미치는 영향 등이 중요하지만 에너지에서는 안정적인 공급도 무시 못할 요인이다. 가령 풍력발전이 바람이 없는 계절에는 무용지물이듯이, 동절기나 흐린 날이 많아지면 설령 첨단제품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도 제 구실을 하기 어렵다. 전력 공기업들이 고비용·비효율 발전에 매달리다 부실이 누적되면 그에 따른 후유증도 만만찮다. 한전만 해도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어 국제 투자자의 비판도 무시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당장 전력 수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외면해선 안 되는 고려점도 적지 않다.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
가장 큰 애로점은 태양광의 전기에너지 전환율이 아직 기대만큼 확 올라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결국 투자비용 대비 효율성의 문제인데, 앞으로 점차 개선될 것이다. 독일 중국 등이 이미 태양광 패널 고급화에 적극 앞서 나가고 있고, 국내에서도 관련 업계가 기술 개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국산이 국내 태양광 물량을 많이 장악하고 있어 ‘외국 업체 배만 불려준다’는 비판도 있지만, 지금 같은 시장개방 시대에 국내 산업 보호만 외칠 수도 없지 않은가. 우리가 외국의 다양한 시장에 수출을 확대해가는 현실을 본다면 외국산 수입에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다.
환경 파괴 논란도 과장된 측면이 있다. 지금은 태양광 패널의 전력 생산 효율성이 떨어지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기술이 발달해 장비가 간소화하면서 패널 면적이 줄어들고 가벼워지면 부지 면적도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지나 경작이 어려운 전답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기 위한 진입로와 축대 등 기반 조성으로 인한 환경 훼손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감시활동을 좀 더 엄격히 한다면 부작용이 상당부분 보완될 수 있다. 대안으로 근래 들어 기존 건물의 옥상, 유리창, 주차장과 공장시설의 지붕 등 다양한 공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화석 연료를 이용한 발전과 원전에서 생기는 수익금을 이쪽으로 적극 돌린다면 태양광 기술과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 [반대] '환경' 외치며 산림·경작지 파괴…중금속 폐패널 처리도 골치태양광 발전 자체의 문제점이나 오류도 크지만, 오도된 ‘탈원전 정책’의 수습책으로 동원된다는 게 더 문제다. 가장 적은 비용이 들며, 탄소배출은 ‘0(제로)’인 안정적인 에너지 원자력을 포기한 대가가 엉뚱한 데서 나타나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전국에 태양광 열풍이 불며 이미 서울시 면적의 43%(263㎢)에 해당하는 만큼의 패널이 전국에 설치됐다. 아름드리 나무를 베어내고 산비탈을 깎아내 평평하게 만드는 통에 산사태가 곳곳에서 빚어졌다. 저수지와 바닷가에도 태양광 패널이 마구 들어서면서 현지 주민과 마찰을 빚곤 했다. 이보다 더한 환경 파괴와 난개발이 어디 있는가. 그런데도 앞으로 이보다 수십 배 면적에 태양광 패널을 깐다면 환경 파괴는 어떻게 될지 보나마나다. 최근 4년간 태양광을 설치하면서 베어낸 성목이 300만 그루인데, 온실가스 감축대책이라며 ‘산림 가꾸기’를 하겠다니 이런 코미디가 어디 있나.
자연 파괴만이 아니다. 철거되거나 폐기된 태양광 패널은 재활용이 어렵고 중금속 성분도 있다. 지금은 초기 단계여서 설치 일변도지만 20~30년이 지나면 수명이 다 되거나 효율성이 떨어진 폐패널이 산더미처럼 쏟아져 나오게 된다. 수거할 여력도 없고 수거해도 재처리가 어려워지면 이 패널은 국토 구석구석에 쌓인 채 방치될 것이다. 그로 인한 환경오염도 생각해야 하는데, 아무런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친환경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환경 파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태양광 패널만이 문제가 아니라, 생산한 전기 저장장치나 송전선로 건설에도 크고 작은 문제점이 있다. 태양광을 필두로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의 부작용이 크다. 발전비용이 싼 원전은 줄이고 몇 갑절 비싼 태양광은 늘리려다 보니 전기료 인상 부담만 커진다. 지금은 정부가 한국전력을 비롯한 발전 공기업을 동원해 정책적으로 전력생산 비용을 뒤섞으면서 고비용인 태양광 발전의 결점과 모순점을 감추고 있지만 이게 언제까지 가능하겠는가. √ 생각하기 - 경제성·종합 환경영향·외국기업 '놀이'판·전력 공기업 수지도 봐야 태양광 발전에 대한 문제 제기나 타당성 고찰을 어떻게 해야 과학적 접근이 될 것인가. 기본적으로 태양광 발전은 인류의 미래 에너지가 될 수 있는가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 친환경에너지의 하나로 그렇게 인정한다면 어느 정도 속도로 갈 것인가가 다음 문제다. 효율성과 경제성, ‘진짜’ 친환경성, 국내 산업에 파급효과 같은 요인이 우선 감안돼야 한다. 국민 부담, 즉 전력요금에 미치는 영향 등이 중요하지만 에너지에서는 안정적인 공급도 무시 못할 요인이다. 가령 풍력발전이 바람이 없는 계절에는 무용지물이듯이, 동절기나 흐린 날이 많아지면 설령 첨단제품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도 제 구실을 하기 어렵다. 전력 공기업들이 고비용·비효율 발전에 매달리다 부실이 누적되면 그에 따른 후유증도 만만찮다. 한전만 해도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어 국제 투자자의 비판도 무시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당장 전력 수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외면해선 안 되는 고려점도 적지 않다.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