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별로 권장과목 달라 희망학과 선정 서둘러야
내년부턴 정시 교과평가
문·이과 통합, 선택수업 확대를 위시한 ‘2015개정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 등 고등학교 현장이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이에 맞춰 서울대는 2023학년도 정시에 교과평가 도입, 2024학년도 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 지정 등 입학전형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은 해당 모집단위에서 고교 재학 중 학교 수업을 통해 이수하기를 권하는 과목이다. 서울대 입시에서 진로, 적성에 맞춰 수업을 선택해 듣는 적극성과 자율성, 계획적인 학업 태도 등이 중요해졌다. 희망학과 등 진로 방향을 최대한 빨리 결정짓는 것도 필요하다. 2024학년도 서울대 입학예고안에 대해 분석해본다.
[대입 전략] 서울대, 2024학년도부터 모집단위별 고교 권장과목 지정
[대입 전략] 서울대, 2024학년도부터 모집단위별 고교 권장과목 지정
모집단위별로 권장과목 지정, 경제학부 등 수학 미적분과 확률과통계 모두 이수해야 유리현 고1이 대입을 치르는 2024학년도부터 서울대는 ‘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의 고교 재학 중 이수 여부를 수시 및 정시모집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은 해당 모집단위에서 수험생에게 고교 재학 중 학교 수업을 통해 이수하기를 권하는 과목이다.

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은 ‘핵심 권장과목’과 ‘권장과목’으로 나뉜다. ‘핵심 권장과목’은 해당 모집단위에서 필수로 이수하기를 권하는 과목이고, ‘권장과목’은 필수는 아니지만 이수하면 플러스 점수를 기대할 수 있는 과목이다. 권장과목이 지원자격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수하지 않아도 지원은 가능하다. 하지만 수능 점수 1점 차이로도 지원학과의 수준이 달라질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서울대 입시이기에 수험생으로선 ‘핵심 권장과목’뿐 아니라 ‘권장과목’도 사실상 필수로 봐야 할 것이다.

모집단위별로 권장과목을 살펴보면, 자연계 학과들의 과목 지정이 활발하다. 치의학과와 산림과학부를 제외하고 자연계 학과 모두 최소 1개 과목 이상 권장과목을 지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의예과는 핵심 권장과목으로 생명과학Ⅰ을, 권장과목으로는 생명과학Ⅱ, 미적분, 확률과통계, 기하를 지정했다. 약학계열은 핵심 권장과목으로 화학Ⅱ, 생명과학Ⅱ를, 권장과목으로는 미적분, 확률과통계를 요구한다.

자연계 학과는 특히 수학이 중요해졌다. 의예과, 생명과학부, 기계공학부 등 23개 모집단위에서 수학 선택과목 중 미적분, 기하, 확률과통계 세 과목 모두를 핵심 권장과목 또는 권장과목으로 제시하고 있다. 미적분과 기하는 기존 이과 수학, 확률과통계는 문과 수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서울대 자연계열 학과를 목표한다면 수학은 문·이과를 구분 말고 통합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심지어 인문계 학과인 경제학부, 자유전공학부, 농경제사회학부도 미적분과 확률과통계를 권장과목으로 지정했다. 수능은 문과 수학에 해당하는 확률과통계만 응시한다고 해도, 학교 수업은 미적분에서도 좋은 성적과 기록을 남겨야 한다. 지리교육과는 한국지리, 세계지리, 여행지를 권장과목으로 지정했다.

권장과목을 수시, 정시 평가에 반영 시 점수, 비중 등 더 구체적인 적용 방법은 2024학년도 전형계획안이 발표되는 내년 4월 말께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장과목의 점수 비중이 아무리 작더라도 서울대 입시는 워낙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권장과목 이수는 사실상 필수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고1, 희망학과 등 빠른 결정 중요…모집단위별 권장과목 점검하고 겨울방학 중 예습 집중해야현행 고교 교육과정인 2015개정교육과정은 문·이과 통합교육과 선택과목 확대를 주요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1학년은 공통과목(필수), 2~3학년은 일반선택 및 진로선택 과목으로 구성된다. 학생들이 2~3학년은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해 들을 수 있도록 수업 선택권을 넓히고 진로적성을 계발하자는 취지다.

2024학년도 서울대 입학예고안은 이런 상황에서 수험생에게 지원학과에 따른 선택과목의 방향을 제시해준 것이다. 수험생은 희망학과를 최대한 빨리 결정하고 준비를 서두르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예컨대 인문계 성향 학생이라고 했을 때 서울대 경제학부와 경영대학은 권장과목이 다르다. 경제학부는 미적분과 확률과통계를 권장과목으로 요구하지만, 경영대학은 권장과목 지정이 없다.

미적분은 기존 이과 수학에 해당하는 과목으로 인문계 성향 학생에겐 어느 정도 학습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경제학부를 목표하는 학생이라면 미적분 수업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경영대학을 목표하는 학생이라면 미적분을 굳이 들을 필요는 없다. 학교마다 교과목 개설 현황과 선택의 폭이 달라 미적분을 어쩔 수 없이 들어야 할 상황이라고 해도 권장과목으로 이수해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부담이 덜할 수 있다. 자연계 학과도 마찬가지다. 공통적으로는 수학의 중요성이 커졌지만, 과학은 모집단위별로 상황이 크게 다르다. 물리학전공은 핵심 권장과목으로 과학 중엔 물리Ⅱ를 지정하고 있고, 화학부는 화학Ⅱ를 필수로 요구한다. 반면 건설환경공학부·산업공학과·수리과학부·통계학부·컴퓨터공학부·수학교육과·건축학과는 수학만 권장과목을 지정했고, 과학은 지정하지 않았다. 반대로 간호대학은 생명과학Ⅰ·생명과학Ⅱ를 권장과목으로 요구하지만 수학은 지정과목이 없다.2024학년도 대입에서 학생부 비교과 반영 대폭 축소, 내신 등 수업활동 더 중요해져서울대 입시의 변화는 2024학년도 학생부 기재요령 및 대입 반영 방법 변화와도 맞닿아있다. 2024학년도부터 전국 대학에서 정규 교육과정을 제외한 비교과 항목들을 대입평가에서 제외한다. 독서, 개인봉사, 자율동아리는 물론 교내대회 수상도 대입평가에 반영하지 않는다. 학생부종합 전형에서 상대적으로 내신 성적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 등 교과활동의 평가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이 같은 대입 평가의 전반적인 변화 속에서 서울대의 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 도입은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 고2가 대입을 치르는 2023학년도부터 서울대는 정시에서도 교과평가를 시행한다. 서울대는 2023학년도 정시에서 ‘수능 60%+교과평가 40%’로 선발하는 지역균형을 신설하고, 기존 일반전형은 ‘수능 100%’에서 ‘1단계: 수능 100%, 2단계: 1단계 성적 80%+교과평가 20%’ 방법으로 바꾼다. 결국 서울대를 목표하는 학생이라면 수능과 내신 모두를 챙기는 균형 잡힌 학습태도가 필수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