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문화상품, 감성이 먼저일까 혁신이 먼저일까
한 천재가 있었다. 그는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났고, 배신감에 새로운 사업을 펼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한때 몰락한 것으로 보였으나 혁신적 생각으로 결국 크게 성공했다. 이 회사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고, 그에게는 부와 명예가 돌아갔다. 스티브 잡스 얘기다. 애플을 창립한 뒤 쫓겨나와 그가 만든 넥스트가 그를 다시 애플로 불러들였다. 그의 행적은 가히 혁명적이었고, 그 흔적은 지금도 우리 곁에 남아 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그의 또 다른 업적은 3차원(3D) 애니메이션이다. 당시만 해도 그림 수천장을 그려야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었다. 스티브 잡스의 회사가 신기술로 제작한 ‘토이 스토리’는 그에게 큰 부를 선사했고, 3D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사실 미국은 애니메이션 시장 강자는 아니었다. 일본이 최강이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퀄리티는 높았다. 애니메이션을 팬 문화와 결합한 작품까지 내놓으며 혁신을 주도했다. 새로운 기술이 출현하더라도 일본 작가들이 보여주는 2D 애니메이션의 감성은 여전히 깊고, 비주얼도 수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서 궁금해진다. 문화 시장에서 감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까, 기술을 통해 새로운 감성을 표현해내는 것이 중요할까.

정답은 없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같이 전통방식으로 제작한 지브리 작품이나 신기술을 접목한 ‘토이 스토리’를 보면서 똑같이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작품의 매력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양질의 작품을 만들어낸다면 2D냐, 3D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특정 콘텐츠의 수요가 줄어든다면 그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최근에는 지브리가 이에 대한 준비를 하는 중이다. 지브리는 ‘아야와 마녀’에서 처음으로 3D 영상에 도전하고 있다.

감성과 기술 혁신. 이들 중 정답은 없다. TV가 생겼다고 라디오 방송국이 모두 폐업하지 않았던 것처럼, 누군가는 화려한 혁신 기술이 접목되지 않은 감성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퀄리티를 무시하고 돈만 좇는다면 고객은 분명히 멀어질 것이다.

장지환 생글기자(공항고 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