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냉엄한 현실은 투철한 안보의식을 바탕으로 우리 힘으로
자신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한다.
[생글기자 코너] 안보와 보훈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서해수호의 날'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은 ‘서해수호의 날’이다. 서해수호의 날은 2002년 6월의 제2연평해전과 2010년 3월의 천안함 피격, 11월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서해를 수호하다 산화하신 55명의 국군 전사자들을 기리는 날로, 가장 많은 희생이 따랐던 천안함 피격일을 기준으로 2016년부터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다. 우리 역사상 국난 중에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귀한 생명을 내던졌던 호국 영령은 수없이 많았다. 그때 그분들의 희생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이 건재하고 있는 것에 무한한 감사를 느끼지만, 서해수호의 날이 지정된 배경이 된 사건들은 우리가 전시 중에 겪은 일이 아니었기에 매년 이맘때면 우리 장병들의 안타까운 희생에 마음이 아려온다.

오늘날 우리에게 안보는 어떤 의미인가? 불과 몇 년 전 화해 분위기로 급변하는 듯했던 남북관계는 핵을 이용해 국제사회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려 들며 끊임없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북한으로 인해 경색된 지 오래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우리의 현 위치를 생각할 때 안보는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기에 남북은 한 민족, 한 핏줄이라는 섣부른 감상에 젖거나 국가 안보가 위협받을 때 우리의 우방국이 힘을 더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냉엄한 현실은 투철한 안보의식을 바탕으로 우리 힘으로 자신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한다.

3월 26일, 제6회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보훈처는 국가를 위해 목숨을 내던진 서해수호 장병들이 국가유공자 심의와 등록 과정에서 억울한 일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2010년 발발한 천안함 피격 사건의 생존 장병 중 국가유공자로 등록된 분이 2019년 6명에서 현재는 12명이 되었다고 하지만 이미 사건 발생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천안함 사건의 국가유공자 등록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국가유공자에 대한 보상과 예우가 시의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수많은 국군 장병들이 국가를 위해 주저 없이 자신을 버렸던 그 찰나와 비교하면 그들이 합당한 예우를 받기까지 견뎌야 할 고통의 시간이 너무 길다. 생활 및 주거 안정을 위한 보상과 요양의료를 위한 지원 등에 그치지 않고 국가유공자를 명예롭게 기억하고 그들의 용기와 희생에 존경과 감사를 표하는 사회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김재윤 생글기자(세현고 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