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과 명상, 천천히 걸으면서 내 몸의 움직임에 신경을
기울이고 지금 '나'라는 사람의 존재를 인식하려 한 적도
없었다.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왠지 모를 반성심이 들었다.
지난 10월 15일 목요일 3교시 체육 수업.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몸을 단련할 수 없는 체육 시간은 마음을 단련하고 생각하는 시간에 가까워졌다. 영국이 배경인 듯한 KBS의 어느 다큐멘터리 영상은 조금 색다르게 다가왔다. 영국이라는 나라와 잘 매치되지 않는 ‘불교’와 ‘승려’가 잊을 만하면 나와 메시지를 던져서였을까?기울이고 지금 '나'라는 사람의 존재를 인식하려 한 적도
없었다.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왠지 모를 반성심이 들었다.
다큐멘터리에서 “그만 생각하자고 생각할수록 안 좋은 기억은 더 올라온다” “머릿속이 얼마나 복잡한지 하루종일 생각이 다른 곳에 가 있는 걸 알면 스스로도 놀란다”고 말한 이들은 안정된 마음을 위해 모임을 갖고 대화를 하거나 호흡, 명상, 요가처럼 보이는 체조를 한다. 그들은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연습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승려님들은 말했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지 말고 미래를 바라지도 말라. 과거는 이미 버려졌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그 대신 현재 일어나는 상태를 잘 관찰하라. 오늘 해야 할 일에 열중해야 한다. 내일 내가 죽을지 누가 알겠는가?”라고. 이 말이 인상 깊었다. 나는 과거에 얽매이지도 미래를 불안해하지도 않고 현재를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매일 하지만, 정작 그 방법을 알지 못해 방황하거나 고민만으로 그치곤 한다.
다큐멘터리에는 ‘알아차림’이라는 단어가 자주 나온다. 알아차림이란 내 현재의 상태를 생각하고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아는 것. 움직이는 모든 동작에 알아차림을 적용하면 내 몸의 느낌을 알아차릴 수 있고, 지금 이 순간의 현실을 알아차릴 수 있다고 한다. 나는 내 몸의 움직임이나 느낌에 집중한 적이 없었다. 호흡과 명상, 천천히 걸으면서 내 몸의 움직임에 신경을 기울이고 지금 ‘나’라는 사람의 존재를 인식하려 한 적도 없었다.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왠지 모를 반성심이 들었다.
마음 상태를 나로 동일시하는 것을 그만두자. 내면에 있는 외면이 있든, 이름이 있든 없든 그것들은 내가 아니다. 감정을 자아로, 나로 여기지 말자. 모든 것은 변한다. 변하는 것은 나라고 할 수 없다. 다큐멘터리에서 나온 말이다. 처음 봤을 때는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싶어 계속 생각해봤다. 내 생각에는, 수도 없이 변하는 감정을 자신의 모습이라고 단정 짓고 과거 또는 미래에 관한 복잡한 생각을 가진 채 살아가지 말라는 뜻이 아닐까.
어차피 모든 것은 변해가기에,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조아라 생글기자(경민비즈니스고 2년) alba315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