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국적, 문화적 배경, 장애 유무에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디자인'이라는 뜻을 가진 유니버설 디자인은 디자인을 통해 소외된 계층을
포용한다는 취지의 21세기에 걸맞은 디자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생글기자 코너] 다시 새겨보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의미와 가치
‘남녀노소, 국적, 문화적 배경, 장애 유무에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디자인’이라는 뜻을 가진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은 디자인을 통해 소외된 계층을 포용한다는 취지의 21세기에 걸맞은 디자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손, 발, 입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진 유윙펜, 저상버스, 자동문 등이 유니버설 디자인에 해당하며, 연필, 버스, 문처럼 평소에 남녀노소, 장애 여부에 관계없이 사용해야 하는 물건들이 유니버설 디자인이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지난 5월 말, 해외에서 ‘투명 마스크’를 표준으로 규정해달라는 의견이 있었다. 구화(입 모양으로 말을 이해하는 방식)로 소통하는 청각장애인들이 불투명한 마스크로 인해 입 모양을 보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상용 투명 마스크 제작 승인을 받은 업체는 한 곳뿐이다. 이에 투명 마스크를 구입하기 어려운 영국인들이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퍼져 남녀노소, 장애 유무에 상관없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부 사람에게 마스크 착용이 소통의 장애물이 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NHS(영국의 국민 보건 서비스) 경영진에 투명 마스크 사용을 표준화해달라는 서한을 보냈지만, 디자인과 제조사를 확보한다고 해도 출시까진 시간이 걸린다는 한계가 있다.

현재 마스크는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물품이 됐다. 나이가 많거나 장애가 있다고 필요 없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현재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는 면 마스크, KF94 마스크만 보더라도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만들어져 입 모양을 봐야 소통이 가능한 청각장애인들에겐 더 큰 불편함을 준다.

누군가가 소외되는 디자인의 마스크를 보고도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마스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더 큰 차별이 지구촌을 병들게 할지도 모른다.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대우함으로써 차별을 없애고, 소외된 계층을 포용한다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 모두를 위해 배려하는 사회를 만들어나가자.

유진 생글기자(대전신일여중 3년) tkstjchemdgkrr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