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 길라잡이
오철 교수의 신흥국이 궁금해 (3) 캄보디아
오철 교수의 신흥국이 궁금해 (3) 캄보디아

(2) 외자 유치 위해 인센티브 확대
캄보디아의 수도인 프놈펜에 있으면 최근 10년간 연평균 7%의 고속 성장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프놈펜의 어떤 장소는 마치 서울의 번화가를 옮겨놓은 느낌을 받기도 하지만, 캄보디아의 모든 곳이 수도 프놈펜 같지는 않다. 지역 간 격차가 매우 큰데, 1시간만 외곽으로 나가도 드넓은 경작지로 바뀌면서 병원이나 학교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아직 전체 인구의 70%가 농업에 종사하며 관광, 농업, 봉제를 제외하고는 산업이 부족하다.
부족한 인프라…해외투자 유치에 적극적
캄보디아는 이처럼 아직 산업 인프라가 부족하다. 젊은 인구 구조와 저임금 노동력이 매력적이지만, 노동 생산성은 아직 낮다. 부패 문제도 존재한다. 작년에 프놈펜에서 우연한 기회에 캄보디아의 한 고위 공직자와 자리를 함께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 공직자는 의원 겸 공직자이며 중국과 합작한 투자 법인의 회장을 겸하고 있었다. 이 투자 법인은 당시 어떤 도시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자본이 적은 캄보디아는 투자관련법을 과감하게 정비했다. 투자자의 재산 보호와 국유화 금지를 명문화하고 있고, 해외 송금을 보장하고 있으며, 특히 적격 프로젝트로 정부 승인을 받으면 해당 외국투자법인은 6년간 법인세가 면제된다. 또한, 시장경제체제 이행을 통한 인센티브 제도의 정비로 근로자는 노동 투입을 늘리고 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비록 생산성은 낮지만 매우 열심히 일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은행과 증권사들은 일요일에도 근무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해외 투자자본은 매년 증가하고, 이는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된다.
기술진보로 인한 성장은 아직 낮아
물론 이런 방식의 자본과 노동의 투입으로 고도 경제성장을 계속할 수는 없다. 한 나라의 경제성장에는 노동과 자본의 투입 부분과 기술 진보로 인한 부분이 혼재돼 있는데, 이를 요인별로 분석하는 작업을 성장회계(growth accounting)라고 한다.
한 유명 경제학저널에 발표된 논문에서 한국은 1966년부터 1990년까지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0.3%임에도 불구하고 8.6%포인트가 자본과 노동의 투입에 의해 달성되었고, 불과 1.7%포인트만이 기술진보에 의한 질적 성장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됐다.
2008년도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Paul Krugman)은 1994년에 ‘The myth of Asia’s Miracle(아시아 기적의 허구)’이라는 글에서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경제 기적을 높은 저축률과 노동시간 연장에 의한 땀(perspiration)에 의한 결과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자본과 노동만의 투입으로 인한 경제성장은 결국 수확체감의 법칙에 따라 한계 생산이 감소하게 된다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고, 이로 인해 언젠가는 성장이 한계에 다다르게 된다는 것은 경제학 법칙이다. 하지만 땀에 의한 성장, 이것도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다. 정말 땀나게 노력하는 경우에만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혁신을 통한 질적 성장을 해야 하는 것은 누구도 이의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 우리의 땀과 노력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노동 투입 늘릴 인센티브도 대폭 정비해

이런 점에서 캄보디아는 국가 경제의 운용에서는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투자제도 정비를 통해서 해외자본을 성공적으로 유치해 경제발전의 기초를 다지면서, 사적 부문에서도 각종 인센티브 시스템을 도입해 노동 투입을 증가시킴으로써 최근 10년간의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달성했으니 말이다. 상명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NIE 포인트
① 자본은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고 하는데 자본이 국내와 해외 구분 없이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② 국가신뢰도가 낮으면 해외자본 유치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③ 해외자본 유치를 위해 캄보디아가 취한 조치들은 무엇일까.